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규슈(九州) 등 섬 넷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작은 섬이 시코쿠입니다. 시코쿠는 도쿠시마켄(徳山県), 가가와켄(香川), 에히메켄(愛媛), 고치켄(高知) 등 네 현(県)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시코쿠는 인구가 410만 명으로 일본 전체 인구의 3.2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답니다.(2005년 3월 기준) 대략 섬의 동서 길이는 260킬로미터이고, 남북으로 가장 짧은 직선 길이는 약 60킬로미터 정도입니다.
비록 시코쿠에 사는 사람 수는 많지 않지만 시코쿠 동부에 있는 츠루기산(剣山, 해발 1955 미터)은 일본에서 후지산(富士山, 해발 3776미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시코쿠는 츠르기산을 시작으로 해발 천 여 미터가 넘는 산 열 개 이상이 시코쿠의 중심부에 동서로 늘어져 있습니다. 그밖에 많은 산들이 섬 중앙에 자리잡고 해안 지방으로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제주도와 비슷한 지형이지만 제주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제주도와 비슷한 점은 따뜻한 해양성 기후로 밀감이 많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해안 지방에 펼쳐진 평야에서 산으로 들어서는 낮은 언덕에는 많은 밀감나무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시코쿠의 한 가운데 높은 산, 원시림이 품고 있는 물은 해안 가까이에 평지에 질 좋고 맛좋은 샘물과 온천으로 솟아오릅니다. 예로부터 시코쿠에서는 이 좋은 물을 이용하여 일본 전통 와시(和紙)와 술을 만들어왔습니다. 지금도 이 전통을 계승하여 현대화된 제지 공장이 여럿이 있고 맛있는 술도 있습니다. 그리고 물이 넉넉한 이곳 시코쿠의 평야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맛좋은 토란을 재배하여 왔는데 지금도 그 맛은 여전합니다.
시코쿠와 혼슈를 연결하는 다리는 세 곳에 있습니다. 다리가 연결되기 전에는 수학여행을 하기 위해서 시코쿠에서 배를 타고 혼슈로 이동하거나, 혼슈에서 시코쿠로 이동하는 동안 배가 전복되어 사고를 당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합니다. 이 다리들이 개통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니시세토(西瀬戸) 자동차도로(완공 1999 년), 세토(瀬戸) 중앙자동차도로(완공 1988년), 고베아와지나루토(神戸淡路鳴門) 자동차도로 등 세 곳에 다리가 있습니다.
시코쿠의 동쪽 고베(神戸)와 오사카(大阪)를 가장 빠르게 연결하는 고베아와지나루토 자동차도로는 시코쿠와 고베시를 연결하는 도로인데 중간에 아와지시마가 있습니다. 고베와 아와지시마를 연결하는 아카시가이쿄(明石海峡) 큰 다리는 1998년 3월 개통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와지시마(淡路島)와 도쿠시마를 연결하는 나루토(大鳴門) 다리가 있습니다.
시코쿠의 한 가운데에서 오카야마(岡山)를 연결하는 도로는 세토중앙자동차도로입니다. 이곳에는 시코쿠와 오카야마 사이의 여러 섬을 현수교 다섯 개와 콘크리트 다리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현수교 다섯 개의 총 길이만 6166미터입니다.
시코쿠의 서쪽에서 히로시마(広島)를 연결하는 니시세토 지동차도로는 시코쿠와 히로시마 사이에 있는 여러 섬을 현수교를 비롯한 여러 다리 10개로 연결합니다. 이 다리의 총 길이만 9624미터입니다.
이 세 곳에 있는 다리 가운데 가장 큰 다리가 아카시가이쿄 큰다리로 길이가 3911미터입니다. 현수교인 이 다리는 높이 297 미터의 기둥을 바다 양 쪽에 세우고 줄로 연결했는데 두 교각 사이가 1991미터로 세계에서 제일 길다고 합니다.
시코쿠에서 빼놓은 수 없는 것이 시코쿠 사찰 88 곳 순례(四国靈場 88 札所)입니다. 이 코스로 처음 순례를 시작한 것은 헤이안 시대의 스님 구카이(空海)부터라고 합니다. 구카이는 홍법대사(고보다이시, 弘法大師)인데 일본에서 처음 진언종(真言宗)을 연 스님입니다. 일본 천대종을 처음 연 사이죠(最澄)와 함께 이른바 나라(奈良) 불교를 벗어나 처음 일본 불교를 연 스님입니다. 구카이 스님에서 시작된 이 순례는 불교의 진리를 찾아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로 봄가을 걸어서 시코쿠 주위에 있는 이 절들을 찾아 보통 한 달 동안 걸어서 일주합니다. 관광버스나 택시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코쿠는 크고 긴 다리를 건너서 가야합니다. 그래도 시코쿠는 가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맛있는 밀감과 술, 토란 요리 그리고 사누키 우동으로 대표되는 맛있는 면요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 종이공예를 비롯한 일본 불교의 혼이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