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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음>(박혜숙 著 / 돌베개 刊)은 우리 고전 100선 시리즈의 11권으로서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의 산문 선집이다. 주지하듯 다산은 우리 역사상 광범한 영역에 걸쳐 가장 방대한 저술을 남긴 이로 손꼽힌다.

저술의 범위는 문학과 철학, 정치와 경제, 그리고 역사와 과학 등을 아우르는데 그 양만 5백 권이 훨씬 넘는다고 하니 그의 지혜가 대단했음을 능히 가늠해 볼 수 있음이다.

다산은 그러나 가인박명(佳人薄命)이라고 개인적으론 매우 불행한 사람이었다. 다산은 6남 3녀의 자녀를 두었는데 그 중 살아남은 아이가 고작 2남 1녀였다. 그러니까 죽은 아이가 무려 4남 2녀나 되었던 것이다. 물론 당시로서야 지금과 같이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시절이어서 그렇겠지만 여하튼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등지는 참척(慘慽)을 겪는다는 건 분명 인생 최대의 비극이자 슬픔이 아닐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그의 비통함은 그가 유배 시절에 겪었던 막내아들 농(農)이의 죽음을 회두로 한 글에서 극명하게 묻어난다.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나은데도 나는 살아 있고,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나은데도 너는 죽었다. 우리 농이가 죽다니...!!'

아무튼 다산의 생애와 업적을 보자면 오늘날에도 그가 펴낸 <목민심서>가 부동의 처세서로 평가받고 있음의 뿌리를 발견할 수 있다.

다산은 1789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부승지 등의 벼슬을 지냈다. 많은 책을 읽어 학문의 영역을 더욱 넓힌 그는 백성을 다스리는 일에 있어서도 매우, 그리고 고루 밝은 사람이었다. 불과 22세의 나이로 정조 임금에게 중용을 강의하기도 하였다는데 정약용으로부터 그 강의를 들은 정조조차도 크게 기뻐하였다고 하니 그의 학문의 깊음이 하해(河海)와도 같았음을 쉬 염탐할 수 있다 하겠다.

정약용은 또한 서양의 천문과 지리, 농사정책과 측량법 등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학문을 연구하여 정조로부터 더욱 총애를 받았다. 암행어사가 되어 전국을 돌며 백성들의 사는 형편을 직접 목도한 정약용은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이 벼슬아치(탐관오리)들로부터 괴로움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당시에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목민심서>에도 나오는 '(후안무치한) 지방사또가 절에 한 번 놀러가서 잔치를 하면 해당되는 절은 하지만 반년 치 경비가 축나는 폐해가 발생한다'는 대목이다.

현 정권은 물론이요 역대정권에서도 쉬 볼 수 있었지만 언필칭 공복(公僕)이요, 더구나 고위공직자라 하여 국회의 인사청문회까지 치른 인사들 중에는 과다한 부동산과 치부(致富)과정에서의 부조리와 모순이 드러나 낙마(落馬)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경우를 빗대서도 다산은 일찍이 일갈한 바 있었다. "만약에 공직자가 돈을 많이 벌고자 한다면 오늘 당장 사직하고 장사를 해야 마땅하다"고.

무려 18년간이나 유배 생활을 하면서도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써 방대한 저술을 남긴 이가 바로 다산이다. 그러함에 그의 초인적 인내로서 발간된 각종의 저술은 지금도 면면히 살아 숨 쉬는 일종의 바이블이며 국민적 귀감의 표상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다산은 스스로에 대해서도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으며 평생을 자기성찰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그의 관직생활은 상당히 험난했음에도 누굴 원망하지 않았다. 지방의 말직으로 좌천이 되어서도 마음가짐을 고르게 하고 공무수행은 또 어떻게 해야만 공명정대하며 백성들에게 이득이 가는지까지를 조목조목 따져 철저히 실천했다. "모든 공직자는 백성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는 그의 일갈(一喝)이 큰 메아리로 들려오는 건 그는 분명 거인인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날에 있어서도 다산의 혜안(慧眼)과 진정 백성을 위한 정치만을 펼치라고 주창했던 그가 그리운 건 당연지사이다.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다산의 마음 - 정약용 산문 선집

정약용 지음, 박혜숙 엮어옮김, 돌베개(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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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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