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책 한 권을 선물받았다. 그런데 이제까지 출판사에서 받아본 책 중에서 가장 정성스러운 포장과 보낸 이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어 감동을 받았다. 즉각적으로 책을 읽고 서평으로 보답하려 하였으나 피치 못하게 몸이 아픈데다 여러 가지 일까지 겹쳐서 읽기와 쓰기가 늦어졌다.
<생각의 정원>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마치 '그림책 같은 동화책', '동화책 같은 어른책', '시집 같은 인생 지침서', '인간 내면의 감정을 그림같이 표현한 책' 수식어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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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정원 여러 장의 카드와 함께 정성스럽게 포장되어 날아온 책, 우리 내면의 생각을 담고 있는 나무 한 그루 |
ⓒ 정철상 | 관련사진보기 |
이 책의 그림은 우리나라의 지적장애인 작업공동체인 '예손'에서 맡았다고 한다. 그런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림이 예쁘고 아름답다.
내용은 성인들을 위한 우화지만 감성이 풍부한 학생들에게도 아주 가벼우면서도 교훈적인 내용을 전해줄 수 있어서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재밌는 우화들이 많다. 그 중에 바람에 날려 아스팔트에 떨어진 민들레 씨앗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하나의 씨앗은 여기 아스팔트에서는 아무 것도 자랄 수 없다고 말하며 죽어버린다. 그러나 한 씨앗은 이곳까지 날아온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튼튼한 민들레로 자랄 것을 다짐한다.
결국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려 담벼락으로까지 몰려갔지만 흩날려온 조그만 흙을 통해서 뿌리를 겨우 내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한 송이 꽃을 피운다. 민들레꽃을 발견한 아이들은 모두 함께 기뻐한다.
이 민들레 우화는 우리 인생의 단면과 내면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인생 역시 어떠한 토양이나 환경에서 태어날지 모르지만 어떠한 환경에서도 삶의 의미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나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행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이런 종류의 동화같이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들이 시처럼, 그림처럼 넘쳐난다.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책이다. 저자와 출판사의 정성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런 책이 거의 홍보와 마케팅 부족으로 1쇄(출판사의 최초 인쇄본, 출판사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천부가 평균임)도 팔리지 않고 읽히지도 않는다는 출판계의 현실에 다소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개인블로그 정철상의 커리어노트(careernote.co.kr)과 다음뷰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