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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 없이 안아줄 것만 같은 산길을 걸어 정상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세상. '지금의 문제는 아무 것도 아니야, 멀리 봐'라고 누군가 속삭여준다. 숲에서 마음의 평온을 느낀 사람들이 그런 느낌을 갖는다고 한다. 미처 숲에 가지 못했다면, 가까운 산책코스를 이용해 포근한 숲과 여유로운 시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신미식 사진작가의 글귀처럼 "내가 찾은 도시에서 난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즐긴다"라는 말처럼 아쉬움으로 지나간 시간을 붙잡았거나 불안과 공포로 오지도 않은 시간에 대해 두려워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혹은 현재와 달리기경주를 하듯 조금 더 앞서나가기 위해 오후의 햇살과 바람도 지나치고 있는 이들에게 휴식이 될 만한 곳으로 한번은 떠나가볼 만 하다. 지금부터 당신의 시간에게도 잠시 휴식을 주자.

 형산 왕룡사원에 가면 포항시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형산 왕룡사원에 가면 포항시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 이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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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강(兄山江)과 형산(兄山), 제산(弟山)의 전설

옛날에는 형산강이 지금처럼 동해로 흘러들지 못했다고 한다. 경주와 포항의 경계지점에 있는 형제산에 가로막혀 지금의 강동지역 일대에서 큰 호수를 이루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비만 오면 이 일대가 물에 잠기어 백성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호수에 큰 용이 나타나 동쪽에 막혀 있던 형제산을 꼬리로 내려쳤다. 그러자 산이 갈라지고 물길이 열리면서 호수의 물은 동해로 빠져나가고, 안강평야를 비롯한 인근의 넓은 들은 모두 옥토로 변하였다고 한다.

이때 용꼬리에 잘린 형제산은 그 이후 남쪽은 '형산(兄山)'이 되고, 북쪽은 '제산(弟山)'이 되었으며, 잘록하게 산이 잘린 곳을 '형산목'이라고 했다. 그리고 용은 김부대왕(신라 제56대 경순왕)이 죽어 신룡(神龍)이 되어 백성들의 소원을 들어 준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김부대왕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신당을 지어 제를 올렸다고 한다.

김부대왕에 대한 신앙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강동면 국당리의 형산 정상부에 있는 왕룡사(王龍寺 옛 옥련사)에는 보통 절에서 보기 어려운 용왕전이 마련되어 있고, 현재 이곳에는 김부대왕과 그 신위가 모셔져 있다.

 목상이 모셔져 있는 건물.
 목상이 모셔져 있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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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룡사원에 있는 관세음보살상. 포항시내를 향하고 있다.
 왕룡사원에 있는 관세음보살상. 포항시내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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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쪽에 모셔진 두 목상. 하나는 경순왕, 또 다른 하나는 태자라는 설과 무열왕과 김유신이라는 설이 있다. 문인과 무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 건물 안쪽에 모셔진 두 목상. 하나는 경순왕, 또 다른 하나는 태자라는 설과 무열왕과 김유신이라는 설이 있다. 문인과 무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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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룡사원 뒷쪽 곳곳에 이런 공간이 있다.
 왕룡사원 뒷쪽 곳곳에 이런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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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향이 솔솔 나는 예쁜 오솔길, 그리고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멋진 야경. 이 정도면 손님들에게 '인생의 아름다운 한 순간'을 만들어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왕룡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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