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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여중생이 희귀난치성 질환인 '미토콘드리아병'을 앓고 있는데, 그녀의 아버지도 간암을 앓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병원비 부담이 너무 커서 아버지는 치료를 포기할 정도다.

김해 장유에 사는 김수진(13)양과 김학선(45)씨 부녀 이야기다. 수진양 가족은 언니와 동생 3명까지 모두 7식구가 작은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수진양의 부모는 요즘 보기 드물게 5명의 자녀를 두었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미토콘드리아병을 앓고 있는 김수진양과 간암을 앓고 있는 아버지 김학선씨.
희귀난치성 질환인 미토콘드리아병을 앓고 있는 김수진양과 간암을 앓고 있는 아버지 김학선씨. ⓒ 생명나눔재단

수진양은 뇌와 근육이 먼저 망가지기 시작해 인체의 모든 기관으로 병이 진행되는 무서운 병인 미토콘드리아병을 앓고 있고, 아버지는 간에서 시작된 암이 폐와 임파선으로 전이된 상태다.

이 집안에 아픔이 시작된 때는 지난 2006년 여름. 수진양이 자주 넘어지고 발육상태가 이상해 부모는 수진양을 데리고 동네 정형외과를 찾았다. 특이한 증세가 보이니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의사의 권유로 정밀검사를 받은 수진양은 미토콘드리아(사립체)병이라는 최종진단을 받게 되었다.

수진양이 앓고 있는 미토콘드리아병은 희귀한 질환이다. 현재 국내에서 이 병에 걸린 환자는 500명 남짓. 그야말로 극소수의 환자가 미토콘드리아병이라는 원인 모를 병과 싸우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발전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 미토콘드리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에너지를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없게 되고, 에너지가 신체기관에 전달되지 않으면서 몸 전체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에너지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뇌와 근육이 먼저 망가지기 시작해 인체의 모든 기관으로 병이 진행되는 무서운 질환이다. 미토콘드리아병에 걸리면, 에너지를 받지 못하는 몸의 각 조직과 장기가 손상되는데 시력 저하, 발작, 뇌근병증, 호흡기 질환 등 적게는 300종에서 많게는 3000여 종의 합병증이 생겨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현재 수진양은 합병증으로 뇌병변 1급 장애 판정을 받았으며, 산발적인 경기와 척추측만증, 보행장애, 우울증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수진양은 간질 증세를 약화시키는 약물, 몸에 에너지를 만드는 면역증강제와 데카키논, 엘칸 등 5종의 비타민을 복용하고 특수치료, 우울증 치료 등을 병행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이러한 간접치료마저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

 치료 받고 있는 김수진양 모습.
치료 받고 있는 김수진양 모습. ⓒ 생명나눔재단

수진양의 아버지도 병마와 싸우고 있다. 아버지는 2007년 10월 간경화로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지난해 12월 청천벽력과도 같은 간암 판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폐와 임파선으로 암이 전이된 상태다.

수진양의 아버지는 아프기 전에는 중소기업에서 기계를 설계하는 일을 했다.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일곱 식구들이 오순도순 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수진양과 아빠의 엄청난 치료비로 인해 조금씩 모아둔 저축과 퇴직금이 바닥을 드러냈고, 결국 집마저 처분하였지만 이마저 치료비로 소진되어 이제는 치료비 이전에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생명나눔재단은 "수진양 아버지는 자신의 간암 치료에 앞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다섯 남매와 아이들을 돌보는 아내의 생계 걱정에 한시도 마음 편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카드로 하루하루 버텨야 하는 수진이 가족은 이런 생활이 지속될 경우 결국 카드빚에 노출돼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수진양 아버지는 얼마 전 5차 항암치료를 받고 다음 항암치료 일정을 기다리고 있지만 치료비가 걱정되어 치료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며 "어린 딸 수진이에게 언제 어떤 합병증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딸아이의 치료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아버지가 치료를 포기하는 결심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암을 앓고 있는 김학선씨의 모습.
간암을 앓고 있는 김학선씨의 모습. ⓒ 생명나눔재단

생명나눔재단을 비롯한 김해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들 부녀를 돕기 위해 나섰다. 생명나눔재단은 "수진아, 꼭 지켜줄게"라는 구호를 내걸고 15일부터 새해 1월 29일까지 모금운동을 벌인다.

씨제이헬로비전 가야방송·경남방송은 수진이 가족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방송하고, 지역시민사회단체와 봉사단체는 음악회와 거리모금활동에 나선다. 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홈플러스김해점, 롯데마트장유점, CGV김해, 아웃백김해 등지에는 대형모금함이 설치된다.

생명나눔재단 임철진 사무총장은 "힘든 투병생활을 하루하루 잘 견뎌서 언젠가는 수진이가 회복되고 아빠의 전이된 암도 완치되어, 더 이상 병마로 인해 고통받지 않고 일곱 식구가 행복한 웃음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문의 : 055-335-9955(생명나눔재단)



#생명나눔재단#미트콘드리아병#희귀난치성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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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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