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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죽음

           

             

 대통령이나

 한 시민이나

 모두

 '우리'라는 공동체를 만드는 한 조각들이다

 

대통령이라는 권좌를

앞세우는 것보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사람다운 삶'을

실현하려고 했던

그의 생활신조가

그의 죽음으로 퍼졌다

 

삶과 죽음을 여일하게

관조한 선경이다

'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 조각이다'란 말은

초월자의 풍모이다

 

그의 미완의 정치 신조!

그것은!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사람다운 삶의 구현,

권위주의 청산,

힘없는 민초들의 인권 보장,

삼권분립 실현,

지역주의 타파,

주체성있는 균형외교,

민족분단 극복이었다.

 

그의 죽음은

이러한 이상을 확인시켰다

솔직하고 소탈한 그의 마음을 알게 했다

'배고프고

입을 것이 없어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죽어가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사람다운 삶'을 실현하는 일은

이제

살아 있는 자의 몫이 되었다

 

시골 사람처럼

소탈하다는 말 속에는

머리만 키우는 삶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을

함께 만들어 가는

자연의 이치가 숨겨있다

권력지향적인 삶으로서는

터득하기 어려운 순수함이 있다

자연인으로서 지니고 있는 진솔함이다

 

그에게는 

권력의 자리에서 서 있는 것

그 자체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른 일이었다

 

 

그가 말한 '원칙'은

자연의 이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모든 정치적 큰 힘들이

억눌린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권리가

정당하게 실현되는 데에 쓰여 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정치, 사회 문화는

그것이

바보스럽다고 했다

아니

자신의 이익과 반대되는

정책만을 골라 매도했다!

비웃었다!

정적으로 몰았다

씨를 말리려했다

그들에게는

'우리'라는 공동체는

모두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대상이었다

그들은

그의 순수함과 솔직함을 낭만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직전 대통령이 사라졌다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할 수도 있었던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힘을 모두

국민에게 되돌려 주려고 애썼다

그래서 우리는 바보라고 했다

 

그의 죽음이

한없이 민족 모두에게 허탈함과 슬픔과 비통함으로

길게 남아 있다

참으로 우리 시대의 큰 대들보가 내려앉았다

 

그는 생을 마지막 정리하는

순간에도

'아무도 원망하지 마라'고  달랬다

 

'죽음과 삶이 자연의 한조각'이란 말을 남기며

홀연히 떠난 그의 죽음 앞에

 

'나'는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아~ 아~

그 분이 다시 살아 오신다

 

     강승규(우석대 교수)/2009/6v/1


#대통령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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