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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성웅 이순신축제위원회가 올 처음으로 시도하는 '청소년 이순신 선발대회'와 관련해 아산 시민단체가 성명서를 내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 아산에서 제48회 아산 성웅 이순신축제를 맞아 열리는 청소년 이순신 선발대회는 이순신 장군의 삶과 시대정신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참가 대상을 만 12세에서 23세까지 전국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 하고 있다.

 

심사기준은 성웅 이순신의 인물됨과 품성의 보유여부, 장래 발전가능성과 의지 등을 중심으로 무인으로서의 이순신 60%, 문인으로서의 이순신 40% 배정, 점수를 매겨 1차 서류 심사와 2, 3차 면접을 통해 중·고·대학생 별로 대상 리더십상, 우수상 나라사랑상, 장려상 창의개척상 등을 시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아산시민모임은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이러한 청소년 이순신상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착잡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은 "선발대회 참가 신청서를 보면 몸무게와 키를 기입토록 돼 있으며, 전신 사진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이게 이순신 선발대회인지 연예 지망생을 뽑는 오디션인지 헷갈린다"며 "'얼짱, 몸짱을 뽑는 미소년 선발대회'라는 오해까지 하게 된다"고 힐책했다.

 

이는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을 생각하며, 부모에게 효도했던 이순신을 닮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에게 이순신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반 교육적 행사라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김지훈 사무국장은 "장애를 갖고 있는 청소년은 신청서 앞에 좌절할 것이며 키 작고, 뚱뚱한 청소년은 또 어쩌겠는가. 또 대학을 비롯해 학교를 다니지 않지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은 신청 자체가 막혀 있다. 국민의 축제가 차별의 축제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개탄한 뒤 "우리는 몸이 불편해도 불굴의 의지로 세상을 이겨내는 수많은 장애인들에게 이순신 정신을 배울 수 있고, 차별의 구조 속에서도 남자보다 더 멋지게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여성들에게도 이순신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이순신 선발대회는 이순신 정신을 단순 프로필로 평가하는 것으로, 오히려 이순신 정신을 폄하하는 것이며, 지난 97년 진행된 소년 이순신 선발대회의 복사판"이라며 "초등학생들을 무대 위에 오르게 하고는 듬직하고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학생들을 기준으로 소년 이순신을 뽑았던 그 안타까웠던 기억이 청소년 이순신 선발대회로 다시 부활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순신축제 자체가 이순신 장군을 대중화하는 것이고, 흥행이 있어야 하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잘못된 경쟁을 부추기는 선발대회를 하겠다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것이 김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순신은 단순이 신체적 조건이나 생활기록부, 교장의 추천, 단순 인터뷰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청소년 이순신 선발대회는 출전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아픈 상처를 줄 수 있지만 어른들에게도 무책임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전면 재검토와 함께 발상과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이순신축제#이순신#아산#선발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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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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