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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은 석가모니 다음에 세상에 현신할 부처님이다. 미륵은 대개 부처와 보살의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에 가면 마을에서 미륵당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다. 주변에는 담이 둘러있고 전각 안에 모셔진 미륵불입상 1기가 서 있다.

미륵당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에 소재한 미륵당 전경
▲ 미륵당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에 소재한 미륵당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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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불입상 미륵불로 조성된 매산리 석불입상. 전체적인 모습에서 고려 초기의 석불로 추정한다.
▲ 석불입상 미륵불로 조성된 매산리 석불입상. 전체적인 모습에서 고려 초기의 석불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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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미륵입상은 높이가 3.9m이다. 얼핏 이 미륵불을 보면 조금은 괴이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미륵불은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다. 머리에는 사각형의 커다란 보개를 쓰고 있고, 보개 밑으로 쓴 보관은 전체적인 균형에 비해 길게 만들어졌다. 보관에는 여러 가지 문양을 새겨 넣었다. 보개와 보관 이목구비가 비례에 잘 맞지 않아 괴이한 모습이다.

석불입상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미륵입상은 높이가 3.9m.이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7호로 지정되어 있다
▲ 석불입상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미륵입상은 높이가 3.9m.이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7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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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7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매산리 석불입상은 고려 초기에 조상된 석불입상으로 추정한다. 좁은 어깨와 비례에 맞지 않는 조형, 머리에 쓴 보개 등으로 보아 고려 초기의 석불양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옆으로 길게 찢어져 치켜 올라간 눈, 볼에 붙어 어깨까지 늘어진 귀, 코와 입 사이가 짧아 어딘가 불안한 듯한 이 석불입상은 중생의 모든 두려움을 없앤다는 시무외인을 하고 있다. 오른손은 밖으로 왼손은 안으로 향했지만 그 손의 조각도 자연스럽지가 않다. 전체적으로 부조화를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 보존 상태는 양호하다.

보개와 보관 머리에 쓴 사각형의 보개와 비례에 맞지 않는 보관
▲ 보개와 보관 머리에 쓴 사각형의 보개와 비례에 맞지 않는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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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개와 보관 보개와 보관이 마주하는 부분에도 연꽃문양을 조각해 나름대로 섬세함을 보여주고 있다
▲ 보개와 보관 보개와 보관이 마주하는 부분에도 연꽃문양을 조각해 나름대로 섬세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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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노랗게 물들어 있는 이 미륵당의 부처는 주변 사람들이 신성시 하는 것도 일반적으로 보이는 석불입상의 자비로운 모습보다, 오히려 괴이하기까지 한 모습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석불입상을 찾았을 때 집안에 일이 있어 빌러왔다는 한 분이 이 미륵에 열심히 기원을 하면 다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구부정한 허리를 곧게 펴지도 못하면서 열심히 절을 하고 있는 모습에서,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열심히 비손을 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얼굴 석불입상의 얼굴모양도 부자연스럽다. 볼에 붙어 어깨까지 늘어진 귀 등이 괴이하기까지 하다.
▲ 얼굴 석불입상의 얼굴모양도 부자연스럽다. 볼에 붙어 어깨까지 늘어진 귀 등이 괴이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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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부분 중생을 구제한다는 뜻의 시무외인을 하고 있는 모습도 자연스럽지가 않다
▲ 손부분 중생을 구제한다는 뜻의 시무외인을 하고 있는 모습도 자연스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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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모습은 비록 조화를 이루고 있지 않지만, 고려 초기 당시의 석불입상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미륵당 석불입상. 그저 당시 사람들은 그 모습의 뛰어난 예술성보다는, 다음 세상에 현신할 미륵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 간절하지나 않았을까? 많은 문화재들이 하나같이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면, 미륵당 석불입상 역시 소중한 문화재이다. 기실 문화재의 가치를 따져 국보, 보물, 지방문화재 등으로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생각이다. 모든 문화재 하나하나에는 그 안에 담겨진 정신세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석불입상#미륵#안성 죽산#고려초기#유형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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