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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해 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선언을 하고 있다.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해 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선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3일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발, 도지사직을 사퇴하자 충청권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충남 주민에 의해 선출된 단체장으로서 지역민의 뜻을 받들어 '사즉생'의 각오로 정부와 여당에 맞서 싸워야 할 때에 단체장에서 물러나는 것은 이명박 정권의 사기행각에 부화뇌동하는 격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이 지사가 자신의 소속인 한나라당에서 '탈당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지역민들은 분노하며 "사퇴의 순수성과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대전충남북 11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명박 사기정권에 부화뇌동하고 지역민 우롱하는 이완구 충남도지사 사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성명에서 "이 지사의 사퇴는 결연한 각오로 행정도시 원안 추진을 위해 여론을 모으는 충청권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 지사는 지사직 사퇴가 아니라 도지사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사즉생의 각오로 행정도시 사수투쟁의 전면에 나서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또 "특히, 지난 17대 국회 막바지에 이완구 지사가 거부하면서 세종시특별법 제정이 무산된 바 있다"며 "당시 세종시특별법이 제정되었다면 오늘날 행정도시 백지화 위기는 최소한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완구 지사 또한 이명박 정권의 행정도시 백지화의 빌미를 제공한 원죄가 있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지역민들의 의사와 배치되는 지사직 사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라고 규정하고 "더욱이 이명박 정권의 정략적인 행정도시 수정 추진으로 행정도시가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홀로 지사직을 사퇴하고 떠나버린다면, 싸우지도 않고 이명박 정권의 행정도시 백지화 계략에 백기 투항하겠다는 발상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최대 효과 연출하면서도 잃을 것 없는 선택... 진정성 의심스럽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정치권에서도 이 지사의 사퇴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이 지사의 결단을 높게 평가했다.

민주당 대전광역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역 여론이 대부분 지사직 사퇴보다는 한나라당 탈당 후 행정도시 원안 사수 투쟁에 앞장서 줄 것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가 이날 사퇴를 한 속뜻이 궁금하다"며 "향후 개인적 행보에 최대의 효과를 연출하면서도 잃을 것이 없는 선택이라는 일각의 평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자유선진당 대전시당은 "'세종시 원안 건설'이라는 충청인의 염원을 뒤로하고 누구보다도 앞장서야 할 지사가 직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는지는 의문"이라며 "게다가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고 남아 있다는 자체가 지사직 사퇴의 순수성과 진정성 또한 의심받을 여지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충남도당도 "지사직 사퇴도 중요하지만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더욱더 자유스러운 상태에서 도민과 함께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해서 싸워주기를 지역주민은 바라고 있다"며 "따라서 이 지사는 하루 속히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전 국민과 함께 세종시 사수를 위해서 분연히 일어서 싸워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지사의 사퇴를 높게 평가했다. 염 전 시장은 "이 지사의 사퇴를 세종시 원안 사수에 대한 이 지사의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생각하며 외로운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정파와 이해관계를 떠나 세종시가 행복도시가 되는 순간까지 함께 투쟁해 나가자"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이 지사가 대전으로 내려와 충남도청에서 또 한 번의 사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 지사의 팬클럽인 '완사모' 소속 회원 500여 명이 '사퇴 철회'를 요구하며 이 지사를 막아서 기자회견이 이루어지지 못하기도 했다.


#이완구#충남지사#이완구 사퇴#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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