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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30분, 다른 지역의 강제측량을 성공적으로 도운 경찰 병력이 조안체육공원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대형버스 15대 가량이 집결되었고, 오후 2시 30분 강제측량 작전이 시작되었다. 그 상황을 현지에 있었던 용진교회 담임목사 김선구 목사는 이렇게 적었다.

'큰 함성과 함께 투구를 쓰고 방패를 들고, 살수차 2대가 동원이 되고, 앰블란스가 도착하고...마치 로마병정들이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과 같았습니다. 잠시 투구를 벗은 전경들의 얼굴을 보니, 앳띤 아들과 같은 청년들이었어요. 그 중에는 신앙을 가진 아이들도 많이 있었을 텐데, 우리들의 연대발언들을 들으면서 얼마나 죄책감에 괴로워할까를 생각했습니다.

새벽이슬같은 청년들이 병역의 의무때문에 이렇게 괴로운 현장에 우리와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괴롭더군요.

2시 반이 되자, 작전이 개시되었습니다.
경찰은 모타보트를 동원해서 측량요원을 침투시키기 시작했어요.
동시에 그들을 방어하기 위해서 상당수의 병력이 바리케이트를 우회해서 장산벌을 침투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크럼을 짜고 있는 우리들은 스크럼을 풀고 우회해 들어오는 경찰들을 막기 위해 뛰기 시작했어요. 시위대의 숫자는 겨우 6, 70명이었고, 전경들의 숫자는 600명이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들을 완전 포위하여 고립시키고, 그 사이 강제측량이 강행되었습니다.
상황이 벌어지자 공권력의 폭력은 일사불란했고, 치밀했습니다. 다행히 시위대 안에는 다수의 성직자와 의원들, 그리고 어린아기를 안고 온 주부들이 있어서 폭행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은 그렇게 '장산벌'을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장안벌 근처 송천리에 있는 용진교회는 100년의 전통을 가진 지역교회이다.
이 곳에서 7년째 목회를 하고 있는 김선구 목사는 오전 자유발언을 통해 '유기농단지가 무너지게 되면 마을과 교회 모두 초토화 될 것'이라며, 4대강 개발사업의 허구에 대해 자신의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28일(수), 토지개발공사는 자신들의 원하는대로 강제측량을 마쳤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제 싸움의 시작일 뿐이라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장산벌#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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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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