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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시, 안산시, 화성시에 둘러 쌓인 인공호수인 시화호는 1970년대부터 계획된 반월특수지역개발계획에 따라 조성되었습니다.

대규모 간척종합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1987년 4월 시작한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동 방아머리를 잇는 12.7m의 시화방조제 공사가 1997년 1월 완공되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시화호, 출처 : 네이버지도
시화호, 출처 : 네이버지도 ⓒ 네이버지도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을 잇는 해안로를 따라 시화방조제를 향해 달렸다.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을 잇는 해안로를 따라 시화방조제를 향해 달렸다. ⓒ 이장연

 공단에서 시화호로 유입되는 물줄기
공단에서 시화호로 유입되는 물줄기 ⓒ 이장연

그런데 약 4천억 원을 들여 7년에 걸쳐 완공된 '죽음의 방조제'는 곧바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본래 시화호는 간척지에 조성될 농지나 산업단지의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담수호로 계획되었지만, 방조제 완공 이후 시화호 유역의 공장폐수 및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수질이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죽음의 호수'로 변한 시화호는 결국 1997년 이후 해수를 유입하기 시작했고, 2000년 12월 정부는 시화호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화를 확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화호를 둘러싼 수도권 인구 분산과 환경오염문제를 분담하기 위해 조성된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은 차로 한참을 달려야 할 만큼 거대한 몸집이 되었고, 이 공단에서 뿜어대는 악취는 공장 근로자 뿐만 아니라 주변 택지의 많은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시화호 주변 공단의 오염물질이 호수로 유입돼 죽음의 호수란 악명을 떨쳤었다. 출처 : 해양수산부
시화호 주변 공단의 오염물질이 호수로 유입돼 죽음의 호수란 악명을 떨쳤었다. 출처 : 해양수산부 ⓒ 해양수산부

 반월공단
반월공단 ⓒ 이장연

 경기불황 속의 반월국가산업단지를 둘러봤다.
경기불황 속의 반월국가산업단지를 둘러봤다. ⓒ 이장연

이런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고 또다시 새로운 공단을 짓겠다고 합니다. 안산-시화 신도시의 흥망을 결정하는 이들 공단에서는 도시인들의 생활용품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지만, 경제불황으로 현재 공단내 공동화와 영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말입니다.

바닷물이 통하자 자연은 그 놀라운 힘으로 칠면초와 갈대가 풍요로운 초원을 만들고 시화호를 '죽음의 호수'라는 오명을 씻게 만들어 주었었습니다. 그렇게 새 생명을 잉태하고 불러모았지만, 시화호 유역에 대한 매립공사는 가림막 속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신도시와 레저단지, 골프장, 산업시설, 생태공원, 농업단지 등 수많은 개발계획을 덤프트럭을 이용해 시화호에 쏟아내며 더 나은 미래를 선전합니다.

 바닷물이 통하자 호수는 자연은 생명을 다시 잉태했다. 출처 : 해양수산부
바닷물이 통하자 호수는 자연은 생명을 다시 잉태했다. 출처 : 해양수산부 ⓒ 해양수산부

 시화간척지 매립이 한창이다.
시화간척지 매립이 한창이다. ⓒ 이장연

 한국수자원공사의 시화멀티테크노벨리조성사업으로 시화호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없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시화멀티테크노벨리조성사업으로 시화호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없었다. ⓒ 이장연

하지만 10여 년 간 시끄러웠던 시화호의 미래에서, 시화호 유역을 철철이 날아드는 저어새, 검은머리 꼬마물떼새, 황조롱이 등 각종 사라져가는 야생동식물의 보금자리가 얼마나 남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녹색-생명-생태-자연'을 내세운 개발은 어쩔 수 없이 인간을 위한 개발이기 때문입니다. 

관련해 말로만 듣던 시화호를 직접 둘러보기 위해 악취를 참으며 자전거를 타고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을 잇는 해안로를 따라 달렸습니다. 한낮의 따가운 땡볕과 아스팔트의 열기보다 힘들었던 것은, 매립공사를 위해 시화호를 가린 키 큰 가림막이었습니다.

그 공사 가림막 때문에 다시 생명이 움튼 시화호의 모습은, 공단에서 흘려보내는 물줄기가 호수로 빠져나가는 다리 위에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리석고 욕심많은 인간이 만든 호수는 또다시 모습을 달리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욕심을 한 가득싣고 덤프트럭이 쉴새없이 오간다.
사람들의 욕심을 한 가득싣고 덤프트럭이 쉴새없이 오간다. ⓒ 이장연

 시화호의 미래는??
시화호의 미래는??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시화호#시화방조제#시화공단#반월공단#해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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