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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인권위
사진제공=인권위 ⓒ 신종철

실외운동장이 있는 '빌딩형 교정시설'에서 수용자들에게 실외운동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의 판단이 나왔다.

 

빌딩형 교정시설이란 도심부에 위치해 도시주위 환경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높은 담장이나, 철조망, 감시탑 없이 4~12층의 고층으로 건축된 교정시설을 말하며, 전국적으로 6곳이 있다.

 

이 시설은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법원과 검찰청에 인접하고 있어 출정 등 관계기관과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혐오시설이라는 주역주민들의 민원제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수용자 접견 등을 위한 접근성이 높은 점 등 수용관리 측면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빌딩형 건물이라는 구조로 인해 일조ㆍ환기 등이 열악하고 수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운동 공간이 부족하며 흙ㆍ수목 등 자연환경과 직접 접할 기회가 없는 등 단점도 적지 않다.

 

이에 인권위는 빌딩형 교정시설 수용자들이 운동 여건이 열악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진정이 다수 제기됨에 따라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1월 7일까지 전국 6개 빌딩형 교정시설에 수용된 수용자의 운동 여건(운동장 위치ㆍ규모ㆍ채광ㆍ환기 등)에 대한 방문조사를 실시했다.

 

실제로 방문조사 과정에서 수용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용자들은 실외운동을 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에 대해 '피부병이 생겼다' 36.7%, '호흡기가 나빠졌다' 35%,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17.6%, '두통이 심해졌다' 9.7%로 나타났다.

 

모든 교정시설에서는 현재 독거수용자에게는 1시간, 독거수용자를 제외한 모든 수용자에게는 30분의 운동시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수용자들이 거실이나 작업장에서 운동장까지 이동하는 시간, 샤워시간 등이 운동시간에 포함돼 있어 실제 수용자들이 운동하는 시간은 30분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인권위의 설명이다.

 

인권위는 "대부분 수용자들은 실외운동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소한 실내운동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고, 이들 실내운동장은 공간이 협소해 적절한 운동기구도 비치돼 있지 않으며, 폐쇄된 빌딩 구조상 채광, 환기 등이 열악한 상태에서 실내운동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외작업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구치소 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용자에게는 햇볕을 쬐고 신선한 공기를 접할 수 있는 실외운동은 건강유지에 중요한 요소"라며 "빌딩형 교정시설 수용자라는 이유로 신선한 공기ㆍ햇볕ㆍ흙 등을 접할 수 있는 실외운동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실외운동을 실시하지 않는 4개 구치소장에게 옥상에 설치된 운동장을 활용해 관련 규정에 따라 수용자들에게 실외운동을 실시할 것과 짧은 시간에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운동장에 적절한 운동기구를 비치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운동장 시설을 보완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법무부장관에게는 "해당 시설들이 수용자의 실외운동을 실시 할 수 있도록 예산 등의 지원과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과 향후 신설 또는 이전 예정인 교정시설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수용자의 실외운동을 보장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인권위#교정시설#수용자#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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