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날.
밥상에 꽃을 놨다.
진달래꽃이 살짝 붉힌 촌 사람 수줍음 같다.
워낙 고지대라 우리 동네서만 볼 수 있는 진달래 꽃이다.
아니나 다를까.
"밥상에 웬 꽃이냐?"
밥 먹는 밥상에 꽃병 놓는 놈이 어딧냐고 야단이시다.
어머니 날이라고 했더니 '찌랄하고 있다'하신다.
삶 자체가 버거우시니 꽃인들 반가우랴.
내가 드렸다가는 또 야단 맞을까봐
아들을 시켰다.
"할머니 꽃 달으세요."
"아내(안해)"
"오늘이 어머니 날이에요."
"찌랄하고 자빠졌다. 나는 젊을때도 그렁거 안 했어. 저리 치아~"
꽃송이는 끝내 어머니 가슴에 달리지 못했다.
어머니날 새벽부터 산과 들을 누볐다.
이 골짜기 저 골짜기, 냇가에 핀 꽃, 높은 밭 언덕에 핀 꽃.
유난히 흰꽃이 많았다.
새로운 발견이었다.
색색가지 한지를 펼쳐놓고
가위,은박지호일,사인펜, 가는 철사 등등
소품들을 늘어놓고 꽃다발과 꽃송이를 만들었던 것이다.
진짜 꽃.
자연속에서 자란 진짜 꽃으로.
제법 잘 만들었다.
어머니 날 꽃송이.
꽃 색깔도 잘 섞었고
꽃 크기도 잘 나누었고
길이도 들쭉날쭉 이쁘게.
꽃보다 더 환하게 피어 나신 어머니 웃음꽃
아랫집 할머니 가슴에 꽃송이를
달아 주시면서
더 좋아하시는 어머니.
어머니날
제대로 피어 난 꽃
가장 아름다운 꽃.
어머니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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