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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 한 후 두 번째로 충청 지역을 방문했다. 총리 취임 후는 7번째다. 총리가 특정 국가 사업에 해당 지역을 이처럼 방문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만큼 이명박 정부에게 세종시 수정안은 절박하다는 것이고 충청 지역 여론을 아직 돌려놓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17일 오전 8시 유성구의 한 호텔에서 가진 대전 여성단체 관계자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한 "원안사수대가 있다. 연기사수대·공주사수대가 그 지역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사수꾼이더라, 다른 지역과 정당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은 원안 찬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심각하게 폄하한 것이다.

 

세종시 원안을 찬성하는 사람들을 다른 지역과 정당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는데 그럼 한나라당 안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세종시 국정보고'는 무엇인가? 충청도 지역구가 아닌 한나라당 의원들이 세종시 수정안을 홍보하기 위해 자기 지역구에 가서 국정보고를 하는 것은 같은 지역이 아니라 '다른 지역'이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당 사람들'이지 시민들이 아니다.

 

정부는 경찰간부까지 포함하여 고위 공무원들에게 입으로 세종시 수정안 홍보를 독려하는 것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경찰 업무와 세종시 수정안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것뿐 아니다. 지난 12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국무총리실이 세종시 방송토론회까지 개입하려고 했던 것과 14일 <한겨레>가 공개한 청와대 홍보수석실 및 국무총리실의 세종시 수정안 홍보문건은 세종시 수정안은 언론을 통제하면서까지 수정안을 홍보하겠다는 독재정권식 발상으로 언론을 '홍보꾼'으로 만들려는 것으로 민주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수대를 사수꾼으로 폄하한 정운찬 총리는 급기야 "행정부처가 분할되면 나라가 거덜 날지도 모른다"며 "행정부처를 옮겨와서 폼 잡는 것과 기업과 연구소,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와서 도움 되는 것 중 어떤 게 좋은지 선택할 때에 와 있다"며 거의 '협박성'에 가까운 말을했다.

 

정 총리는 행정부처가 분할하면 나라가 거덜 날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분명한 근거 자료가 있기 때문에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근거 자료를 밝혀야 한다. 근거 자료도 없이 수정안 찬성으로 여론을 돌려놓기 위해서라지만 이런 발언은 대한민국 국무총리로서 할 말이 아니다. 근거 자료 없이 나라가 거덜 날지도 모른다고 했다면 정 총리는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9부2처2청이 이전한다고 나라가 거덜날지도 모른다는 말은 대한민국을 너무 평가절하한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9부2처2청을 이전한다고 나라가 거덜난다면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다.

 

행정부처 이전을 '폼' 잡는 것이라고 했는데, 아니다. 세종시 행정부처 이전은 껍데기가 안라 핵심이자 알맹이다. 알맹이를 폼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럼 서울에 있는 행정부처는 폼으로 있나. 폼으로 있는 행정부처를 왜 서울에만 두려고 하는가. 행정부처가 알맹이기때문에 이전을 끝까지 거부하는 것 아닌가. 행정부처가 서울에 있으면 알맹이고, 세종시에 가면 폼이 된다는 말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사수꾼' '나라가 거덜 날지도 모른다' '행정부처 이전은 폼'이다 같은 말은 총리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 무책임한 말이다. 아무리 세종시 수정안 홍보도 중요하지만 말은 가려서 해야 한다.

 


태그:#세종시,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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