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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쿨 대표 아줌마 아이들을 너무 사랑할 것 같은 맘스쿨 대표 아줌마다. 나는 내 딸아이 친구 녀석인 준표 엄마를 그냥 '아줌마'라 부른다.
맘스쿨 대표 아줌마아이들을 너무 사랑할 것 같은 맘스쿨 대표 아줌마다. 나는 내 딸아이 친구 녀석인 준표 엄마를 그냥 '아줌마'라 부른다. ⓒ 권성권
내 아이들 둘은 현재 서울 마천동에 있는 천마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최근 그곳의 아줌마 대표를 만났다. 어머니 대표라는 게 옳겠지만 왠지 아줌마 대표라고 해야 더 정감이 가지 싶다.

그 아줌마 대표가 최근에 일을 냈다. '맘 스쿨(Mom School)'을 연 게 바로 그것이다. 옹색하기 그지없지만 그 분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 '맘스쿨'이란 게 뭡니까?
"어린이집 정규수업이 끝나면 자원하는 아이들에 한해 엄마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죠. 물론 아이들을 가르치지 못하는 엄마들은 아이들을 맡기는 대신 재정지원을 해 주고요."

- 어린이집 정규수업이 보통 몇 시에 끝나는 데요?
"제가 알고 있기로는 오후 3시면 다 끝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때 간식을 먹이죠. 그러면 그 시간 이후에 아이들을 데리러 오는 학부모도 있죠. 맞벌이 부부들은 6시가 넘어서야 아이들을 데리러 오구요."

- 그때부터 학부모들이 올 때까지 아이들은 주로 뭘 하나요?
"아이들은 만화 영화를 보면서 놀죠. 그래서 무료하게 지내는 것보다 맘스쿨에 참여하여 배우게 하는 게 훨씬 낫다고 판단했죠."

- 맘스쿨에서 배우는 과목은 뭐가 있나요?
"보통 6-7세 아이들과 4-5세 아이들로 구분하고 있어요. 나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보통 6-7세 아이들은 월, 수, 금 오후 3시 50분부터 4시 30분까지 영어 파닉스를 가르치죠. 화요일과 목요일은 그 시간 대에 마법천자문을 가르치구요. 그리고 오후 4시 45분부터 5시 25분까지 오르다 미술을 가르쳐요. 수요일 그 시간대엔 요리교실을 열었구요. 4-5세 아이들은 월,화,목,금 5시 40분부터 6시 20분까지 프뢰벨 미술을 배우죠. 수요일에는 책 낭독을 해 주고요. 아이들이 무척 재밌어 해요."

맘스쿨에서 배우고 있는 아이들 맘스쿨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 모습이죠. 재밌게 보이지 않나요?
맘스쿨에서 배우고 있는 아이들맘스쿨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 모습이죠. 재밌게 보이지 않나요? ⓒ 권성권

- 천마 어린이집이 구립이라 백 명이 넘는 아이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현재 맘스쿨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은 몇 명이나 되나요?
"현재는 얼마 안 되요. 아직 시작 단계니까요. 6-7세 아이들이 5명 정도구요, 4-5세 아이들도 5명이에요."

- 뭐든지 초기 단계가 어려운데,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뭘까요?
"시행착오라 할 수 있죠. 6-7세반 아이들이 수업한 후에 4-5세반 아이들이 수업을 받는데, 그 교차 시간대가 힘들어요. 그 시간대에 다른 엄마들이 봐 줘야 하는데, 그게 아직 처음이라 잘 안 되고 있어요. 함께 해 줄 엄마들이 절실해요."

옹색한 그 인터뷰를 뒤로하고, 아이들 수업 시간대에 잠시 들어가 보았다. 그랬더니 몇 명의 아이들이 맘스쿨에서 정말로 재미있게 배우고 있었다. 만약 맘스쿨이 없었다면 이 아이들이 여전히 만화영화에 빠져 텔레비전 화면에 몰두해 있지 않겠나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니 괜스레 아이들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벌이 부모가 오기까지 저녁 6시가 넘도록 어린이집에서 기다려야 할 아이들이 눈에 밟힌 것이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맘스쿨이 개설되었으니, 어쩌면 천마 어린이집에서도 좋아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인터뷰를 끝내고 생각해 보니, 내가 대표 아줌마를 만나 인터뷰라는 걸 시도한 게 참 잘한 일이라 싶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어린이집에서 그 시간대에 무료하게 아이들을 텔레비전 앞에다 모여 있게 할 것이 아니라, 맘스쿨이라는 걸 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그러고 보면 그 맘스쿨이라는 걸 전국적으로 추천하고픈 마음에, 그 아줌마와 인터뷰라는 걸 해 봤는지도 모르겠다. 생전 처음 한 인터뷰지만 그래서 무척 뜻깊은 인터뷰였지 싶다.


#맘스쿨#아줌마 대표#어린이집 3시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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