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21일 언제나 벗하는 자전거를 타고 집인 인천 서구 공촌동에서 김포 문수산을 찾아가던 길이었습니다. 물빠진 경인운하를 건너고 검단사거리를 지나 스무네미고개 너머 '김포한강신도시' 택지개발에 들어간 양촌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강화와 양촌면 양곡리 그리고 대벽리 갈림길인 삼거리에서 '최항선생 유적지'란 표지판에 혹해, 대벽리로 핸들을 돌려 구래교를 건너 나아가다 왠지 찜찜해 고갯길에서 멈춰섰습니다.

자전거 길은커녕 인도조차 없는 국도라 덩치 큰 차량들을 피해, 자전거에서 내려 이리저리 살펴봤더니 글쎄 뒷바퀴에 바람이 "쉬쉬쉭"하며 빠지고 있더군요.

 김포 양촌면 양곡리에서 대벽리로 나아가다 그만 타이어에 구멍이 났다.
 김포 양촌면 양곡리에서 대벽리로 나아가다 그만 타이어에 구멍이 났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뒷바퀴 타이어에 뾰족한 유리조각이 박혀있었다.
 뒷바퀴 타이어에 뾰족한 유리조각이 박혀있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뒷바퀴 타이어에 손톱만한 뾰족한 유리조각이 박혀 고무튜브를 뚫어 버린 것입니다. 여러차례 강화를 오가면서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정말 난감했습니다. 대체 어디서 유리조각이 박혔나 했더니, 삼거리 횡단보도를 건너 갓길도 없는 도로 가장자리를 이용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택지조성공사를 위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는 도로변에는 차량에서 떨어진 온갖 것들이 나뒹굴었는데, 그중에는 유리뿐만 아니라 못과 철조각까지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정말 운없게 타이어에 박혀버린 것입니다.

타이어가 펑크나 찾아보려던 '최항선생 유적지'는 포기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양곡리 입구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자전거 수리점을 찾아 다행히 고무튜브를 교체할 수 있었습니다.

타이어도 눈에 띌 만큼 구멍이 생겨 교체를 해야 할 판이었지만, 친절한 자전거 아저씨는 그날만 탈 수 있게 헌 고무튜브를 잘라 임시방편으로 타이어 안쪽에 덧대주었습니다.

 다행히 친절한 자전거 수리점을 찾아 고무튜브를 교체했다.
 다행히 친절한 자전거 수리점을 찾아 고무튜브를 교체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한두번 타이어가 펑크나 고생한 적이 있다. 그 흔적이 청테이프에 남아있다.
 한두번 타이어가 펑크나 고생한 적이 있다. 그 흔적이 청테이프에 남아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자전거 전용도로도 좋지만 기존도로부터 개선 좀!

대신 집에 돌아가면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등을 교체하라고 충고해 주면서 서울에서 강화를 찾는 자전거족들 중에도 타이어 펑크 때문에 종종 들린다고 하시더군요.

그만큼 곳곳에 공사판을 벌인 김포의 기존 도로에 인도-갓길조차 없는 구간이 많아, 안전한 보행과 자전거 이용 자체가 어렵고 안전사고도 빈발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 예찬'에 열심인 정부와 지자체들은 기존 도로의 문제점과 자전거 안전사고의 원인 등을 고려해 자전거 정책 짜고 이를 개선할 생각보다, 무턱대고 자전거 전용도로만 만들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인프라가 워낙 부족해 자전거 전용도로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도로청소도 제대로 못하면서 졸속적으로 추진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불친절한 도로를 자전거를 달려야 한다.
 불친절한 도로를 자전거를 달려야 한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일례로 김포시 대곶면에서 강화 초지대교까지 이어진 자전거 전용도로의 경우, 기존도로의 가장자리에 화단 경계석을 이용해 자전거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불법주차는 물론 차도에서 자전거 전용도로로 떨어지는 부산물들은 제대로 청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저처럼 타이어가 펑크나 모처럼의 자전거 타기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자전거 이용활성화를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만 필요한 게 아니란 말입니다.

자전거 수리점 아저씨의 말처럼 자전거 타는 사람도 자동차 운전자들도 그 의식-행동이 바뀌어야 하고, 무엇보다 자전거 정책을 추진하는 분들의 생각 자체가 자전거다워야 하겠습니다.

자전거 전용도로도 좋지만 우선 불친절한 도로부터 고쳐주시길...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자전거#자전거수리#도로#김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