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자료사진. 토지공사 고봉환 노조 위원장
자료사진. 토지공사 고봉환 노조 위원장 ⓒ 추광규

한국을 대표하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두 공사의 통합작업이 순조롭지 못하다.

 

지난 몇 년간 두 공사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반대해오던 토지공사 노조가 지난 4월 법안 국회통과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통합에 찬성함으로서 급물살을 타게된 통합작업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채 못 되어 심각한 불협화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두 공사의 통합은 국회가 지난 4월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을 통과시킴으로서 두 공사의 통합작업에 들어갔으나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 통합작업과  관련 찬성 입장을 나타냈던 토지공사 노조가 18일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파탄 나는 통합공사' 추진을 당장 중단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제대로된 통합공사로 만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토공-주공 통합작업 어디까지 진행되었나

 

주공-토공 두 공사가 통합이 이루어지게 되면 삼성그룹(175조·63개 계열사)과 한국전력(117조·12개 계열사)을 잇는 재계 3위의 공룡기업이 될 전망이다. 또한 한국 최대의 단일기업인 삼성전자(75조 원)보다도 자산 규모가 1.5배 큰 매머드급 회사가 출현하게 되는 셈.

 

이 같은 거대 기업의 출현을 위해 법안이 국회를 통과 한 직후인 지난달 7일, 서울 양재동에 설립사무국 문을 열고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동 사무국은 또한 지난 5월말 관련 부처와 민간 전문가 15명이 참여하는'통합공사설립추진위원회'(이하 설립추진위)를 구성하면서 구체적 통합방안을 마련 중에 있기도 하다.

 

설립추진위는 현재 오는 10월 1일 통합공사 출범 전까지 토지주택공사 본사 위치와 두 기관의 중복 기능 조정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는것.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설립추진위의 안이 알려지면서 토공노조의 반발이 터져 나온 것이다. 

 

토공 노조는 자신들이 통합공사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내세웠던 "통합공사의 재무위험관리대책", "합리적인 기능조정 및 토지-주택의 기능특화를 통한 효율성 강화". 그리고 "객관적인 전문용역기관의 용역결과 반영", "통추위 결정을 토대로 한 기능 및 조직설계를 기초로 한 인력구조조정 최소화" 등의 대안이 최근 알려진 국토해양부의 기능 및 조직설계안에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토공노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토공 노조는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18일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반발 움직임을 나타냈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파탄 나는 통합공사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자신들은 "그 동안 통합공사의 성공을 위해 정당한 주장이 외면 받는 참담한 현실에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해 왔는데도,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우려의 수준을 넘어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려 했다. 

 

토공 노조는 계속해서 "이성을 상실한 막가파식 정책결정의 시정을 강력히 촉구하며 우리의 정당한 목소리가 의도적으로 외면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그 동안의 통합정책 지지의사를 철회하고 사무국 철수 등 모든 협조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며 선을 그었다.

 

토공노조는 또한 "국토부안은 그들이 스스로 인정하였듯이 통합의 명목상 상징적 효과만을 염두에 두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국토의 효율적 이용․관리․개발이라는 상위개념의 비전은 포기하고 '보금자리주택'이라는 이름으로 교묘히 포장한 '공룡 임대주택공사'를 만들자는 것이다"라며 비판했다.

 

또한, 현재 알려진 안은 "재무적인 대책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면서, "택지나 신도시 등 그 동안 수익이 창출되던 사업은 모두 축소되고, 공공부문이 개입하지 않아도 이미 포화상태이며 통추위에서도 기능폐지로 결론이 난 중대형분양아파트 사업마저 안고 가자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막말로 그 동안 중소형이든 중대형이던 주공의 분양아파트가 왜 경쟁력이 없었는가?"라고 따져 물은 뒤, 이 같은 통합 안은 "양 공사의 통합을 통해 자리 챙기기에 혈안이 된 국토부의 일부 양심 없는 관료, 경영실패의 책임을 화학적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마구 섞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하고 국가재정이 투입되던 말든 밥그릇 지키기에만 혈안이 된 몰상식한 공기업 노조와 경영진들" 때문 이라며, 통합에 적극적인 주공 노조까지 싸잡아 거칠게 비난했다.

 

토공 노조는, "우리 노동조합은 토공과 주공의 내용을 속속들이 너무나 잘 알기에, 지금 추진되고 있는 통합공사의 모습으로 간다면 이것은 무조건 망하고 만다. 국민의 이름으로 잘못 가고 있는 통합공사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토공노조는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후 다섯 가지의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만약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 지금 까지와 같은 협조를 철회하고 투쟁에 돌입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4월 법안 통과 이전 통합에 반대하며 내세웠던 각종 이미지
4월 법안 통과 이전 통합에 반대하며 내세웠던 각종 이미지 ⓒ 토지공사 노조 홈페이지

 

토지공사 노조가 내건 다섯 가지의 요구조건은!

 

토지공사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의 요구조건을 국토해양부가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첫째, 경제파탄을 몰고 올 통합공사 재무파탄 방지를 위해 '통합공사 재무대책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라

 

둘째, 그동안 진행되어 온 통합관련 재무 및 조직 용역의 중간결과를 즉각 공개하고 관련 공청회를 개최하라

 

셋째, 통합의 목적은 효율적인 통합공사를 만드는 것인바 통합추진위에서 결정한대로 기능을 조정하라. 중대형분양아파트폐지, 집단에너지사업폐지, 비축임대아파트폐지, 임대주택관리운영을 주택관리공단으로 완전 이관하라

 

네째, 조직설계는 전문기관의 의견대로 토지부문과 주택부문을 구분하여 전문화와 효율화를 달성하도록 하라.

 

다섯째, 화학적 통합이라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로 섣부르게 추진되고 있는 직원화합 시도는 갈등만 증폭시키는바 즉각 중단하라.

 

토공-주공 통합 갈길 멀다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두 공사의 통합의 물리적인 시간은 앞으로 불과 삼개월여 남겨 놓았지만 앞으로 그 통합과 관련해서는 결코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 같다.

 

강경한 반대 입장에서 법안 통과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통합찬성으로 돌아섰던 토공 노조가 또 다시 원칙론적인 문제점을 들면서 강경한 자세를 분명히 함으로서 이들의 요구사항을 국토해양부가 어떤 선에서 수렴하느냐가 최대의 현안으로 떠 오른 셈.

 

하지만 그동안 통합 추진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조직개편 과정에서의 인사 구조조정 문제와 본사 이전문제등 현안 문제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국토해양부는 토공노조의 이 같은 요구사항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게 될것 같다.

 

산 너머 산인 셈이다. 어쨌든 통합 작업 돌입 두 달이 채 안 돼 거칠게 불만을 표하고 나선 토공노조의 요구를 어느 선에서 수용하느냐에 따라 토공-주공 두 공사 통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국토지공사#대한주택공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화물차는 굴러가는게 아니라 뛰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물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신문고 뉴스> 편집장 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