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당신 신종플루 같아요."

 

헉, 신종플루라니 뭐라 해야 할지…. 지난 주, 새벽에 일어나니 아내가 귀에 대고 속삭이더군요. 외지에 다녀 온 후라 바짝 긴장했습니다.

 

사연인 즉, 지난 수요일 저녁부터 설사로 내내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습니다. 시들시들하다 잠자리에 들었지요. 새벽에 일어나니 아내가 열을 재고 있었습니다. 땀에 젖어 있더군요.

 

"나는 당신 각시니 전염되어도 괜찮다!"

 

"당신 뭐하는 거야?"

"당신 몸에 열 있어요. 내가 신종플루를 좀 아는데, 당신 신종플루 같아요. 오전에 병원에 가요."

 

"그게 뭔 소리여. 이건 설사야. 뭘 잘못 먹어서 그래."

"당신은 내 남편이고, 나는 당신 각시니 전염되어도 괜찮아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걱정이에요. 그러지 말고 병원에 가요."

 

아내의 말에 은근 걱정되데요. 자면서 땀을 쭉 뺀 상태라 몸은 개운했지만 신종플루면 어떡하지? 예방차원에서 손을 자주 씻어 별 탈은 없겠지만 안심할 순 없었습니다.

 

등교 준비 중이던 아이들에게 "애들아, 아빠가 쓰던 수건이나 물 컵은 사용하지 마라"며 경고(?)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식탁에 둘러앉아 이상 원인을 찾았습니다.

 

 손소독제와 마스크.
손소독제와 마스크. ⓒ 임현철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아빠가 뭘 잘못 먹었을까? 어제 저녁, 집에서 포도와 가래떡 외엔 안 먹었는데…."

"당신 가래떡 먹었어요?"

 

"응. 두 개 먹었어."

"어제 밤 가래떡 치우려고 봤더니 곰팡이가 피었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버렸는데…."

 

"잘 한다 잘해. 상한 음식 먹게 하고선 신종플루라고? 나 원 참!"

"휴, 어쨌거나 다행이다."

 

혹시나 싶어 몸을 계속 살폈으나 아무렇지 않습니다. 이런 걸,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하나요? 신종플루에 신경이 너무 예민하나 봅니다. 그래도 자기 몸은 스스로 알아서 체크해야겠지요?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신종플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