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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한 작가의 작품 'DreamⅠ'입니다. 여인이 자면서 꿈꾸고 있는 모습입니다.
박영한 작가의 작품 'DreamⅠ'입니다. 여인이 자면서 꿈꾸고 있는 모습입니다. ⓒ 조찬현

"옥적리 마을을 예술인 마을로 바꿔보려고요."

 

지난 15일 예술인촌에서 만난 박동화(예술인촌 촌장)씨는 자신의 꿈을 말했습니다.

 

"우선 마을 담장에 벽화를 그려 아름답게 꾸밀 것입니다. 인근에 사는 미술작가들과 힘을 모아 예술인 마을을 만들 것입니다."

 

이곳은 여수시 화양면 옥적리 옛 옥천초교에 문을 연 '예술인촌'입니다. 옛날 옥천초교 아이들이 공부하던 교실이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의욕을 돋우기 위한 문예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여수시 화양면 옥적리 옛 옥천초교에 문을 연 '예술인촌'입니다.
여수시 화양면 옥적리 옛 옥천초교에 문을 연 '예술인촌'입니다. ⓒ 조찬현

여수시가 지난 2005년 3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폐교를 매입 리모델링해 작업실과 숙소를 갖춘 창작 작업실로 만든 것입니다. 현재 이곳에는 문경섭· 박영환· 박동화· 서국화· 이은경등 작가 5명이 입주해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가 분들을 한번 만나볼까요. 예고 없는 갑작스런 방문으로 두 분의 작가님만 만났습니다. 그분들의 작품을 함께 감상해보겠습니다.

 

"손에 인간의 표정과 감정이 다 있습니다"

 

박영한 작가입니다. 톱질하고 망치질하고 영락없는 목수입니다. 조각 작품을 하는 그가 작품을 놓아둘 좌대를 짜고 있습니다. 작품 욕심이 누구보다 더 많다는 작가는 설치작품 '비디오아트'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합니다.

 

원색으로 다가오는 작품 <DreamⅠ>입니다. 여인이 자면서 꿈꾸고 있는 모습입니다.

 

"잠자는 여인의 평온함, 수면 속의 꿈을 표현했습니다."

 

 손에 인간의 표정과 감정이 다 있습니다. 작품 'HandⅡ'
손에 인간의 표정과 감정이 다 있습니다. 작품 'HandⅡ' ⓒ 조찬현

 작가가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SeaⅢ'라고 합니다.
작가가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SeaⅢ'라고 합니다. ⓒ 조찬현

<HandⅡ>는 손에 인간의 표정과 감정이 다 있습니다. 힘의 강약은 물론, 인간의 절규까지 담고 있습니다. 파도 속에서 해가 떠오르는 장면이 연상되는 <SeaⅢ>는 작가가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은 불과 일주일여 만에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기 나름의 길이 있습니다"

 

판화를 하는 문경섭 작가의 작업실입니다. 좀 낯선 석판프레스기가 놓여 있습니다. 옛날에는 돌에 조각을 해 판화를 찍어냈다고 하는군요. 현재는 함석판에 그림을 그려 부식시켜 만든다고 합니다. 한번 부식시키는데 8시간씩, 8번의 반복과정을 거쳐야 판이 제대로 나온다고 합니다.

 

세상에 쉬운 일 없다지만, 이거 예술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번쩍 듭니다. 석판은 지금껏 봐왔던 여느 판화와는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작가는 석판을 통해 다양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수채화, 소묘 등 모든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석판입니다."

 

 "수채화, 소묘 등 모든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석판입니다."
"수채화, 소묘 등 모든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석판입니다." ⓒ 조찬현

 문경섭 작가의 <그리움>은 수십 번의 색상 작업을 거치고, 화면 분할로 평범함을 상쇄시켰다고 합니다.
문경섭 작가의 <그리움>은 수십 번의 색상 작업을 거치고, 화면 분할로 평범함을 상쇄시켰다고 합니다. ⓒ 조찬현

문경섭 작가의 작품에는 '질서'가 담겨있습니다.

 

"일정하지는 않지만 움직임의 틀은 똑같습니다. 사람들은 일정한 틀을 따라 움직입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기 나름의 길이 있습니다. 그 질서를 작품에 많이 이용합니다."

 

바닷가 여수에서 나고 자란 그의 작품 <고향>에는 낯익은 하멜등대가 보입니다. 이 작품은 자갈을 형상화하고 등대를 통해 고향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보는 이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판화의 딱딱한 느낌을 없애고 원색을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원색의 <그리움>이란 작품에는 공을 정말 많이 들였다고 하더군요.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는 소재들이 한데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방울, 거룻배, 노송 등 이들의 외로움이 한데 모여 더더욱 고독하다고나 할까요. 수십 번의 색상 작업을 거치고, 화면 분할로 평범함을 상쇄시킨 것 또한 시선을 끕니다.

 

여수시 "관광자원 효과 클 것으로 기대"

 

 시 문화예술과 김인석씨는 "관광자원으로서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시 문화예술과 김인석씨는 "관광자원으로서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 조찬현

여수시 문화예술과 김인석씨는 "폐교가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되면서 관광자원으로서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합니다.

 

덧붙여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대비해 전시실, 체험장 등의 추가 공사 및 숙박시설로의 활용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다섯 작가의 방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한 번쯤 편하게 다가가 작품을 감상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폐교에 피어난 다섯 작가의 '예술혼'이 지역사회 문화의 꽃으로 피어나길 기대해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예술인촌#화양면 옥적리#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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