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먹는 것'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다. 꽤 주기적이며, 빈도도 높고, 형태도 다양하다.

 

외국산이 조용하다 싶으면 국내 대기업들이 내 놓은 가공식품에서 이상이 있다거나, 먹는 것에 들어가서는 안 될 말린 생물(?)이나 화학성분이 검출이 되었다는 정도로는 이제 더 이상 우리의 호기심을 자아내지 못한다.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이다

 

분유파동, 멜라민 파동을 겪은 지 몇 개월이 지나 잠잠 하자, 이번엔 탈크 속의 석면이 문제가 되어서 약품이니 화장품이니 식품 등에 포함되었는지 여부를 따진다고 식약청 담당들이 땀 깨나 흘렸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누가 문제일까? 자신들은 절대 먹지 않는 음식을 만들고 있는 식품제조업자일까. 아니면 식물에 못쓸 첨가물을 제조하는 업자들일까. 그것도 아니면 그런 식품을 무분별하게 진열해놓은 판매자인가. 생각 없이 보지도 않고 좋다고 사는 소비자인가.

 

문제는 나, 내가 바뀌어야 한다

 

그럼 다시, 이번엔 나에게 묻자. 과연 나는 내가 먹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가.

 

하나, 농산물도 우리가 '농약'이라고 부르는 '독'으로 오염되어 있는 것쯤은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사먹을까. 버젓이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은 포장지가 씌워진 야채를 마다하고 그 옆에 인증표시가 전혀 없는 같은 농산물을 장바구니에 집어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둘, 가공식품들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요즘의 젊은 주부들이라면 알고 있다. 그런데 왜 매장에서 이런 식품류는 줄지 않고 점점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는 것일까. 요즘 대세인 무첨가, 무색소, 무조미료라고 포장지 한쪽에 강조해서 써 놓은 식품류들은 과거와 맛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값의 차이가 없는 것일까. 궁금하기는 한 건가.

 

셋, 집에서 해먹는다. 기분 좋게. 그런데 과연 집에서 해 먹는 밥상에 올라온 식품들은 완전히 자연 그대로일까? 예를 들면 된장찌개에 고등어조림과, 명란젓이 있다면 밥상을 본 누군가가 이건, 완전한 자연식이군, 이라고 할 수 있을까.

 

넷, 과자를 안 먹을 수 없을까. 과자의 해악에 대해서는 다양한 경로로 많은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과자뒷면에 표시되어 있는 첨가물들은 별로 변하지 않고, 최근에 대형마트를 통해 오히려 양을 줄여서 이익을 높이는 '사기'나 행하고 있는 회사와 유통업체들에게 왜 '심판'은 행해지지 않고 있는가.

 

자, 그 해답은 기자가 소개한 책을 읽거나, 여러분이 진정으로 음식에 관심이 있으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식품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은 많다. 이 책의 경우는 한쪽으로 치우친 느낌이 강하다. 음식에 첨가된 화학첨가물에 대한 관심을 불러온다. 관련 다른 책들과 다르게 좀 더 설득력이 강한데, 이유는 저자가 식품회사를 상대로 한 첨가물제조사의 영업최전선의 베테랑이었다는 데 있는듯하다.

 

음식 같지 않은 음식들을 아주 먹기 좋은 질감, 보기에 예쁘게 만들어주는 첨가물. 이에 대한 수많은 조합의 레시피를 달달 외우고 있고 응용도 자유자재로 하는 저자는 어느 날 자신의 아이들이 자신이 첨가물을 통해 음식물쓰레기를 탈바꿈 시킨, 신제품 고기완자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오, 안 돼. 그리고 그날 이후  바로 회사에 사표를 내고 방향을 180도 바꿔서 첨가물의 해악을 경고하는 전령이 된다. 일본 전역에서 식품첨가물로 하는 쇼를 공연하고 다니는 것이다.

 

'여러 아이들이 교실에 앉아서 단상을 바라보고 마치 화학실험실을 방불케 하는 여러 약품병과 비커가 놓여있는 탁자위로 가운을 입은 저자가 서 있다. 천연식품은 눈을 씻고 봐도 하나 없다. 교실 뒤엔 학부모들이 서서 바라본다. 자, 여러분이 많이 마시는 과일주스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맹물에 흰 가루로 보이는 약품을 하나하나 섞으면서 설명해준다. 일단 단물을 만들고, 너무 달아서 못 마시니 맛을 조절해주고, 색이 없으니 색을 좀 넣어주고, 맛에 맞는 색을 만들기 위해 이것을 더 넣어주면 됩니다. 마셔보세요. 처음에 가루를 맹물에 타는 과정에 '우웩'하던 아이들이 최종 결과물을 마셔보고는 사먹는 음료랑 맛이 같다며 놀라워한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어른들은 당황스럽다'

 

위의 장면은 얼마전부터 방영된 '스펀지2.0'에서 '알아야 산다' 라는 꼭지로 볼 수 있었다. 프로그램 다시보기를 위해서 방송사 게시판을 방문했다. 놀랍게도 불평과 불만의 글들이 가득하다.

 

정보의 '유용성'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도대체 뭘 먹으란 말이냐', '그래서 어떡하라는 거냐', '보기 전까지 잘 먹던 음식들이었는데 식욕이 떨어졌다 책임져라' 등 어떤 글들은 심각하게 사실을 들춘 방송프로그램의 의도를 비판하는 글들이었다. 내 생각엔 오히려 이런 정보를 준 방송을 고마워해야 할 듯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이 먹을 수밖에 없는 시청자들에게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감정을 건드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도 마찬가지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 중에는 어쩔 수 없지만 주의해야한다는 태도의 저자를 비판하는 독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기본정보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자동차에 기름을 넣어야 차가 움직이고 주기적으로 엔진오일을 넣어야 차가 무탈하다는 것은 자동차 운전자라면 모든 이가 다 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라면에 어떤 첨가물이 들어가고 그 첨가물이 기본적인 식재료에 어떤 '마술'을 부리는 지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는 이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명색이 온 국민의 '완전식품'인데 말이다.

 

온전히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몸소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식품에 대한 관심은 힘든 지경이다 바쁘고 피곤한 하루 속에서 내가 지금 먹고 있는 것까지 생각할 여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하지만 적어도 의식 없이 먹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원인도 모른 채 나의 건강을 내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어떤 책이 말하듯이 '차라리 먹지 않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아이 먹거리에 관심있는 분들 참고하실 책

1. '먹지마, 위험해' - 일본서적을 번역한 책. 식품별로 정리되어 있어 이해가 쉽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2.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 - '먹지마, 위험해'의 우리나라 판이라고 할까. 식품에 대한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한 어머니들의 노력이 정리된 책이다.

3.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 2'- 굶기기만 하면 되겠는가. 먹여야 하는데 어떻게 먹일지 궁금한 부모들에게 좋은 먹을거리의 대안을 알려주는 책

덧붙이는 글 |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  
 
아베 쓰카사/안병수 역/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10,000원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2006)


태그:#식품첨가물, #첨가물의 위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