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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공원 야구장 5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부영공원 야구장에서 제설작업을 하는 야구동호인들
부영공원 야구장5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부영공원 야구장에서 제설작업을 하는 야구동호인들 ⓒ 김도균

작년에 프로야구가 역대 최대관객을 동원하고 국가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하면서 야구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사회인 야구팀도 활성화되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 야구연합회 자료(2009년 상반기 조사)에 의하면 전국에는 3357개의 사회인 야구팀이 있으며 동호인 수는 10만여 명에 이른다. 등록되어 있지 않은 팀을 고려하면 이 숫자는 두 배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게 국민생활체육회의 추산이다.

문제는 엄청나게 늘어난 사회인 야구팀이 경기를 할 수 있는 야구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골프장 주말 예약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야구장 확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작년 12월 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부영공원 내 야구장을 찾은 홍아무개씨 등 야구 동호인 10여 명은 뜻하지 않은 일을 겪었다. 비어 있던 그라운드에서 연습 경기를 하려고 몸을 풀고 있는데, 이 야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평일 리그 총무라고 자신을 밝힌 사람이 와서는 자신들이 야구장을 써야 하니 나가라고 말한 것.

야구장이 있는 부영공원은 국방부와 산림청의 소유로 야구장을 포함해 맨땅 축구장 2개, 족구장 1개, 잔디 축구장 1개 등이 설치되어 있다. 부평구내에서 유일한 이 야구장에서는 올해로 7년째 부평구 생활체육 야구연합회(아래 연합회)가 주관하는 사회인 리그가 열리고 있다. 평일 리그, 토요 리그, 일요 리그, 여성 리그, 리틀 리그, 택시 리그 등에 속한 팀은 모두 72개로 연간 경기회수는 1000회에 육박한다.

"연합회가 무슨 권리로 야구장을 독점하나... 구청이 나서야"

인근 학원 원장인 홍씨가 속한 팀은 부평구내 학원 원장·강사들로 구성된 '뱀파이어'팀. 결성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어떤 리그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 홍씨는 야구장에 대한 어떤 권리도 없는 연합회가 야구장을 독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즉 현재와 같이 연합회가 야구장을 독점하는 구조에서는 자신과 같이 특정 리그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동호인들이 야구장에서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한다는 것이다.

홍씨는 "아이들이 야구장에서 야구를 하다가도 리그 소속팀이 몸이라도 풀러 오면 다 내쫓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홍씨는 실질적으로 부영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부평구청이 주체가 되어 추첨제나 예약제를 도입하면 야구장을 더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부평구청도 이 문제에 대해선 별다른 해법이 없다. 부평구청은 야구장 운영에 개입할 수 있는 아무런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즉 구청은 국방부와 산림청 부지인 부영공원을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어 이를 최소한으로 관리할 뿐이지 운동장 사용에 대한 모든 사항은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구청관계자는 "야구장 사용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면 연합회에 연결해 주어서 리그 경기가 열리지 않는 시간에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씨는 "1년에 1000경기가 열리는 야구장에서 비는 시간은 사실상 없다"며 "왜 야구장 사용의 우선권이 연합회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씨는 "(소유권 문제 때문에) 야구장 임대료도 내지 않는 연합회 측에서 참가비 260만원을 내고 리그에 들어와서 야구장을 사용하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야구장 담장 등을 설치하는데 구 예산을 사용해 놓고 부평구가 나 몰라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작년 9월 부평구청은 희망근로를 투입해 야구장 외야 120m 구간에 담장을 설치한 바 있다.

연합회 "야구장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점 감안해 달라"

한편 홍씨의 주장에 대해 야구연합회 임영렬 회장은 "리그 참가비는 리그 소속 감독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고 있으며 심판 인건비와 공 구입비 등으로 사용된다"며 "팀마다 경기수가 다르지만 대략 경기당 10만원 선"이라고 해명했다.

또 임 회장은 "리그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팀에게도 최대한 야구장 사용을 보장해주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연합회가 야구장 사용에 있어서 기득권을 내세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임 회장은 "구민 누구나 야구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부영공원 내에 야구장을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연합회의 노고는 감안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부평구 의회 장숙자 의원은 "(부영공원이 포함된) 인근 지역에서 인천시가 주체가 되어 부평 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영공원은 부평구청 땅도 아니고 구민 이외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을 막는 방안도 없지만, 실질적으로 야구장의 유지 보수에 구 예산이 사용되고 있는 만큼 구청에서는 야구장 사용 문제를 합리적·순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영공원#사회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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