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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에 출전했던 모 퀴즈 프로그램의

패자부활전 합격자가 어제 발표되었습니다.

 

묵혔던 사전 따위들을 다시 꺼내 공부한 뒤 상경하여 참여한 것이었기에

그 방송에의 재출연이라는 합격으로의 기대감은 적지 않았지요.

하지만 이미 '달인'의 목전에서 분루를 삼킨 기라성 같은 분들도 많이 참여하여

각축을 벌인 도전이었기에 그에 비하면 제 실력은 그야말로 조족지혈인 처지였습니다.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떨어져도 당연시 하자는 마음가짐을 진작부터 견지하고 있었지요.

그렇긴 하더라도 어제 막상 그 방송의 홈페이지에서

제 이름이 합격자에 없는 걸 보자니 조금은 서운했습니다.

 

또한 '이번에 다시금 기회를 주었다면 반드시

우리말 퀴즈의 달인이 되었으련만...!!' 하는 실망감이 덩달아 해일처럼 몰려오더군요.

하지만 어찌 인생이 내가 생각한대로만 움직이겠습니까?

 

비가 쏟아지고 강풍이 불어 우산이 날아가고

축대마저 무너져 내린 어제와는 사뭇 달리 맑게 개인

오늘의 하늘만큼이나 변화무쌍한 것이 바로 인생길일 터이니 말입니다.

 

어제 퇴근하여 아내에게 모 퀴즈 프로그램의

패자부활전 예심에서 "미역국을 먹었다."고 실토했습니다.

내심으론 "그럴 줄 알았어."라고 퉁명스레 말할 줄

알았거늘 하지만 아내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지 뭐, 암튼 실망은 하지 마!

당신은 잘 하잖아? 다음에 기회를 봐서 또 나가면 되지."

 

그처럼 격려와 용기를 주는 아내였기에 새삼스레 참 고마웠습니다.

우린 모두가 압니다.

 

어제 아내의 그같은 격려와 사랑이라는 인자(因子)가 가득 묻어있는

사랑의 표현이야말로 결국엔 인생에 있어서도 어떤 궁극적 모범해답이라는 걸 말입니다.

 

그러하기에 혹자는 이렇게 말했던 것이겠지요.

가정은 사랑을 연습하고 학습하는 학교와도 같다고 말입니다.

근데 이같은 '원리'는 유달리 가족주의를 강조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의 보편된 진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우린 모두 가정의 소중함을 천착하면서

다른 걸 모두 잃어도 가정만큼은 지키고자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오늘 아침에 아내는 고등어를 구워 상에 올려주었습니다.

 

오늘도 어제와 별반 다름없이 자욱한 불경기의

먹구름에 휩싸여 온종일 스트레스와 씨름하다 퇴근할 공산이 농후합니다.

그렇지만 기운 내라고 생선까지 맛나게 구워준

아내를 봐서라도 더 열심히 생업에 매진하고 볼 일입니다.

 

제 경제적인 깜냥은 부도(不渡)가 발생한지 이미 오래입니다.

하지만 제 아내와 아이들은 여전히 말합니다.

 

"(그러나) 당신(아빠)의 인격과 슬기는 아직도 부도나지 않았다"고 말입니다.

손을 들어 배웅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저는 오늘

행복은 첫술에도 배부를 수 있음을 다시금 발견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 인연에도 송고했습니다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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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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