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이면 고소한 기름진 음식이 절로 생각난다. 소주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삼겹살이나 곱창집으로 가고, 막걸리를 좋아한다면 파전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비가 오는데 약속이 없다면? 혼자 즐기면 된다. 파전 재료인 쪽파를 다듬으면서 왜 파전에는 쪽파를 넣을까, 대파가 안 되는 이유가 있을까. 검색해보니 대파를 넣은 파전도 있다. 어떤 이는 고향에서 대파를 넣은 파전을 먹은 기억 때문에 지금껏 파전에 대파를 넣는다고 한다. 내 생각에도 쪽파보다는 대파의 먹는 느낌이 더 와 닿는다. 둘 다 해보기로 했다.
반죽에 사용할 물은 국물용 디포리를 끓여낸 것을 사용했다. 멸치나 채소 및 사골육수도 쓰면 맛이 더 좋다고 한다. 파전 한 장에 계란 두 개를 사용한다. 한 개는 밀가루와 섞어서 반죽하고 한 개는 풀어서 파전 위에 덮어주면 보기에도 좋고 맛도 더 있다. 두툼한 오징어를 길게 썰고 새우살과 청량고추를 넣어서 칼칼한 맛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