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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에 있는 사진전문화랑 김영섭 사진화랑은 2003년도에 한국 최초의 사진전문 상업화랑으로 개관하여 지난 6년 동안 사진작품의 유통과 소비를 정착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번에 개관 6주년을 맞이하여 한국사진의 새로운 경향 중에 하나인 다른 시각예술 전공자로서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하고 있다.

 

 현대미술 또는 현대사진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 중에 하나가 탈장르화이다. 특히 회화나 조각을 전공한 작가들이 사진과 다른 장르를 접목하여 새로운 시각적 결과물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김영섭 화랑에서 기획한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그것을 잘 반영하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노세환, 박승훈, 유현미, 이재욱, 정연두, C-Gene으로 모두 회화나 조소 등 미술 전공자들이다.

 

 노세환_Moving-scape (Madrid, Spain)_(각)40x60cm_Lambda 
print_Mono-edtion_2007
노세환_Moving-scape (Madrid, Spain)_(각)40x60cm_Lambda print_Mono-edtion_2007 ⓒ 노세환

 

 박승훈_TEXTUS_Puzzle#004_100x125cm_digital print_2008
박승훈_TEXTUS_Puzzle#004_100x125cm_digital print_2008 ⓒ 박승훈

 

 

 유현미_Still Life(비행,flight)_150x120cm_C-print_2007
유현미_Still Life(비행,flight)_150x120cm_C-print_2007 ⓒ 유현미

 

 이재욱_Seoul Film Stickers_180x60cm_c-print_2005
이재욱_Seoul Film Stickers_180x60cm_c-print_2005 ⓒ 이재욱

 

 C-Gene_9 Abstract_180x400cm_C-print_2005
C-Gene_9 Abstract_180x400cm_C-print_2005 ⓒ C-Gene

 

 노세환은 '달리는 카메라' 시리즈이다. 이는 끝없이 이동하는 사람들의 시점, 그리고 이동하면서 잠시 멈춘 이들을 포착한 사진들과 함께 도시적 일상의 핵심을 보여준다. 24시간 스틸 컷으로 찍은 사진을 이어 붙여 만든 작품은, 보다 많은 장면을 압축된 시간에 연속적으로 보여줌으로서, 도시적 일상의 패턴을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조망하고 있다.

 

 박승훈은 직물의 씨줄과 날줄이 합쳐져 옷감이 되듯 여러 의미를 가진 대상을 임의로 분할하고 다시 결합함으로써 기존의 의미와 더불어 또 다른 의미가 생성의 'Puzzle'을 사진에 담았다. 'Puzzle'는 8x10홀더에 16mm 영화용 필름을 가로와 세로로 빼곡하게 붙여 대상을 조각난 이미지로 촬영하고 이를 다시 수작업과 디지털 작업을 통해 필름을 붙이고 엮어서 최종 이미지를 만든다.

 

 유현미는 오브제의 표면을 오브제 이전의 사물이 가졌던 색감 뿐 아니라 명암 심지어 그림자까지 색으로 표현해 거친 표면과 붓 자국에 의한 회화적인 질감은 영락없이 한 폭의 캔버스를 연상케 한다. 회화적인 연출이 가미된 오브제는 다시 작업실의 무대공간에 놓여 그림자가 완전히 없어지도록 설치한 조명 아래서 최종적으로는 사진으로 촬영한다. 이렇게 조각과 회화, 사진장르의 세 가지 속성이 고스란히 들어간 작업과정은 유현미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재욱의 작업은 사이버공간에서 뉴스로 얻어지는 재해 장면을 필름스티커로 제작한 후 오려서 실제 창문에 붙여 도시의 밤과 낮의 풍경과 함께 사진으로 담는다. 설치 후에 사진으로 찍고 곧바로 철수를 한 뒤 떨어져 나온 스티커들은 뭉쳐져 재해를 당한 새, 꽃 등의 자연생물이 되어 다시 사진과 함께 설치된다.

 

정연두는 특정한 장면과 현실을 영화나 드라마를 찍듯이 세트를 만들어서 연출하여 사진과 영상으로 재현한다. 작가는 최종 결과물을 통하여 동시대인들의 심리적인 흐름과 동시대의 문화적인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C-Gene은 '찍는' 사진이라기보다 '만든' 사진이라는 표현은 그녀의 사진 작품 속에 나타난 원색 헝겊들과 바느질의 뒤엉킴 그리고 살아있는 것들과의 가학적 접합들이 사진이라기보다는 어떤 연출의 집합체로 보인다.

 

 동 시대 현대사진은 탈장르적이고 종합예술적인 외형과 제작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김영섭 사진화랑이 기획한 전시는 그러한 현대사진의 특정한 단면을 잘 반영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2009년 7월 1일 ~ 8월 16일, 김영섭사진화랑 


#현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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