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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풍에 좋다는 '방풍'.
중풍에 좋다는 '방풍'. ⓒ 임현철

"머위, 취, 땅두릅, 방풍. 금오도가 자랑하는 4대 명품 나물이다."

나물에도 명품이 있을까? 여수시 남면 금오도 나물을 소개하는 강기천(46)씨 얼굴에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를 앞세워 명품 나물 중 '방풍' 밭으로 향했다. 이런 데는 이유가 있었다. 지인의 말이 생각나서다.

"이상한 걸음으로 걸을 바에야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

섬뜩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건강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중풍으로 떨어져 병원 신세를 져야 하고, 요상한 폼으로 걷는 걸 빗댄 말이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풍에 좋다는 '방풍' 나물을 택한 것이다.

 여수시 남면 금오도에서 재배되는 특산물 '방풍'
여수시 남면 금오도에서 재배되는 특산물 '방풍' ⓒ 임현철


 방풍 꽃
방풍 꽃 ⓒ 임현철

해풍 맞은 향 좋은 방풍, 중풍ㆍ정력 등에 '딱'

바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지난 달 31일, 다도해가 훤히 보이는 밭에는 4식구가 방풍을 따고 있다. 김판석(72)ㆍ윤청자(66) 내외와 손자 손주까지 일을 거들고 있다.

- 방풍은 어떻게 먹나요?
"쌈으로 싸 먹어도 좋고, 녹즙, 나물, 건(마른)나물 등으로 먹어."

- 많이 팔려요?
"많이 팔려. 봄에는 수확하면 바로 팔려나갔는데, 지금은 잎이 부드럽지가 않아 삶은 다음 말려서 건나물로 팔아. 나물은 kg에 4500원이고, 건나물은 5천원이야."

- 일년에 몇 차례나 수확해요?
"년에 5번 정도 수확해. 이 1300평 방풍농사로 일년에 800만 원 정도 벌어. 다른 작물보다 수입이 괜찮은 편이지."

- 금오도 방풍 자랑 좀 하세요?
"본래 바닷가 바위틈에서 자라는데 그걸 농사로 연결시킨 거야. 금오도 방풍은 북쪽에서 부는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향이 좋아. 중풍에도 좋고, 정력에도 좋고, 다 좋아."

 요즘엔 방풍 잎이 질겨 삶아 말려 건나물로 판매한다. 도로에서 말리고 있는 방풍.
요즘엔 방풍 잎이 질겨 삶아 말려 건나물로 판매한다. 도로에서 말리고 있는 방풍. ⓒ 임현철

 방풍 나물
방풍 나물 ⓒ 임현철

금오도 특산물, 웰빙 민속 채소 '방풍'

다 좋다니, 욕심(?)도 많으시다. 방풍은 우리네 웰빙 농산물인 셈이다. 본래 음식은 눈으로 먹고, 코로 먹고, 귀로 먹고, 입으로 먹는다. 향이 좋다면 코로 먹기에는 '딱'이다. 방풍은 6월 꽃이 피면 나물로는 수명을 다한 거다.

대신 이때부턴 저장해뒀다가 겨울철까지 먹을 수 있도록 말려서 판매한다. 봄에 푸성귀를 갈무리 했다가 겨울까지 먹었던 조상들 지혜를 이어받은 것이다. 판매는 중산 상인들이 섬에 들어오는 편에 주로 넘긴다. 방풍은 식방풍, 갯기름 나물로도 불린다.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국민들이 웰빙 농산물을 선호함에 따라 민속채소인 방풍을 금오도 특산물로 육성하고 있다"면서 "재배면적은 120ha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제철 음식이 최고라고 하니, 될 수 있는 한 천지간의 기운을 듬뿍 담고 있는 나물을 먹으면 좋을 성 싶다. 밭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일손을 돕는 손자 손녀가 대견하게 느껴진다.

 중학생인 손자도 방풍 수확에 합류했다.
중학생인 손자도 방풍 수확에 합류했다. ⓒ 임현철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방풍#금오도 특산물#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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