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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경, 공사중인 알프스 리조트를 들머리로 해 백두대간 최북단 코스인 강원도 인제와 고성의 경계선 상에 위치한 북설악의 마산봉을 향해 일행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행 들머리의 등산 안내도 마산봉 등산 안내도이다
▲ 산행 들머리의 등산 안내도 마산봉 등산 안내도이다
ⓒ 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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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태풍 멜로르의 영향 탓에 흐린 가운데 바람이 다소 불며 썰렁했다. 어느 산이든 정상을 쉽게 허락하지는 않음을 여실히 느끼게 해 주었다. 마산봉 정상까지 오르는 급한 경사 길이 어찌나 힘겹게 느껴지던지. 하지만 붉게 타고 있는 단풍과 억새를 배경으로 한 가을 숲의 정경을 위로 삼아 굳세게 오를 수 있었다.

억새 밭을 지나 마산봉을 오르며 마산봉을 오르는 경사길이 급하다
▲ 억새 밭을 지나 마산봉을 오르며 마산봉을 오르는 경사길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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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단풍 마산봉을 오르며 만난 붉은 단풍빛이 고왔다
▲ 붉게 물든 단풍 마산봉을 오르며 만난 붉은 단풍빛이 고왔다
ⓒ 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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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들머리를 출발 한 지 한 시간여만에 해발 1052미터 마산봉 정상에 닿았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 탓에 시계가 선명하지는 못했어도 사위가 탁 트인 채 멋진 가을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어 올라올 때의 힘겨움이 일순 가셨다.

마산봉 정상의 안내 표지 산을 오른이들 대부분은 이 앞에서 기념을 남긴다.
▲ 마산봉 정상의 안내 표지 산을 오른이들 대부분은 이 앞에서 기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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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봉 정상에서 바라다본 풍경 흐린 하늘아래 일대 산하가 발아래로 보인다
▲ 마산봉 정상에서 바라다본 풍경 흐린 하늘아래 일대 산하가 발아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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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아래 펼쳐진 일대 산하 일대 산하에 가을 빛이 완연하다
▲ 흐린 하늘아래 펼쳐진 일대 산하 일대 산하에 가을 빛이 완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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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봉에서의 조망을 끝낸 일행은 잠시 숙의한 끝에 신선봉 방향으로 방향을 잡고는 선두 대장을 필두로 산행을 해 나갔다. 거기서부터가 문제였다.

당초 산행 예정 코스는 마산봉을 오른 후 병풍바위를 거쳐 단풍지대로 해서 바위봉을 거쳐 대간령, 마장터를 지나 창암까지 내려 오는 코스였는데 그만 선두에서 길을 잃은 것이다.

북설악의 산하가 발아래로 아름답게 펼쳐지다 햇빛이 살짝 비추인채 펼쳐진 북설악의 산하
▲ 북설악의 산하가 발아래로 아름답게 펼쳐지다 햇빛이 살짝 비추인채 펼쳐진 북설악의 산하
ⓒ 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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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길을 잃은 채 그야말로 선두 대장을 필두로 길없는 길을 개척하며 산행을 하는 개척산행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비록 고생은 돼도 나름대로 스릴을 느낄 수 있어 재미도 있고 마치 지난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인생길의 한 단면을 맛볼 수 있어 그야말로 좋은 추억 산행으로 여겨졌다.

능선을 넘고 넘으며 능선 위의 바위지대를 통과하고 붉은 단풍의 정취에 취하며 걸어나가다가 오후 1시경 산행의 피로를 달래고 아울러 시장끼를 해결하기 위해 일행이 한 곳에 모여 준비해간 점심을 들었다.

점심을 들고는 능선을 타고 전진해 나가다가 드디어 급경사의 하산 코스를 택해 산을 내려 오기 시작했다. 길도 모른 채 급경사를 내려 오자니 지루하고도 힘겨워 흐리고 썰렁한 날씨 탓인데도 불구하고 땀이 났다.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며 경사길을 무사히 내려 오니 그야말로 단풍과 가을 숲이 어울어진 채, 숲그림자가 물에 비치는 아름다운 가을 절경을 연출하고 있는 호젓한 북 설악의 계곡이 나타났다.

가을 빛 단풍의 계곡에서

계곡에 서 있자니
하늘이
좁게 올려다 보인다 

불그레한 가을 숲은
붉게 타는 단풍과
어울어져
숲 그림자 되어
계곡의 소(沼)에
거울되어
비추이고 

아름답다
아름답기 그지 없다 

이미
떨어진 낙엽은
떨어진채로
안타까이
발 아래 밟히우고 

계류의 바위에 서서
소(沼)위에
비추이는
붉은 단풍의
가을 숲 그림자를
바라보며 

아름다움에
한껏 취해
그저 하릴 없이
카메라의 셔터만
눌러 댄다 

마치
이 모든 아름다움을
다 담아 보리라는
어리석은
욕심인 채로

단풍과 어울어진 계곡 단풍 빛 고운 채 아름다운 북설악의 계곡이다
▲ 단풍과 어울어진 계곡 단풍 빛 고운 채 아름다운 북설악의 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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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류와 어울어진 계곡의 모습 마냥 취하고픈 아름다운 절경이다
▲ 계류와 어울어진 계곡의 모습 마냥 취하고픈 아름다운 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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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의 계류에 비치는 가을 빛의 아름다움에 취해 걷다 보니 그만 우리 일행은 또 다시 길을 잃고 말았다. 이때부터 다시 두어 시간여의 대장정의 스릴이 시작 되었다. 계곡을 따라 내려 오며 낭떠러지 사이를 지나거나 길을 찿아 계류에 놓인 바위나 돌을 아슬아슬하게 건너기를 반복 하는 등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는 가운데에도 단풍과 계류와 소(沼)와 가을 숲의 불그레한 빛과 하늘이 어울어진 아름 다운 정취는 고난스런 행군길에 크나큰 위안이 되었다. 두어 시간 이상을 길 없는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행군 길은 새로운 산행의 추억으로 인상 깊게 각인 되었다. 간신히 길을 찿아 내려 오다 보니 민간인 통제 구역인 군 사격장이 나타났다.

낙엽이 쌓여 있는 호젓한 숲길 저 길을 걸어 산을 내려왔다
▲ 낙엽이 쌓여 있는 호젓한 숲길 저 길을 걸어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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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길을 찿으니 어찌나 반갑던지.

그래 결국 모든 길은 처음부터 있던 것은 아니고 결국 인간에 의해 개척 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겠는가. 때로는 없는 길도 만들며 개척하는 삶의 노정이 필요하리라 하는 교훈적인 느낌이 다시금 들었다.

억새와 계류를 배경으로한 산 저 계곡을 따라내려 오다 길을 잃어 헤메였다.
▲ 억새와 계류를 배경으로한 산 저 계곡을 따라내려 오다 길을 잃어 헤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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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인제군과 고성군의 경계선 가까이의 향로봉 대대 앞에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버스를 만남으로서 오늘의 산행을 끝냈다.

저 멀리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보인다 고난의 산행을 마치고 난 후 버스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 저 멀리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보인다 고난의 산행을 마치고 난 후 버스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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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마친 후 버스 앞에서 머릿고기 안주를 곁들여 막걸리를 나누는 산행 뒷 풀이를 즐기니 산행의 피로가 한껏 가셨다.


#지구촌 나그네#2009년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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