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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일 헤이리가 타악기의 진동으로 가득했습니다. 아프리카 타악그룹 쿰바야의 'Passion Of Africa'공연이었습니다.

 

이 그룹의 주된 악기는 젬베djembe. 통나무를 파내 만든 울림통에 가죽을 씌워 만든 아프리카의 민속악기입니다.

 

 아프리카 타악그룹 쿰바야을 이끌고 계신 곽연근선생님의 젬베연주
아프리카 타악그룹 쿰바야을 이끌고 계신 곽연근선생님의 젬베연주 ⓒ 이안수

 

이 가죽을 손으로 두드려 리듬을 만드는 젬베는 고요하게 뛰든 심장의 박동을 흩트려놓는 마력이 있습니다.

 

이 소리를 들으면 아프리카 초원의 냄새가 납니다. 바람의 방향을 마주하며 몸을 낮추어 먹잇감에 다가가는 사자의 조심스러운 몸짓이 보이며 어금니까지 드러낸 혼신의 힘으로 몸을 날리는 전력이 보입니다. 그리고 초원 부족의 승리가 그리고 축제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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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통가죽을 두드리던 손바닥의 움직임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고, 이내 온몸이 리듬을 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북소리는 오래된 소리, 그대로 입니다. 저는 이 세상 최초의 소리는 바람소리일 거라 여깁니다. 다음은 물 흐르는 소리이며 이어서 생명의 울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공의 소리가 만들어졌고 그 인공의 최초 소리가 북소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소리에 신과 소통하고픈 열망이 담깁니다. 둥둥거림이 저를 감쌀 때 신령이 저를 휘감는 곡두를 봅니다.

 

헤이리 갈대광장에서의 소리와 몸의 흔들림 그리고 연주자와 춤꾼과 관객이 구분 없이 섞이는 공연은 신내림 굿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주체할 수 없는 땀과 심장의 고동은 북소리를 타고 온 신이 신명을 이기지 못한 결과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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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수

 

이런 신명을 불러온 것은 곽연근이 이끄는 아프리카 타악그룹 '쿰바야'와 김예수를 단장으로 한 청소년 타악그룹 '두두리카'와 타악기 동호회인 '자울리' 그리고 쿠쿠KuKu 자울리Zaouli의 원시 리듬에 몸을 던졌던 함께한 모든 관객들이었습니다.

 

헤이리에서는 매년 '세계민속박물관'의 주관으로 미국에서 타악을 전공하신 곽연근선생님의 지도아래 젬베강연이 있었고, 주민들은 이 아프리카의 타악기가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주민들이 전문그룹의 공연에서 함께 리듬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 과
블로그 www.travelog.co.kr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젬베#쿰바야#헤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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