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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부평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업성취도평가 성적으로 학생들에게 학력우수상과 보람상을 주겠다고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
 지난 22일 부평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업성취도평가 성적으로 학생들에게 학력우수상과 보람상을 주겠다고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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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6월 24일과 25일 실시한 자체 학업성취도평가를 두고 일부 초등학교에서 성적우수 학생에게 '학력우수상'을 주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시험이 인천지역 대다수 초등학교에서 기말고사 대신 치러지고 사실상 '일제고사'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전교조 인천지부·참교육학부모회인천지부·인천여성회 등 교육·시민단체들이 철회를 촉구했던 데에다, 초등학생에게 시험점수로 상을 주는 것은 위화감 조성 등의 문제로 이미 오래 전에 없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평지역 ㅂ초교는 '학업성취도평가를 연 4회(1학년은 2회) 실시하며, 학업성취도평가 실시 후 그 결과에 따라 학생 개별적으로 보상을 주어 학생 개개인의 학력 향상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하는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학력우수상과 보람상을 시상한다'는 내용이 담긴 가정통신문을 지난 22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이 가정통신문에는 개인의 전 과목 평균점수가 학년 전체 평균점수보다 10점 이상인 학생에게는 '학력우수상'을, 개인의 전 과목 평균점수가 바로 전에 실시한 학업성취도평가보다 10점 이상 향상된 학생에게는 '보람상'을 시상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학교 교사들은 "초등학교는 학생들의 전인교육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한데, 시험 성적만을 가지고 학생에게 상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학교의 또다른 교사는 "학교장의 추진으로 부장회의에서 이야기가 나왔지만, 대다수 교사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며 "하지만 교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학교장이 이를 추진했고 7월 4일 시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상을 주는 것은 문제다. 평가는 평가에만 머물러야지 일괄적으로 보는 집필고사로 학생을 평가하고 상을 주는 것은 학생들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상을 못 받는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보람상'으로 성적이 올라가는 학생에게도 상을 준다고 하지만, 이는 시험이 쉽고 어려울 때마다 점수가 차이가 있을 텐데,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시상은 '학력우수상'보다는 '보람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우리학교가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와 올해 진단평가에서 기초미달 학생들의 숫자가 많이 나와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대하는 교사들이 많다고 해도 이를 추진하는 것은 다수결의 문제가 아니고 학교장 신념의 문제"라며 "부작용이 생긴다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교조인천지부 초등북부지회 조사결과를 보면 부평지역에서 시험 성적으로 '학력우수상'을 시상하는 초등학교는 이 학교 외에 2개교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3일 학력관리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하고 학력이 낮은 학교의 교장과 교사에게 인사와 성과금에서 불이익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등학교의 '학력우수상' 부활이 일제고사와 인천시교육청의 학력관리 종합추진계획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학력우수상#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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