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중앙대 게시판에 올라온 학생들의 글
 중앙대 게시판에 올라온 학생들의 글

2009년 8월 15일 광복절. 義血(의혈) 중앙대학교는 죽었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임용에서 배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중앙대생들이 정치권력 앞에 무릎꿇은 우리 대학은 더이상 의혈 중앙으로 불리울 수 없다면서, 너무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개탄하고 있다.  

14일 중앙대학교 공식 커뮤니티사이트인 중앙人(http://CAUrian.com)에 따르면 중앙대생들은 진중권 겸임교수가 임용불가처분을 받은 것은 폴리지던트(정치총장)로 수차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박 총장의 정치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겸직기관 이 없어 겸임교수 인정기준 불일치라는 사문화한 학교 규정을 이제 와서 적용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또 학생들은 대학이 정치적인 고려에 따라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제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앙대생들은 특히 "다양한 학문과 사고가 공존하는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이 정치적인 고려에 의해서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해선 안된다"며 "의혈의 이름을 욕먹이지 마라"고 성토했다. 대다수 학생들이 "유치하고 치졸한 발상"이라고 입을 모으며 14일 오후 3시부터 시작한 릴레이 사이버시위엔 밤 11시 현재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공식 사이트엔 수많은 댓글과 함께,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릴레이 시위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졸업생들과 학생들은 "중앙대는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정치 성향의 교수님들이 조화를 이뤄 강의를 하는 독특한 전통을 유지해 왔다"면서 "이제 정치적 권력앞에 무릎꿇은 우리 대학은 더이상 상아탑이라고 불리울 수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날 중앙대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최동민씨는 "학교 당국은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는 폭압적 정치보복을 즉각 중단하고 진중권교수를 재임용하라"며 릴레이 시위를 선도했다.

중앙대 동문과 재학생들은 이번 진 교수의 임용불가처분은 정치 권력이 사실상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을 뒤흔든 사례가 아니냐면서 학교 당국이 더 이상 대학이기를 포기한 결정을 스스로 내렸다고 탄식했다.

법학과 재학 당시 진 교수의 수업을 두차례 걸쳐 수강했다는 닉네임 'DreamTheater'는  "정치를 하는 정치인보다 정치를 하는 예술인이 더 처절하게 느껴진다"며 "저열하게 이런 식으로 해야만 했나? 한예종에 이어 중앙대, 다음은 어디냐? 2학기부터 학교가 시끄러워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식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유인촌 문화부체육관광부 장관이 괴벨스 노릇을 하는 현재 상황을 볼 때에 '언젠가 (학교에) 이런 일이 닥치리라 생각했지만 막상 벌어지니 어안이 벙벙하다"면서 "자율선택으로 1년간 진 교수님 수업을 두차례 모두 수강한 바 있다, 평소 미디어 및 문화이론에 관심을 가진 학생에게 진교수님의 수업은 타과 학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강의였다"고 말했다. 이어 "부끄럽다"며 "부끄러운 중앙대학이란 이름도 교육과학부 산하 중앙연수원으로 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털끝만큼 남았던 애교심도 이제 바닥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꼬박꼬박 동창회비며 기부금 독촉은 계속 할 것인가. 참으로 역하다. 너무나 역겨워 구역질이 눈물을 삼키는 늦여름의 밤이 두렵다. 이제 마음속에서 모교를 두산의 한 부서로만 남겨야 겠다. 두산그룹 중앙대팀 혹은 교과부 중앙연수원 으로 묻어야 한다"며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중앙대 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 재학생 'iskra'는 "중앙대학교 독문과 겸임교수이자 대표적 진보 지식인 진중권씨에 대해 현정권이 들어선 후로 전방위적인 압력이 행사됐다. 어떤 지식인이 스스로의 정치적 견해 표명을 이유로 부당한 간섭이 이루어지는 것은 더이상 민주주의국가가 아니다"고 얘기했다.

그는 "정치 사회 경제적 유무형의 압력이 용인되고 민주주의의 후퇴의 퇴행적 진행이 이제는 우리 대학까지 위협하고 있음을 몸소 느끼며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의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 학문의 자유,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는 결코 정권의 의지에 따라 제한되거나 배제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님을 확인하며. 부당한 정치탄압에 부화뇌동하는 대학이라는 혐의로 부터 자유로우려면 대학 당국은 진 교수의 임용계약해지 통보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arpediem이란 중대생은 "박범훈 총장은 진중권 겸임교수의 임용불가처분에 관해 해명하라"면서 "겸직기관 없을 경우 겸임교수로 인정할 수 없다"는 사문화한 규정을 이제와서 내세우며 진 교수의 재임용 배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박 총장이 현 정권의 핵심측근이라는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학생들의 눈에는 자신의 발언을 문제삼았고, 현정부를 향해 비판의 일침을 놓았던 눈엣가시를 잘라내 버리겠다는 치졸한 행동으로 비춰질 뿐이다. 부당한 수업권 침해를 즉각 철회할것을 요구한다"고 성토했다.

96학번 수학과 졸업생이라고 밝힌 '풀먹는사자'는 "우리 의혈 중앙이 언제부터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단 말이냐. 민주주의를 위해 언제나 제일 앞에 서서 피와 눈물을 흘린 의혈이 아니었나. 이 사태를 개탄스럽게 생각할 따름"이라며 "학교 당국이 내 놓은 재임용 불가 이유조차 너무 치졸하다. 재임용 불가 사유를 작성한 분도 훌륭한 지적 수준과 인품을 지녔을거라 생각되는데 작성자 본인이 생각해도 유치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말한 뒤, "당분간 의혈 중앙인이었다는 말을 창피해서 숨기고 다니려 한다"며 침통해 했다.

'대학원생'이란 아무개씨는 "진중권이란 이름 석자는 누군가에겐 공포와 두려움이겠지만, 우리에겐 그냥 배움과 지식의 표상일 뿐이다. '義와 참'을 찾으려는 자만이 찾을 수 있을 뿐"이라며 임용불가처분 철회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주장이 지극히 정당한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총장의 여제자 성희롱 파문을 연상케 하는 '감칠맛'이란 닉네임을 사용하는 중대생은 "진중권 선생님의 재임용 탈락 소식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은 '아, 정말 창피하다'였다"면서 "합당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은 채, 적절한 설명 조차 없는 이번 임용 탈락은 충분히 그 배후를 생각하게 만든다. 더 멀리 내다보아 다양성을 추구하고 포용하는 떳떳한 중앙대학교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의에 죽고 참에 살자'라는 교훈앞에 부끄러워서야 되겠느냐?"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대학이 경직된 사회 부추기는 부작용 우려

특히 진 교수의 임용탈락은 학문과 사고의 다양성을 저버린 것으로 대학이 경직된 사회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글쓴이는 "재학시절 중앙대를 다닌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 것 중의 하나가 다양한 사고를 갖고 계신 교수님들을 포용하는 '중앙대학교'였기 때문"미라며 "진 교수님의 수업을 한 번이라도 들어본 이들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그 수업 자체의 질을 폄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앙대는 영원하고 권력은 짧다. 학생들의 사고와 지혜를 넓힐 수 있는, 때론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견해를 표명하는 진보와 보수 입장의 모든 교수를 포용할 수 있는 중앙대학교로 남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진 교수를 정교수로 임용해 주기 바란다. 박용성 이사장의 넓고 깊은 지혜와 혜안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릴레이 시위에 참여한 한 중대생은  "중앙대학교는 더이상 의혈중앙이 아니다. 썩은 피다. 진 교수님은 애초에 중앙대학교에 걸맞지 않는 옷이었는지 모른다. 돼지에게 진주가 어울리느냐"면서 "진 교수님은 한국에 몇 안되는 훌륭한 지성인이다. 그의 책과 글은 가히 천재적인 수준이었다. 중앙대가 미치지 않은 이상, 정상적이라면 스카웃해서 모셔와야 할 진 교수 같은 지성인을 몰아내느냐"고 따졌다.

닉네임 '내면세계'는 "학교에 제성호 교수님 같은 보수적인 분과 진중권 교수님 같은 진보적인 분이 함께 강단에 선다는 것 자체가 바로 중앙대학교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의미하는게 아니었냐"고 물었다.

그는 "우리 학교에는 현 대통령의 문화적인 한 축을 담당하는 학교 총장이 있는 반면, 정부에 대한 직격탄을 몇 번 날린 진 교수가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학교를 표현의 자유가 살아있는 대학이라고 여기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 교수의 재임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학교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닉네임 '사랑하는 나의 중앙대'는 "대학이 이렇게 비겁해서야 하겠느냐? 책임자께선 진 교수님의 책은 읽어 보셨는지 묻고 싶다. 대학이 권력에 숨죽이고 정치적인 일방통행을 하느냐:며 "폴리지던트 박범훈 총장님 하나만으로 머리가 아프다. 정치적 다양성을 무시하는  학교 당국은 각성해야 한다"고 탄식했다.

닉네임 이주랑은 "경직된 사회의 말로는 불보듯 뻔하다. 난 요즘 우리 사회가 걱정된다"며 "나한테 듣기 싫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나의 의견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방법이냐"고 물었다.

또 "진 교수의 말이 좀 거슬릴 수도 있다. 나도 그의 토론하는 태도를 보며 마음에 들지 않은 적도 있다. 그러나 분명 진 교수는 많은 생산적인 토론을 제공하는 사람이고, 진 교수로 인해 우리 학교의 이름이 알려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 측은 제발 근시안적인 태도를 버리고 넓은 시각을 가지기 바란다. 사회가 건강함을 잃어버리면 그것이야 말로 그 사회의 종말"이라고 경고했다.

"진중권 교수 임용불가처분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

중대생들은 "더 이상 진 교수의 훌륭한 강의를 접할 수 없게 됐다"면서 "학교 당국이 스스로 수업권을 침해하고 유능한 교수를 몰아내려 한다"고 성토했다.

졸업생이라고 밝힌 닉네임 '위드오버'는 "이제 학생은 (수업권조차 박탈당한) 학교의 돈줄로 전락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돈 을 군말없이 가져다 주는 생각없는 노예일지도 모를 일"이라며 "중앙대를 졸업한 것이 이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다"고 탄식했다.

'독문과영수'란 중대생은  "학문적 고려 보다는 정치적 파면에 가까운 결정"이라며 "진 교수와 같은 학계의 명망가를 잃는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우리"라면서, "우리 학생들의 힘으로 우리의 수업권과  중앙대의 아이콘 진중권을 지켜내자"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학생의 기본적인 수업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학교 당국의 결정은 결과적으로 학교 발전에도 심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진중권 교수님의 임용불가 방침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zeroz'란 학생은 "진중권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싶은 학생들이 아직 많이 있다"며 "학생들이 원하는 교수님을 밖으로 내모는 학교측의 행태에 어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나폴레옹'이라는 중대생은 "최근 1년~2년 사이에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진중권 교수님 있지 않냐? 수업 들어 본적 있냐? 라는 질문이었다"면서 "졸업하기전에 진중권 교수님 수업 꼭 한번 듣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JWon'이란 학생은 "부끄러워서 중앙대 다닌다고 말 못하겠다"면서 "정치적인 신념과 학교 수업이 대체 무슨 상관이냐? 그러면 뉴라이트 소속 교수들도 이참에 같이 쫓아내야 한다.  어쩌다 의혈 중앙이 독재의 한마당이 되었을까? 우리 학교 이런 학교 아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설마 진 교수님 내보내고 변아무개씨 같은 사람을 교수라고 데려오는 건 아니냐"고 물었다.

'뻥글러백숙'이란 중대생은  "제발 학교본부는 어디가서 중앙대 다닌다는 말하기 부끄러운 짓 그만했으면 한다. 부모님 등골휘게 일하셔서 번 돈으로 등록금냈는데, 왜 그 많은 돈을 내고 질낮은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짜증이 난다. 부모님께 죄송한 수준의 강의를 개선하기는 커녕 진 교수님 강의 같은 유익하고 듣고 나면 얻는게 많은 강의를 늘리고 그런 교수들을 붙잡지는 못할 망정 이게 뭐냐"고 따졌다,

'아르샤빈'이란 학생은 "학교측의 이해 할 수 없는 임용불가처분소식을 듣고 크게 충격을 받았다. 진 교수님은 이 시대에 행동하는 양심인 동시에 한국의 지성인으로써 활동하시는 분으로, 진 교수님이 중앙대학교에 계신다는 점 만으로 개인적으로 큰 자부심을 가졌다"면서 "학교측의 이번 임용불가처분은 이해 할 수 없으며, 이는 진 교수님의 수업을 듣는 독문과 학생 뿐만 아니라 중대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폴리지던트(정치총장)논란 박범훈 총장에 직격탄

중대생들은 특히 이번 진 교수에 임용불가처분은 다분히 정치적인 것으로 폴리지던트 논란을 빚고 있는 박범훈 총장에게 화살을 들이대고 있다.

"예술대 졸업생"이라는 한 동문은 "지성의 전당이자 중앙대학교의 이름을 더럽힌 박 총장은 물러나야 한다. 정권에 아부하며 콩고물이나 주워먹으려 하는 총장 따위는 필요치 않다"며 "대학은 의로워야 하며 자유로워야 하는 곳이다. 그 어떤 표현도 가능한 곳이다. 진 교수를 원상복귀시키고 박 총장이 물러날 때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혈이란?
1960년 4.19 의거 당시 희생된 6인의 열사의 뜻을 새기는 의혈탑(義血塔)에서 비롯된 말로 '의에 죽고 참에 살자'는 중앙대의 교훈이자 정신을 상징하고 있다. 지난 1989년 8월 의문사한 이내창 (당시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열사와 함께 중앙대가 배출한 열사 7인의 정신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발링'이란 중대생은 " 총장이면 제발 대학을 대학으로서 남게 해달라. (정권과 유착된) 총장이 이 대학을 입맛대로 고쳐먹기에는 그릇은 너무나 작으며 이 대학은 너무나 크다"며 "이런 식으로 나가면 세계의 중앙은 커녕 한국의 중앙도 어렵다"고 한탄했다.

'뵈욘'이란 중대생은 "이런 식으로 또 정권 코드 맞추기 들어가느냐? 정권과 친분이 깊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번 문제는 정치적인 이해관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걸로 보이는데 참 부당하다"며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생각밖에 들질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중앙대학교 공식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학교당국과 박 총장을 성토하는 릴레이 시위가 벌어지자, 자제하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닉네임 '서라벌'은 "진 겸임교수가 이번에 임용되지 못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에서 릴레이, 좋게 말해야 릴레이지 도배와 다를게 없어 보인다"며. "도배를 통해 여론을 한쪽으로 몰아가지 말기 바란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진중권#중앙대#박범훈#의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