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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8월 23일 현충원에 영면하셨다. 당신의 햇볕 정책을 하늘도 아시는지 마지막 가는 길에 유난히도 햇볕도 내리 쬐었다. 마지막 가는 길에는 47년 동안 동지이자 반려자였던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과 정치적 동지들이 함께 하였다. 여사는 그 전 입관식에서, 자서전 '동행', 일생을 회고하고 편히 쉬기를 바라는 마지막 편지, 재회를 상징하는 손수건, 손수 짠 배 덮개와 장갑과 양말, 그리고 성경을 관 안에 넣어주었다. 고 김 전 대통령은 이희호 여사의 따뜻한 사랑을 안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저승으로의 먼 여행을 떠나셨다. 부디 편안한 여정이 되시길 바란다.

 

죽은 자가 저승으로 먼 길을떠날 때 소중한 물건을 넣어 주어편히 가도록 그리고 다시 만날 것을기약하는 모습을 그린 한자는 遠(원)과 環(환)이다. 

 

 遠(원) 衣(의) 之(지) (착)
遠(원) 衣(의) 之(지) (착) ⓒ 새사연

 

遠(원)의 금문, 衣(의)의 금문, 之(지)의 갑골,  辶(착)의 소전

 

遠(멀 원)은 袁(성 원)과 辶(착의 받침)으로 되어 있다. 袁(원)은 윗부분이 지금은 土로 쓰여 있지만 금문에서 보듯이 之(갈 지)이고 그 아래 衣(옷 의)가 있으며 옷 사이에 둥근 옥(口)이 있는 모습이다. 之는 발바닥 모습으로 여기서는 신발을 나타낸다. 죽은 자의 머리맡에 신발을, 가슴에는 혼을 깨우고 악령을 막는 옥을 넣었다. 그래서 저승으로 먼 길을 안전하게 떠나길 기원했다. 袁이 본래 멀다는 뜻이었으나 姓氏(성씨)로 주로 쓰이자 '往來(왕래)'를 의미하는 辶(착)을 덧붙인 遠이 '멀다'는 뜻으로 쓰였다. 辶의 본디 자는 辵(착)이며 辵은 彳(척. 사거리를 나타내는 行의 왼쪽)과 止(지. 발바닥 모양)가 위아래로 합쳐진 글자이다. 永遠(영원)

 

 園(원) 還(환) 環(환) 玉(옥)
園(원) 還(환) 環(환) 玉(옥) ⓒ 새사연

 

園(원)의 소전

 

袁(원)은 머리맡에 신발이, 옷깃에 둥근 옥이 있는 死者(사자)의 모습이다. 일정한 경계를 둘러(口) 죽은 자를 안치하는 곳을 園(무덤 원)이라 한다. 무덤은 대개 경사진 곳에 나무 따위를 심게 되므로 '동산'의 뜻도 갖는다. 公園(공원)

 

還(환)의 금문

 

還(돌아올 환)은 睘(돌아올 선)과 辶(착)의 조합이다. 睘죽은 자의 옷깃에 혼을 자극하는 둥근 옥을 넣어서 눈에 생기가 돌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살아 돌아오길 기원하는 의례이다. 왕래의 의미를 갖는 辶덧붙여 還(돌아올 환)이라 한다. 還生(환생)

 

環(환)의 금문, 玉(옥)의 갑골

 

環(고리 환)은 睘(돌아올 선)에 玉(구슬 옥)을 더하여 옷깃 안에 있는 둥근 옥을 강조하여 표현한 글자이다. 玉(옥)은 구슬을 실로 꿴 모습이다. 環境(환경)

 

먼 길 떠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통일과 민주주의, 평화와 인권이 꽃피는 세상에 다시 태어나길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 김점식 기자는 새사연 운영위원이자, 현재 白川(시라카와) 한자교육원 대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자 해석은 일본의 독보적 한자학자 시라카와 시즈카 선생의 문자학에 의지한 바 큽니다. 이 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대중영면#遠(원)#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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