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준
이제 시작입니다. 나무, 꽃, 풀, 곤충 알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근대교육은 '생태맹'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극단에는 '4대강 죽이기'가 있지요. 생태길눈이 활동은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을 속 작은 운동입니다. 나부터 혁명하는 것. 늦었지만 가볍게 발걸음을 땔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재혁
마을 골목을 다니면서 평소에 보던 나무와 꽃이었는데 막상 자세히 관찰하고 들여다보니 모르는게 너무 많았습니다. 이름도 모르는게 많았고, 가까이 가서 냄새도 맡아본적이 없고 색도 눈여겨 본적이 없는 꽃들이 많았습니다. 관심있게 살펴보고 알려는 노력을 쏟다 보니 그저 어느집 마당 나무였던 것이 주목, 감나무, 일본목련등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름을 알게 되니까 특징, 열매, 수명등 더 알고 싶은 것이 많아졌습니다.사람을 알아가는 것도 비슷하겠지요? 호기심이 관심이 되고 관심이 애정이 되고 애정은 사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골목을 지나다가 아는 나무를 만나면 반갑습니다.
재원
그동안 나무나 꽃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름도 거의 모르고 어디에 뭐가 있는 줄도 잘 몰랐죠. 생태길눈이 활동을 하면서 살펴보니 우리 주변에 참 다양한 나무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예전엔 무심히 지나쳤던 나무들도 좀 더 살펴보게 되었고요. 특히 특성과 이야기를 조사했던 나무들은 더 챙겨보게 됩니다. 자연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올해부터 학교 텃밭에서 감자, 상추 등을 가꾸고 있어요. 돈 주고 사먹기만 하다가 직접 씨를 뿌리고 수확해보니 이들을 대하는 느낌이 달라졌지요. '생태길눈이활동'을 함께 하면서 환경과 생명에 대해 좀 더 넓게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텃밭만 가꿨으면 잡초라고 여기며 막 뽑아냈을 것을, 이제는 그 풀에도 이름이 있고 의미가 있고 서로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무궁한 자연의 신비 앞에 이익보다는 관계를 더 생각하게 되네요. 제가 삶에서 추구하는 것도 서로 함께 하며 서로를 살리는 것이 되길 바랍니다.
영기
생태길눈이 활동을 통해서 내가 사는 마을의 곳곳을 보았습니다. 세상에 중심은 인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무들, 풀들, 바람 등과 같은 자연들과 더불어 인간이 살고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그들 속에 사람이 얹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다니던 길이었는데, 길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 한그루를 알고 나니, 다니던 길이 전보다 즐거워졌습니다.
윤환
우선 비가 막 쏟아지던 날 모두 우산을 쓰고 방미숙 선생님의 나무이야기 흥미롭게 듣던 모습과 무더운 여름날 "어머 저 나무는 뭘까?" 고민하며 조사하던 시간들이 우선 떠오르네요. 완성된 마을지도와 나무노래를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시간도 좋았어요. 아이들과 함께 직접 이 골목 저 골목을 돌아다니며 나무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한 것이 참 아쉽네요. 짧은 활동기간이었지만 함께 땀 흘리고 수고한 시간들이 감사하게 느껴지네요. 마을을 관찰하면서는 다시금 이곳이 참 축복받은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정
마을에 함께 모여 살며 생활하는 이들이 모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각자 생태적으로 산다는 물음이 크게 작게 있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첫 시작인 골목골목 있는 나무와 풀을 조사하고 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매일 스치던 그 나무가 살구나무였고, 개나리였고, 주목이라는 나무는 높이 높이 하늘로 올라가는 나무인데 관상용 나무로 심기면서 계속 다듬어지며 위로 자라고자 하는 것을 계속 잘라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각자의 개성과 기여가 재미있었다. 숲, 나무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선생님을 모셔오기도 하고, 조경을 전공으로 한 분은 나무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해주고, 시골출신은 몸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또 이런 이야기를 글로 잘 정리해서 기사화하기도 하고, 마을생태길눈이 활동을 계기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나무조사를 계획하고, 주말학교에서 마을아이들을 만나갈 것을 준비하기도 하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을 시작한 것이 씨앗이 되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이면서도 새롭게 다가온다.
수지
일단 생태 길눈이 활동을 잘 이끌어 준 도우미들의 손길에 감사하게 되네요. 더운 여름 날씨에 나무 조사한답시고 허리, 목 꺾어 가며 10미터가 넘는 나무들을 올려다보며 금세 지쳐버리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일정에 무리 없이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되도록 해 주셨던 거 같아서요.^^나무 열매 하나에 대해서도 풍성하게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방미숙 선생님의 수준은 따라갈 수 없겠지만 매일 어린이집 아이들과 산책길에서 만나는 자연의 변화들을 더 섬세히 느껴 갈 수 있고 그 안에서 조금씩 알아가는 맛이 생겨 좋습니다. 얼마 전에도 재관오빠와 밤 산책을 하다 고생고생 알아냈던 나무의 이름을 이야기해주며 뿌듯함을 느꼈지요.^^ 정말 누군가가 길을 물어왔을 때, 길모퉁이 나무를 가리키며 길 안내를 할 수 있을 지, 그런 다른 시간의 삶을 살 수 있을지...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어느새 그렇게 되어있기를...^^
솔이
'생태길눈이' 활동이 생각했던 것만큼 복잡하지는 않았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수준을 정하고 최소한의 활동을 했거든요. 늘 지나가던 골목길에서 봐오던 나무의 이름을 찾아보고 지도에 표시하기, 찾은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보기가 전부였지요. 단순한 것 같은 활동이었지만 전과 달라진 건 이제 같은 골목길을 지날 때 나무의 이름을 불러줄 수 있게 되었다는 거예요. 어린이집 아이들과 산책을 할 때도 전 보다 할 이야기가 더 많아졌지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가능한 일인데 참 무심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