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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부터 춘천 공지천을 시작으로 24일 춘천마임축제 개막식까지 시민들과 함께하는 '공지어 9999' 행사가 이루어졌다. 브라운 5번가에도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졌으며, 춘천시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상상의 공지어 그리기' 공모를 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만든 공지어는 미공간봄에 전시돼 있다. 축제 마지막 날 공지어 9999마리를 불태우는 '아!우다마리'가 있을 예정이다. 오는 31일, 우다마리 내 파란달 공지어 광장에서 세워진 4m의 구조물에 공지어를 매달아 불태움으로써 8일간의 축제도 끝이 난다.

 

 

전설의 공지어와 새로운 마임축제 신화의 만남

 

2009 춘천마임축제에서는 '우다마리' 난장마을(공지천, 어린이회관 일대)로 성지를 옮기면서 변화된 것들이 많다. 공지어 만들기 프로젝트 역시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활발한 시민참여를 도모하고 있다. 강대선, 김승혜, 류재림, 이봉수, 이완숙, 임경미, 지유선 이렇게 7명의 작가들이 시민들과 함께 신화 속 공지어를 부활시켰다.

 

 

 

'공지어 9999'는 단순히 시민 참여에만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바로 그 속에 깨비들의 안타까운 신화가 마임축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 이야기는 춘천의 대표적인 명소 공지천의 설화에서 출발해 새롭게 기획됐다. 조선시대 대학자 이퇴계 선생이 공지천(당시 곰지내)에 짚을 썰어 내던졌더니 공지어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공지천에 살고 있을지 모르는 전설의 공지어, 이를 바탕으로 지금부터 새로운 신화가 펼쳐진다.

 

'우다마리' 한마음 한 뜻으로 소원 빌어야

 

신화를 이야기하자면 이러하다.

 

"아주 먼 옛날, 끝도 보이지 않는 우주에 깨비들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깨비들은 우주 여행을 떠났는데, 그만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지구 춘천의 공지천에 떨어지고 말았다. 깨비들은 낯선 별, 지구 곳곳에 흩어져 살기로 한다. 그리고 이곳을 '우주로 다시 돌아가는 마음으로 만나리'라는 뜻으로 <우다마리>라고 부르고, 매년 5월말 춘천마임축체 때 다 같이 모여 고향 우주를 그리워하는 축제를 벌이기로 한다…(이하 생략)"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공지어 9999마리를 만들어 불태우면 하늘길이 열리고 깨비들이 고향 우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공지어는 상상의 물고기로, 깨비들이 우주로 돌아갈 때 다리가 되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모든 깨비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빌어야만 되는데 꼭 딴 생각을 하는 깨비가 있어 하늘길이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매년 깨비들은 우다마리에 모여 공지어 9999마리를 만들면서 우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빈다.

 

이색적인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시선 끌기

 

올해 춘천마임축제에서 깨비들이 모여 소원을 빌었다. 축제 참가자 모두가 깨비가 되어 지푸라기를 이용한 공지어를 자유롭게 만들고, 자신의 소원을 적어 줄에 매단다. 이들의 간절한 소원이 이루어질지는 31일 확인할 수 있다.

 

24일, '공지어 9999' 행사에 참여했던 김이현(15) 양은 "우리가족이 늘 건강하기 바란다는 소망을 공지어에 담았다"며 "폐막식에도 참여해 공지어를 태워 소망을 하늘로 보내는 것도 보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번 축제에서는 늘어난 시민참여 프로그램들로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관객이 춘천마임축제 공연을 본 후 비평해보는 '깨비비평단', 시민이 직접 거리공연과 공연제작에 나서는 '거리공연제작 워크숍' 등 이색적인 행사가 그 예이다. 다함께 즐기는 축제이니만큼 우리 모두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공지어 9999' 신화로 새롭게 재탄생한 춘천마임축제, 하나의 이야기로 꾸며져 더욱 흥미진진해졌다는 평이다. 다음 축제 때는 어떤 이야기가 우리를 찾아올까? 결국 우주로 돌아가지 못한 깨비들의 다른 이야기도 기대해본다.


#춘천마임축제#공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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