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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58·서울 동작을·6선) 의원이 8일 집권 여당의 새 대표로 공식 취임했다. 5선 무소속 생활을 접고 한나라당에 들어온 지 21개월 만이다.

 

박희태 전 대표의 사퇴로 물려받은 대표직이지만, 정 대표에겐 하기에 따라 대선으로 가는 '디딤돌'로 만들 수 있는 기회다. 그가 받아든 '세 가지 숙제'만 잘 푼다면 말이다.

 

[재·보선] 선거결과가 곧 대표로서 '성적표'... 양산·상록 승리가 '필수'

 

당장 닥친 난제는 10·28 재·보선이다. 현재까지 정해진 선거구는 강원 강릉, 경남 양산, 안산 상록을 등 세곳이다.

 

양산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이긴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이 없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당내의 전망이다. 게다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과 가까워 야권에서 거물 '친노' 인사가 출마할 경우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

 

상록을은 수도권으로 '이명박 정부의 중간 심판'을 가늠할 상징적인 지역구다. 벌써부터 여야 모두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면서 '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선거결과는 당 대표로서 성적표나 다름없다. 만약 이 두 곳 중 한 곳만 패하더라도 '지도부 책임론'이 들끓을 수 있다.

 

[조기전대] '친이'-'친박' 이해 얽혀 있어... 계파갈등 '화약고'

 

소장파도 정 대표에게 숙제를 던졌다.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은 전날인 7일 박 전 대표가 사퇴하자마자 정 대표를 향해 "새 지도부가 내년 1·2월 조기전당대회를 비롯한 당 쇄신의 세부일정을 제시하고 당 쇄신특위의 쇄신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옥죄었다.

 

조기전대 여부는 정 대표의 임기와도 직결된다. 경우에 따라선 내년 초까지의 '시한부 대표'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이 사안엔 당내 '친이'-'친박' 간 이해득실도 얽혀있어 만만찮은 과제다. 잘못 건드렸다간 계파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

 

일단 친이 진영은 내년 초 조기전대를 열어 여당 권력지도의 새 판을 짤 대비를 하고 있다. 또 새 지도부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당의 대주주인 이재오 전 의원도 조기전대를 통한 여의도 복귀를 벼르고 있다.

 

반면, 친박은 내년 7월 정기전대를 선호한다. 차기 대선으로 갈 채비를 하는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일정과 맞물려서다. 정기전대로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면, 2012년 총선 공천과 대선후보 경선 관리를 맡게 된다. 친박 측은 정기전대에 자파의 '대표선수'를 내보내 당권을 쥐어야 한다는 데 암묵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아직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조기전대를 비롯한 당 쇄신안 실행 여부에 대한 질문에 "한나라당에는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분들이 많다. 그 분들의 의견을 들어서 변화의 원칙을 같이 상의해보도록 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세력확대] 취약한 당내 세 확대 필수 과제... '홀로서기' 할 수 있을까

 

"지지세력 부족"

 

당내에서 정 대표의 약점으로 누구나 꼽는 점이다. 그래서 '초선급 6선'이란 말도 나온다. 오랜 세월 무소속 생활을 해온 탓이다. '비주류 대선주자'로서 그에겐 '세 모으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그의 측근으로 꼽히는 의원들은 초선에선 안효대·홍정욱 의원, 재선에선 전여옥 의원 등 세명 정도다. 경선에서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선 당협위원장의 확보가 필수 과제다.

 

'친이직계'의 한 의원은 "지금의 정 대표는 '친이'와 '친박' 사이에 끼어 있는 모양새"라며 "정 대표가 대권주자가 되려면 독자적인 세를 확보해 홀로서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차기 대선주자로서 여당 대표는 중대한 계기인데 어떤 포부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당 대표직로서 제 개인을 위해 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당과 국가를 위해 하는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정몽준#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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