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각이란 충신-효자-열녀 등을 나라에서 표창하여 그들이 사는 고을 입구에 세워주던 것을 말합니다. 인천시 남구 용현동의 오래된 주택가 골목에 정각이 하나 자리하고 있는데, 이는 충신 이윤생(1604-1637)과 그의 부인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입니다.
지난 8일 시흥시 소래산마애상과 인천시 문학동에 자리한 인천향교와 인천도호부청사를 자전거로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정각을 찾아봤지만 쉽게 찾을 수 없어 헛걸음만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광복절 전날인 14일 OBS 인사이드팀과 인천시 자전거도로와 관련한 동행취재를 끝낸 뒤,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장인 송도경제자유구역 일대를 둘러보고 되돌아가는 길에 정각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오가며 어렵사리 표지판을 찾아냈는데, 이윤생-강씨정려는 정말 아담하고 소박해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이윤생은 인천에서 오랜 기간 뿌리내려온 부평이씨의 후손으로 궁술과 마술에 뛰어나 천거의 절차를 밟지 않고 충무위부사과에 올랐습니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그는 의병을 모집해 강화도와 남한산성에 이르는 길목인 원도(현재 낙섬)로 들어가 적의 통로를 차단하며 청나라 군대와 맞섰다 합니다. 사력을 다해 싸웠지만 끝내 이윤생은 의병들과 더불어 전사했고, 남편이 화살을 맞고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부인 강씨는 바다에 몸을 던져 남편의 뒤를 따랐다 합니다.
이에 철종은 정려를 내리고 이윤생을 좌승지, 부인 강씨를 숙부인으로 추중해 이윤생의 애국심과 부인의 정절을 기렸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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