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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4일 "임기 중에 인기를 끌고 인심을 얻는 데는 관심이 없으며 대한민국을 선진화하고 모든 분야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는 단단한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동포 및 진출 기업인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내 임기 중 목표는 선진국이 되기 위한 기초를 닦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인기에 관심이 없다는 발언은 세종시 수정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고, 야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안에서 친박계의 강한 반발이 있지만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인기보다는 나라 미래를 택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에 대해 '양심상', '백년대계'라는 말로 수정 의지를 드러냈고,  지난 4일 정운찬 국무총리로부터 세종시 보고를 받고 "세종시 대안의 기준은 첫째 국가경쟁력, 둘째 통일 이후의 국가미래, 셋째 해당지역의 발전"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본인의 입장을 국민에게 직접 밝히겠다"고 말해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대통령에게 인기만 쫓는 대통령이 되라고 주문한 일이 없다. 시민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라고 했을 뿐이다. 시민들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가 대통령 생각과 맞지 않더라도 진정성이 있고, 나라를 위해 옳은 일이라면 대통령 생각을 포기하고 시민들 목소리를 들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자기 생각만 밀어붙였다. 시민들 목소리를 진지하게 들어 본 일이 있었는가. 자신은 일방적으로 라디오연설을 통해 말하면서 언론이 말하는 것과 시민들이 말하는 것을 틀어막았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2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늘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생략하고 싶어 하는 태도가 있다"면서 "소수 임원과 회장, 총수가 결정하면 조직이 일사분란하게 간다. 민간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가 목적이고, 그것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장관은 "국가는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 국민이 회사 사원은 아니지 않나. 주권자다. 주권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생략한다"면서 "다수 국민의 의사를 수렴해서 정책을 결정 집행하는 게 훨씬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 아닌가. 현재 세종시 문제가 얼마나 비효율을 낳나. 국론이 갈라지고 여권 내부가 갈라지고 난리를 치는 것이 효율이고 생산인가? 민주주의 방식으로 하면 이렇게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이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시민들을 자기 부하 다루듯이 한다. 비판하면 말을 듣지 않는다면서 잡아 넣었다. KBS 사장을 국가권력을 동원하여 내쫓았고, YTN 사장은 대선 때 특보였던 사람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냈다. 자기는 마음대로 말하고, 시민들 말은 듣지 않았다. 그리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홍보부족이니, 소통부재라고 말했다.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용산철거민참사에 대한 윤여준 전 장관의 비판은 더 강하다. 그는 용산철거민참사 유가족들이 장례도 치르지 못한 것에 대해 "경찰이 잘못했다, 희생자가 잘못했다 이런 것은 후에 논하더라도 돌아가신 분들 장례는 치르게 해야 하지 않나"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사과 한 마디 없는 이 대통령을 향해 "고개 숙이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1조다. 그런데 주권자인 국민에게, 자기를 선출해준 유권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 수치인가? 파렴치한 일을 했다면 수치겠지만 국민을 위로하는 것 아닌가. 그게 수치라고 생각하면 민주주의 못 한다. 자기를 뽑아준 사람한테 '이만저만한 일로 불상사가 벌어진데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게 무슨 수치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옛날 임금들은 비가 오지 않아도 자기 책임라면서 하늘에 비를 내려달라고 제사를 지냈다. 엣날 임금만큼은 못해도 사람 다섯이 공권력에 의하여 죽었는데도 말 한 마디 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가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인기를 높이기 위해 사과하라는 말이 아니다. 사람이 죽었으니 국가 지도자가 사과함으로써 문제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듣지 않는다.

 

인기만을 위해 일하는 것을 포풀리즘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를 포풀리즘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아니다 잘못 짚어도 한창 잘못 짚었다. 세종시 원안과 원안 + 덤은 포룰리즘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때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치열한 논쟁과 논의 끝에 마려한 법안이었다. 여야가 합의한 국가정책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가 원안대로 추진되면 자족기능이 없다면서 수정론을 제기 했지만 이미 노무현 정부는 자족기능을 갖추기위해 준비했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노무현 정부는 자족기능은 전혀 준비를 하지 않은 것처럼 여론을 왜곡했다. 오히려 이런 태도가 자기 지지세력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발상이다.

 

시민 어느 누구도 인기를 위해 대통령 직을 수행하라고 하지 않는다. 임기 중에 선진국으로 가는 기초를 닦을 것이라고 했는가. 그 길이 바로 대통령이 시민들의 말에 귀를 열고 듣는 것이다. 귀를 열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막고 있으면서 무슨 기초를 닦는다고 말하는가.


#이명박#인기#소통부재#선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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