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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 책쉼터 생각

지난 2001년 여름, 서울 홍익대 앞에 있는 헌책방 〈온고당〉은, 헌책방이 깃든 건물 2층에 '헌책 까페' 〈카사〉를 열었습니다. 헌책방 일꾼이 헌책을 팔아 모은 돈으로 연 '차 한잔 마시며 다리를 쉬고 책을 읽는 자리'를 마련하기로는 우리 나라에서 처음이었으며, 여느 '책이 있는 찻집'이 아닌 '헌책이 있는 찻집'으로도 나라안에서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나 '헌책 까페' 〈카사〉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이태 뒤 문을 닫습니다. 〈카사〉가 사라진 자리에는 미술학원이 들어섰습니다.

헌책 까페 <캘커타> 예전 모습. 수수하고 조촐한 곳이었습니다.
 헌책 까페 <캘커타> 예전 모습. 수수하고 조촐한 곳이었습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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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서울 연남동 골목길 안쪽에 나라안에서 두 번째로 '헌책 까페' 〈캘커타 & 코코넛〉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은 처음부터 '헌책이 있는 찻집이자 밥집'이었으며, '장애인과 함께 여행 떠나는' 일을 예전부터 했고, 이때에도 했으며,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며 단골이 생기기는 했으나, 달삯을 마련하기 빠듯해, 지난 2006년 12월 31일 문을 닫았습니다. 보증금으로 낸 돈을 다달이 까먹다 못해 마지막 달삯을 까먹은 이때에 문을 닫았습니다. 그 뒤로 여태껏 〈캘커타 & 코코넛〉이 깃들던 자리에 새 가게가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건물임자는 이 헌책 까페를 내보내면 돈 잘 주는 다른 가게가 들어오리라 생각했다는데, 달삯을 조금 낮추어 주면서 이곳이 이어가도록 도와주었다면, 외려 이날 이때까지도 많지는 않아도 푼푼이 달삯을 받을 수 있는 한편, 〈캘커타 & 코코넛〉도 더 힘을 내며 뿌리를 내릴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 2009년 여름, 부산 보수동 헌책방골목에 나라안에서 세 번째로 '헌책 까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보수동을 지키는 인문학책 헌책방 〈우리글방〉 일꾼이 지난해부터 자리를 얻어 고치고 손질하고 다듬은 끝에 한 해 만에 빛을 보았으며, 이름은 〈우리글방 북 까페〉입니다. 부산 보수동은 2004년부터 헌책방 일꾼끼리 뜻과 힘과 품을 모아 '보수동 헌책방골목 잔치'를 열고 있는데, 이렇게 헌책방 일꾼이 스스로 책잔치를 연 일부터 나라안에서는 맨 처음이고, 또 헌책방 일꾼이 모여 이어온 책잔치가 차츰 입소문뿐 아니라 여러 기사를 등에 업으며 '부산에는 이렇게 바닷가며 자갈치시장이며 국제영화제며, 또 헌책방골목과 책잔치가 있다'는 남다른 문화도시로 뻗어가는 디딤돌 가운데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책쉼터 지기가 적어 놓은 글월이 책상 한쪽에 올려져 있습니다.
 책쉼터 지기가 적어 놓은 글월이 책상 한쪽에 올려져 있습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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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일꾼이 열었던 헌책 까페이든, 장애인과 함께살기를 하는 분이 헌책방을 사랑하며 열었던 헌책 까페이든, 제 주머니를 털어내어 애써 열었던 찻집입니다. 뜻은 크고 사랑은 너르며 마음은 높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삶터가 쌓아 놓고 있는 울타리는 퍽 단단하고 까마득합니다. 큰돈 들여 꾸리는 여느 '책 까페'들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돈 많은 출판사에서 마련한 '책 까페' 또한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돈으로 굴러가는 책 까페(그러나, 돈을 펑펑 쏟아붓는다고 다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돈을 좀더 이웃과 나누지 못하는 매무새가 슬프다고 느낄 뿐입니다)'에서는 어쩔 수 없이 우리 삶터를 더욱 깊숙하게 들여다보거나 살피는 책들을 갖추어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꾸리고 가벼운 책을 놓으며 우리들한테 가벼운 눈길만을 보여줍니다. 다만, 서울 홍익대 놀이터 뒤쪽에 여러 해 동안 있던 〈아티누스〉라는 책 까페 하나는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은 곳이었음에도 다른 가볍고 돈만 많은 책 까페와는 달리, 어마어마한 돈으로 '가벼운 실용 처세 책 중심'이 아닌, 여느 책방에서는 다루기 힘든 '값비싸며 값있는 예술문화 책'을 두루 갖추어 놓고 있었습니다. 수십만 원짜리 사진책을 수백 권 갖추어 놓고 누구나 거리낌없이 읽을 수 있도록 열어 놓았습니다. 가끔 〈아티누스〉 나들이를 하면서 '돈이 많은 이들은 이렇게 책 까페를 열면 얼마나 좋은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돈이 적은 사람은 돈이 적은 대로 책나눔을 하고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이 많은 대로 책나눔을 하되,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손을 맞잡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고 생각했습니다.

헌책 까페 <캘커타> 예전 모습. 아련하고 그리운 모습입니다.
 헌책 까페 <캘커타> 예전 모습. 아련하고 그리운 모습입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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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해에 전주 나들이를 하면서 〈홍지서림〉을 찾았을 때에는, 〈홍지서림〉 2층에 마련되어 있다는 쉼터를 구경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홍지서림〉을 찾았을 때, 이곳 2층에는 걸상 하나 없이 빼곡하게 전문기술서적(대학교재와 참고서)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올해와 지난해에는 아직 가 보지 못해 이 모습이 그대로인지, 새롭게 꾸며 놓았는지 궁금합니다. 책장사를 하는 가운데 다리쉼을 하며 책 읽을 자리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요, 그 자리에 책꽂이를 몇이라도 더 놓으면 장사에 도움이 된다고 여깁니다. 사라진 책방 〈종로서적〉은 한 개 층 한쪽 끝에 걸상을 놓고 차를 즐기면서 책을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는데, 제법 큰 책방이 아니고서는 이런 자리를 열어 놓기는 힘들다고 느낍니다.

그러고 보면, 도시이든 시골이든, 누구나 스스럼없이 드나들면서 해를 가리고 눈비를 그으며 시원한 그늘과 바람을 즐기는 가운데 낮잠을 자든 책을 읽든 이야기를 나누든 장기바둑을 두든 그림을 그리든 멍하니 앉아 있든, 또는 차나 술 한잔 즐기는 쉼터가 몹시 드문 우리 나라입니다. 버스를 타는 곳에도 앉을 자리는 아주 적거나 없습니다. 전철을 타려고 기다리노라면, 이 전철을 타는 사람 숫자와 견주어 앉을 자리가 대단히 모자랍니다. 서울이든 부산이든 인천이든 대구이든 대전이든, 빌딩숲만 길디길게 이어질 뿐, '따로 돈을 치르지 않고 쉴 자리'는 아주 드뭅니다. '돈을 치르고 쉴 자리'라 하여도 두 다리 쭉 뻗고 쉴 만한 자리가 못 되기 일쑤입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느긋하게 들르며 마음을 살찌우거나 쉴 '책쉼터'뿐 아니라, 여느 '쉼터'조차 없는 삶자리를 이냥저냥 흘려보내고 있지 않느냐 싶습니다. 우리 나라 공무원이든 공무원 아닌 여느 사람이든, 우리 스스로 우리 삶터를 넉넉하고 살가운 마을로 가꾸는 데에는 눈길을 못 두고 있지 않느냐 싶습니다.

동네에 책쉼터 한 곳이 새로 생겼습니다. 예전에 <오래된 책집>이라는 이름을 달고 헌책방이 있던 자리에, 예전 간판은 그대로 살리고 위에 새 간판을 붙이며 '책나눔터'를 열었습니다.
 동네에 책쉼터 한 곳이 새로 생겼습니다. 예전에 <오래된 책집>이라는 이름을 달고 헌책방이 있던 자리에, 예전 간판은 그대로 살리고 위에 새 간판을 붙이며 '책나눔터'를 열었습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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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누구나 쉬어 가는 곳이 되기를

지난 8월 첫머리에,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한쪽에 새로운 가게가 하나 들어섰습니다. 여러 달에 걸쳐 스스로 일꾼이 되어 뚝딱뚝딱 애쓰고 용을 쓰고 여러 사람 도움을 받아 꾸미고 가다듬어 〈나눔과 비움〉이라는 이름을 내건 책쉼터 하나가 들어섰습니다. 책쉼터 〈나눔과 비움〉을 연 '청산별곡' 님은 수봉공원 산자락에 있는 살림집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책쉼터 문을 열고 닫고 한답니다. 해가 머리 위에 뜰 무렵 쉼터 문을 열고, 해가 뉘엿뉘엿 기울 무렵(여름)이나 땅거미가 지고 거리등불이 환히 켜질 무렵(겨울)에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여기(이웃해 있는) 헌책방에 와서 책을 산 다음에 느긋하게 책을 볼 자리가 없잖아요? 즐겁게 책을 산 다음에 여기에서 잠깐 다리를 쉬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헌책 까페'라 할 수 있고, '책쉼터'라 할 수 있는 〈나눔과 비움〉에도 책꽂이 몇을 들여놓고 몇 가지 책을 꽂아 놓고 있습니다. 파는 책이 있고 구경하는 책이 있습니다. 이곳도 달삯을 내자면 몇 가지 책을 팔기라도 해야 하며, 차 몇 잔이라도 팔아야 할 테지요. 여태껏 나고 진 여러 책쉼터를 헤아려 본다면,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지 않고서는 이와 같은 문화마당이 뿌리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책쉼터 <나눔과 비움>은 제가 열어 놓은 사진책 도서관하고 십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열려서, 틈틈이 서로 오가곤 합니다.
 책쉼터 <나눔과 비움>은 제가 열어 놓은 사진책 도서관하고 십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열려서, 틈틈이 서로 오가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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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림없이 책이라는 물건부터 돈을 들여서 장만해야 합니다. 책을 쓰는 사람이든 만드는 사람이든 돈을 들여서 쓰거나 만들며, 돈을 벌어야 모두들 먹고삽니다. 책을 다루는 책방도 매한가지요, 책을 읽거나 마음을 쉬는 책쉼터 일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책은 빌려 읽을 수 있고 얻어 읽을 수 있습니다. 책방에 선 채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책쉼터 한 곳이 책과 차를 팔면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한편, 뜻과 생각이 있는 사람이나 동네 이웃이나 동사무소나 구청 들이 도와줄 수 있겠지요(그러나 아직 이런저런 곳에서 책쉼터 〈나눔과 비움〉을 도와주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도와주고 도움받으면서 쉼터가 쉼터답게 지켜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꿉니다). 때로는, '아름다운 가게'를 열도록 아예 집이나 가게를 내어주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하듯, 동네에서 조촐하게 책쉼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사람이 나타나도 좋지 않으랴 생각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쉬어 가고, 동네 아줌마나 아저씨들도 쉬어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 동네에 이런 쉼터가 드물잖아요."

인천시에서는 2009년 세계도시축전을 열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아시아경기를 치르기로 했습니다. 이러는 가운데, 건물로는 일흔 해 넘는 역사가 깃들었고 이름으로는 백 해 가까운 역사가 서렸던 숭의야구장(도원야구장)을 하루아침에 허물며 축구전용구장을 짓고, 도심 곳곳 여느 사람 살림집을 아파트로 재개발하는 일을 밀어붙입니다. 그리고, 배다리 헌책방거리가 있는 동네를 두 동강 내는 산업도로를 닦으려고 했는데, 이 산업도로 공사는 2007년부터 동네사람 반대에 부딪혀 더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 넓지 않으나, 그렇다고 그렇게 좁은 곳이 아닌 <나눔과 비움>은 사뿐사뿐 들러서 다리쉼을 하면서 책을 읽고 차 한잔 나누는 자리입니다.
 그리 넓지 않으나, 그렇다고 그렇게 좁은 곳이 아닌 <나눔과 비움>은 사뿐사뿐 들러서 다리쉼을 하면서 책을 읽고 차 한잔 나누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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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개발과 철거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인천사람으로서 죽 돌아보고 있자면, 인천땅 어느 곳이든 돈을 쓰지 않고서는 살 수 없고 쉴 수 없고 어울릴 수 없도록 바뀌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과 어린이들 쉼터였던 수봉공원 놀이기구는 '채산성이 안 맞는다'는 까닭 하나로 갑작스레 철거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배다리 헌책방거리가 있는 동네에서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서, '막개발 공사'를 막아낸 뒤로, 인천 곳곳에서 조용히 또는 떠들썩하게 힘쓰던 문화모임이 들어서고 모여들었습니다(저 또한 이런 흐름에 맞추어 이곳에 '사진책 도서관'을 열었습니다). 나라안에 네 번째로 생긴 헌책 까페이자 책쉼터인 〈나눔과 비움〉이 문을 열기 몇 달 앞서는, 이 동네(창영동과 금곡동)에서 문화일을 펼치고 있는 '기억과 새로움의 풍경(반지하 공방)' 사람들이 '동네 찻집'을 하나 열어 놓고, 동네사람이 쉬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책걸상이 있고, 안쪽에 너덧 사람이 둘러앉을 만한 자리가 하나 있습니다.
 책걸상이 있고, 안쪽에 너덧 사람이 둘러앉을 만한 자리가 하나 있습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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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동네사람들은 딱히 쉴 자리가 마련되지 않더라도 스스로 쉼터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골목마다 숱하게 있는 '걸상과 평상'이 바로 당신들 쉼터입니다. 또는 장판이나 신문지나 멍석을 깔아 놓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쉬기도 합니다. 굳이 돈 들여 자리를 마련하지 않더라도, 하늘바라기를 하고 그늘자리를 일구어서 어울립니다. 그래서 굳이 이런저런 쉼터는 없어도 된다 할 텐데, 동네사람과 바깥길손 모두 골목걸상과 골목평상에서 다리쉼을 할 수 있는 가운데, 헌책방 마실을 하면서 책 몇 권 장만하고, 헌책방하고 이웃한 책쉼터에서 차 한잔을 즐기면서 책을 읽거나 수다를 떨 수 있다면, 이 또한 남다른 즐거움이자 재미요, 새롭게 일구어 보는 동네문화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아닐까 하고 느낍니다.

그래서, 이제 와 생각하면, 인천시가 막개발을 밀어붙이던 일이 어느 한편으로는 우리한테 새롭게 생각하라는 '훌륭한(?)' 가르침이요, 우리 동네를 싱그럽게 가꾸라는 '좋은(?)' 발판이 되었구나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를 건드리고 들쑤셔 놓아 '너희 스스로 너희 동네를 가꾸지 않고 사랑하지 않으니 막개발을 하지, 왜 막개발을 하겠어?' 하는 따가운 채찍질이구나 하고 느낍니다. 있는 그대로도 넉넉하고 좋은 한편, 있는 그대로에 한 번 더 사랑을 쏟고 두 번 더 손길을 모두면서 차근차근 옹기종기 어울리는 터전을 마련한다면 우리는 우리대로 즐겁습니다. 인천시에서 바라보기에도 괜한 헛돈과 헛힘을 쓰느라 돈과 품을 버리지 말고, 이 같은 동네사람 움직임을 거들자고 생각을 바꿀 수 있을는지 모릅니다.

갖추어 놓은 책은 많지 않으나, <나눔과비움> 지기가 알뜰히 추린 책을 둘러볼 수 있고, 이웃한 헌책방에서 사들인 책을 이곳에서 읽으면서 쉬었다 가면 됩니다.
 갖추어 놓은 책은 많지 않으나, <나눔과비움> 지기가 알뜰히 추린 책을 둘러볼 수 있고, 이웃한 헌책방에서 사들인 책을 이곳에서 읽으면서 쉬었다 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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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비움〉은 아주 작은 곳이고, 이 작은 곳이 문을 열었다고 어느 누가 광고를 해 주거나 홍보를 해 주는 일은 없습니다. 〈나눔과 비움〉 스스로 어디 신문이나 잡지에 돈을 들여 광고를 실을 수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이 아주 작은 책쉼터 하나는 이웃한 헌책방과 함께 맑은 씨앗이 하나 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이 작은 책쉼터가 깃든 골목동네에서 고운 씨앗이 하나 될 수 있다고 느낍니다.

하루하루 천천히 자라나면서 줄기를 올리고 잎을 틔우리라 믿습니다. 날마다 차근차근 커 나가면서 꽃망울을 틔우고 열매를 맺으리라 믿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모든 책손들한테. 책을 딱히 좋아하지 않더라도 다리가 아파 쉬고자 하는 모든 동네사람과 길손 들한테.

벽마다 책꽂이를 붙여놓을 수도 있었으나, 책꽂이보다는 빈 벽을 그대로 살리면서, 좀더 느긋한 쉼터가 되도록 마련했습니다.
 벽마다 책꽂이를 붙여놓을 수도 있었으나, 책꽂이보다는 빈 벽을 그대로 살리면서, 좀더 느긋한 쉼터가 되도록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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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나눔과비움>이 있는 곳은, 인천 배다리 헌책방골목에서 <삼성서림> 바로 옆입니다.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태그:#나눔과비움, #책쉼터, #헌책까페, #배다리,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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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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