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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서동만 상지대 교수
고 서동만 상지대 교수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반도 문제 전문가이자 노무현 정부 첫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서동만 상지대 교수가 4일 오후 경기도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별세했다. 지난해 2월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온 서 교수는 운명 직전인 지난달 31일 53번째 생일을 지냈다.

서 교수는 대표적인 대북화해 협력론자이자 진보 성향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서 교수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외교안보연구원 등을 거쳐 2001년부터 상지대 교수로 재직했다.

서 교수는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분야 참모진을 이끌었고, 대선 직후에는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분과 위원'을 지냈다.

서 교수는 2003년 4월 국정원 최고 핵심 요직인 기획조정실장에 발탁됐고, 노무현 정부는 국정원의 정치색을 빼고 대북·해외 첩보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서 교수는 국정원 개혁 작업을 진행하다가 내부 반발에 부딪혀 부임 10개월여 만인 2004년 2월 물러났다.

공직을 그만두고 학자의 길로 돌아온 서 교수는 지난 2005년 <북조선 사회주의체제 성립사 1945-1961>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출간했다. 이 논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성립과 초기 역사를 파헤친 대표적인 실증 연구로 평가받았다. 이 밖에도 <북한의 개방과 통일 전망>, <1950년대 남북한의 선택과 굴절>, <한반도 평화보고서>(공저) 등의 저서가 있다.

서 교수는 지난해 8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 국정원의 대북라인 약화는 대북 강경기조의 추진이 구조적 원인"이라며 "지난 10년간 북에 대한 가장 높은 수준의 정보는 화해협력 과정에서 나왔다"고 말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북측과 모든 공식·비공식 라인이 단절된 상태에서는 의미 있는 정보 수집이나 대화 루트가 복원되기 어렵다는 지적인 셈이다.

서 교수는 '긴급조치 9호 세대'다. 서울대 정치학과 4학년 때인 1978년 시위를 주동해 투옥된 바 있고, 서울대 75학번 동기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는 30년 넘은 술친구로 유명하다.

유족으로는 김진영 교수(연세대 노어노문학)와 대학생 딸이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세브란스병원. 발인은 8일 오전 7시. (02)2227-7580.


#서동만#노무현 정부#국정원 기조실장#한반도 문제 전문가#대북화해협력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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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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