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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양숙씨, 김대중 전대통령 부인 이희호씨와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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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밤 9시 50분]

 

오열하는 전직 대통령의 부인들... 조문 온 권양숙씨 "강해지셔야 합니다"

 

알려드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여사'란 표현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여사'란 말에 권위주의적 색채가 나고, 여자든 남자든 높여부르는 말로는 '씨'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양해 바랍니다.

동병상련일까?

 

3개월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보낸 권양숙씨가 18일 밤 9시 조금 넘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슬픔에 잠긴 이희호씨를 방문해 위로했다.

 

권씨는 밤 9시 3분께 빈소에 도착했다. 아들 노건호씨와 사위 곽상언 변호사,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병완·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유시민 전 의원, 조기숙 전 홍보수석, 천호선 전 대변인, 백원우·서갑원·이광재 의원 등 참여정부 인사 30-40명이 그를 뒤따랐다.

 

권씨는 분향하고 목례한 다음에 이씨 쪽으로 다가갔다.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맞잡은 두 손을 놓지 않았다. 이어 조문객들을 맞고 있는 김홍업 전 의원과 홍걸씨 등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이어 두 사람은 옆방으로 옮겨 10여 분간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두 분이 거의 울음을 그치지 않아 말씀을 많이 나누지 못했다"고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권씨는 "이런 슬픈 일이 겹쳐서 일어났습니다, 흔들리지 마시고 강해져야 합니다"라고 위로를 건넸고, 이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멀리서 오신 것을 아시면 대단히 기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희호 "멀리서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권양숙 "대통령이 살아계실 때 찾아 뵙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경황이 없어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희호 "감사합니다."

권양숙 "겹쳐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여사님 흔들리지 마십시오. 오래 사셔야 합니다. 강해져야 합니다."

 

이희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멀리서 오신 것을 아시면 대단히 기뻐할 것입니다."

권양숙 "자주 연락드리겠습니다. 힘드시겠지만 기운 잃지 마십시오."

 

이희호 "감사합니다."

 

한편 밤 9시가 넘어서도 정·관계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빈소 입구에는 30여 명의 시민들이 조문을 기다렸다. 이희호씨의 조카인 이희영 박사도 다녀갔다. 특수군복을 입은 한 조문객은 "각하 편히 가십시오,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등 김대중 전대통령 빈소찾아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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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저녁 8시 50분]

 

김영삼 김형오 정세균... 줄잇는 조문객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여 송이의 국화꽃 속에 둘러싸여 편히 잠들어 있었다. 그의 영정 밑에는 무궁화대훈장이 놓였다.

 

김 전 대통령 임시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2층에 설치됐고, 오후 5시 41분부터 부인 이희호씨를 시작으로 유족들과 정관·계 인사, 일반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조문에 나선 이희호씨는 향을 피워 올린 뒤 묵념을 올렸다. 그리고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어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은 휠체어를 타고 조문했다. 그는 한참 동안 부친의 영정 앞에서 떠날 줄 몰랐다. 차남 김홍업 전 의원과 3남 홍걸씨도 부친의 영정 앞에 고개를 숙였다. 

 

유족들의 조문이 끝나자 권노갑 전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형오 국회의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김근태·신기남·정동영 전 의장 등이 조문했다. 한나라당에서는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과 원희룡·김성식 의원이 다녀갔다.

 

특히 한영애 전 의원은 조문 도중 통곡하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해 눈길을 끌었다. 방한중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부인과 함께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DJ 정부 시절 대통령 정책자문위원장을 지낸 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도 조문했다.  

 

정·관계 인사들에 이어 일반 시민들까지 조문행렬에 동참하자 김성재 전 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장은 "시간이 너무 걸리니까 목례로 조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빈소를 지키는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아프리카의 만델라, 유럽의 하벨, 아시아의 디제이라는 평가에 공감한다"며 "아시아에서 가장 걸출한 지도자가 오늘 가셨다"고 애도했다.

 

남궁 전 장관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서 수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꺽이지 않고 국민을 위해 투쟁했다"며 "IMF 때 경제를 회생시켰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고 치하했다.

 

남궁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의 국정철학 중 가장 감동적인 것은 생산적 복지"라며 "가난하고 의지할 때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생산적 복지 때문에 지금 서민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DJ 정부 때 청와대 외교안보비서관을 지낸 최성 민주당 전 의원은 "오늘은 한국 역사에서 또 한 분의 영웅을 잃어버린 날"이라며 "민주주의, 평화, 인권 분야에서 국제적이고 기념비적인 인물을 잃어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중요한 시기에 먼저 가시면서 다시 민주평화개혁진영에 민주주의, 평화, 인권 등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었다"며 "지난 6·15 때 말하신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 달라'는 정치적 유언을 평화민주개혁진영이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찍 임시빈소에 도착한 허경영 공화당 총재도 "남북관계가 복잡해지고 있는 지금 김 전 대통령이 더 사셨어야 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내일 오전 열릴 국무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치르는 것이 확정될 경우 세브란스병원에 설치된 임시 빈소를 서울시청 앞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박지원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국민장으로 치러진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태그:#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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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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