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코레일 광주지사(광주지사)가 여행사와 손잡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해 이른바 명문대 견학 여행 상품으로 영업 행위를 하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명문대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고교는 있으나 이를 독립된 여행 상품으로 내놓은 곳은 전국에서 광주지사가 유일하다.

 

광주지사는 지난 2007년 2월부터 광주·전남지역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KTX 타고 명문대 견학 및 서울 나들이(아래 명문대 견학)'라는 이름의 여행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SKY라고 부르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이화여대를 포함한 4개 대학을 순례하는 여행 상품이다.

 

이를 통해 "전라도 지방에 사는 학생들이 서울의 명문대를 직접 방문해 꿈을 키우도록 한다"는 것이 광주지사의 설명이다.

 

광주지사와 해당 여행사는 "광주는 물론 여수, 목포, 나주, 광양, 보성 등 여러 학교와 학생들이 이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문대 견학한다고 명문대생 되나

 

그러나 명문대를 향한 학생과 학부모의 심리를 자극해 공기업이 돈벌이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의 한 고교 교사는 "서울을 향한 출세 욕망이 이처럼 노골적이라는 게 서글프다. 전남과 광주가 소외된 지역으로 취급받던 시절의 악몽이 이런 흉물스런 돈벌이 상품을 만들게 한 것 아니겠는가"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광주역에서 만난 ㄱ씨도 "명문대 견학을 간다고 모두가 명문대생이 되는 게 아닌데, (광주지사가) 너무 속 보이는 짓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대학생 ㄷ씨도 "KTX 타고 서울대 가면 ○○항공 타면 하버드대에 가는 거냐"며 "한마디로 웃긴다"고 말했다.

 

한편 명문대 견학 상품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부 편법을 동원하는 등 파행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단위가 아닌 일반 학생 개인을 모집해 견학을 갈 경우 여행사 단위의 신청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학교나 학원에서 단체 견학을 신청하는 것처럼 일부 대학을 속인 것이다.

 

명문대 견학 담당 ㅁ여행사 이아무개씨는 "여행사를 통해 견학을 신청하면 일부 대학에서는 등록 자체가 안 돼 가이드 지원 등을 받을 수가 없다. 그래서 여행사가 아닌 일반단체로 위장해 신청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안면이 있는 학원장이나 학교 교사의 이름을 빌려 학교나 학원에서 단체 견학을 신청한 것처럼 위장한다"는 것이다.

 

개인 아닌 학교 명의로 견학 신청하기도... 편법 논란

 

이러한 사실은 광주지사에서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까지 이 업무를 담당했던 광주지사 ㄴ씨는 "서울대만 그렇다(여행사 단위의 견학 신청을 안 받는다)"며 지난해부터 알고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ㄴ씨는 "자신이 담당하던 지난해에는 거의 모든 신청이 학교 단위로 이루어졌다"며 "그런 사례는 일부의 시행착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대 측은 "여행사의 견학 신청은 불가하며, 학교 단위의 신청도 학교장의 정식 공문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명문대 견학 프로그램에서 서울대를 빼놓을 수 없다는 걸 감안하면 편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문제지적에 대해 광주지사 ㄴ씨는 "지방에서 명문대에 한 번 가보는 게 좋지 않나? 운영하다 보면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명문대 견학 프로그램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명문대 견학 상품은 광주지사가 KTX 운임료를 챙기고, 여행사가 나머지 몫을 가져가는 수익구조를 지니고 있다. 참가 학생들은 목포역 출발 기준 당일 일정은 8만 원 내외, 1박2일 일정엔 12만 원 내외의 비용을 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희망> 실린 내용을 고치고 보충한 것입니다.


#철도공사#서울대#고려대#연세대#명문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