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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의 외국어고등학교 폐지 및 전환 추진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2010학년도 경기도지역 외고 입시 경쟁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9일 마감된 경기도 내 9개 외고의 신입생 선발시험 원서 접수 결과 경쟁률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또 일부 외고의 특별전형에서는 지원자가 적어 미달하는 일도 생겼다.

김포외고의 경우 지난해 경쟁률이 15.9대 1로 가장 경쟁률이 높았지만 올해는 2.53대 1에 그쳤다. 지난해에 비하면 지원률이 15%에 불과하다. 또 지난해 7.64대1, 7.34대1, 7.28대1의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보이던 용인, 수원, 안양외고는 올해 각각 2.89대1, 3.83대1, 5.82대1로 지원률이 하락했다.

이밖에 고양외고는 3.44대1, 과천외고는 4.80대1, 동두천외고는 3.71대1, 성남외고는 3.17대1을 기록했고, 경기외고는 가장 낮은 1.7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10명을 뽑는 고양외고의 글로벌 인재 특별전형에는 4명만 지원했고, 김포외고의 성적 우수자 전형에는 30명 모집에 7명만 지원했다.

경기 지역의 외고 입시 경쟁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밑바탕에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외고 폐지 논란과 입시에서 반영 비율이 높아진 중학교 내신, 그리고 서울지역 학생들의 경기도 외고 지원 금지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영어 듣기 시험이 사실상 당락을 좌우했던 지난해에는 내신이 20~30%대인 학생들도 무조건 외고에 지원했다"며 "영어 듣기 시험이 쉬워지고 구술면접의 교과형 문제가 사라진 올해는 내신 상위 10%에 들지 못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지원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분당지역 학부모 최모(43)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를 외고에 진학시키려다가 정치권에서 '외고 폐지론'을 들고 나오는 것을 보고 외고 지원을 포기했다"며 "주변에도 비슷한 학부모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정두언 의원은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를 특성화고로 통합하고 선발고사가 아닌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지난 10월 30일 국회에 제출했다.

정 의원은 9일 대정부질문에서도 "외고를 중심으로 한 교육기득권층과 사교육기관, 일부 완고한 교육관료 등 '3대 외고 비호세력'이 있다"며 "학벌·연고주의가 뿌리 깊은 우리나라에서 단지 선발경쟁으로 수월성 교육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하책으로 큰 부작용이 나타나게 돼 있고, 교육은 잘 가르치는 것이지 잘 뽑는 게 아니다"라고 외고 폐지 반대론자들을 비판했다.


#외국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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