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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서거정국'을 거치며 나빠진 민심 탓에 빚어진 해프닝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다음'의 '아고라'에 뜬 글 때문이다.
 
이 글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다음날인 지난 달 24일 나 의원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프랑스 파리의 한 식당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글은 언론사에도 제보돼 일부가 확인취재를 하기도 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에 나 의원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해당 누리꾼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서거 다음날 파리서 '술판'"... 거짓글 '아고라'에 퍼져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남소연

자신을 '파리 유학생'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글에서 "파리 시각으로 5월 24일 오후 7시 제가 일하는 식당에 한나라당, 민주당 국회의원 6분을 포함 나랏일을 하시는 12분이 다녀가셨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 불과 하루 밖에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 프랑스에 '관광'하러 오신 이 분들은 현실은 아랑곳하지 않고 술을 마시더니 가게가 떠나갈 정도로 웃고 떠들고 박수치고 심지어 노래까지 부르시더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들이 먹었다는 밥값까지 소개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고흥길 위원장과 나경원(한나라당)·전병헌(민주당)·이용경(창조한국당) 의원 등 여야 간사가 지난 달 17일부터 24일까지 유럽시찰단으로서 프랑스-핀란드-노르웨이 등을 방문한 일과 연결해 쓴 글로 보인다.

 

이 글은 '나경원 의원, 파리에서 술판' 등의 제목으로 인터넷에 퍼졌고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일부 언론사에도 제보됐다.

 

그러나 당시 출장 일정에 비춰보면, 이 글은 사실이 아니다. '파리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지난 달 24일(파리 현지시각)은 노르웨이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이미 귀국한 뒤다.

 

고 위원장, 나 의원, 전 의원 등은 "칸 영화제 기간 중 열린 '한국영화의 밤'에 참석한 뒤, 19일 파리를 들르긴 했지만 프랑스 의회 의원들과 만찬, 미디어 관련 간담회를 하느라 빠듯한 일정을 보냈다"며 "글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 노르웨이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대사관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단체 조문을 한 뒤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을 서둘렀다는 설명이다.

 

나 의원 "이미 널리 퍼져 지인들까지 알 정도"... 경찰에 누리꾼 '고소'

 

 다음 '아고라'에 올린 '나경원 파리에서 술판' 글은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위 사진은 다음측에서 글을 삭제하기 전인 5월 26일 오전 11시 35분에 화면 캡춰한 것인데 '추천 베스트 6위'에 올라 있다.
다음 '아고라'에 올린 '나경원 파리에서 술판' 글은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위 사진은 다음측에서 글을 삭제하기 전인 5월 26일 오전 11시 35분에 화면 캡춰한 것인데 '추천 베스트 6위'에 올라 있다. ⓒ 김당

해당 글은 나중에 삭제됐지만, 나 의원은 "피해가 막심하다"며 글을 퍼 나른 누리꾼 두 명을 '사이버 명예훼손죄'(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로 지난 달 27일 고소했다.

 

나 의원 측은 고소장에서 "24일 파리에 있지 않았는데도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나 의원을 악의적으로 모함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일정표 등을 게시하며 해당 게시물이 허위 사실이라는 점을 수 차례 밝혔음에도 해당 게시 글을 지속적으로 '퍼나르기' 방식으로 유포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독려했다"며 "법의 엄중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고소한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3일 기자와 만나 "명백히 사실이 아닌데도 이미 글이 널리 퍼져 최근엔 지인들까지도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물어올 정도"라며 "거짓내용이 기정사실처럼 돼버려 부득이하게 고소까지 하게 됐다"고 그간 겪은 마음 고생을 토로했다.


#나경원#파리술판#사이버명예훼손죄#사이버모욕죄#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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