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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계양산 도롱뇽 떼죽음이 '자작극'이라고??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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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6일 계양산 롯데골프장 사전환경성검토서를 심의중인 한강유역환경청의 현장실사가 있던 날.

 

야생동물보호법상 '채취금지종'이자 인천시 보호종인 도롱뇽과 산개구리가 떼죽음 당하고, 그 알과 서식지가 훼손된 것이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이하 인천시민위)'와 시민생태조사단에 의해 목격-확인되었다.

 

이에 인천시민위는 지난 3월 24일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훼손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인천시 환경정책과와 계양구청 환경위생과에 도롱뇽 떼죽음에 대한 조사의뢰 공문을 발송했다. 도롱뇽은 물과 뭍을 오가는 양서류로 주변 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알려주는 생태 지표종이다. 

 

 

인천시-계양구-인천시민위, 계양산 도롱뇽 떼죽음 현장조사

 

관련해 오늘(2일) 오후2시30분부터 롯데가 골프장 개발을 위해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한 예정부지에서, 인천시 환경정책과와 계양구청 담당 공무원, 인천시민위는 공동으로 도롱뇽 떼죽음 관련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한강환경유역청의 현장실사와 시민생태조사단의 도롱뇽 위령제가 치러진 작은 웅덩이에는, 지난 위령제 때 확인된 것보다 더 많은 도롱뇽 알이 눈에 띄였다. 도롱뇽 서식지가 누군가에 의해 파괴-훼손되었음에도 도롱뇽은 알을 힘겹게 지켜낸 것이다. 어떤 도롱뇽 알은 올챙이로 막 변하기 시작한 도롱뇽을 품고 있기도 했다.

 

 

 

 

 

계양산의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모이는 웅덩이 말고도, 롯데가 식재한 나무들이 모두 말라죽어버린 삭막한 골프장 예정부지의 작은 웅덩이에도 도롱뇽 알과 수많은 산개구리 알이 있었다. 

 

그렇게 공무원들과 인천시민위, 시민생태조사단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을 당시, 목상동 솔밭 입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롯데 관리인이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 롯데 관리인은 공무원과 계양구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짜고짜 현장조사를 나온 인천시민위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도롱뇽 떼죽음 사진 등을 빼앗아 짓밟고 입에 담기조차 힘든 욕을 퍼부으며 몸싸움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현장조사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그간 계양산 롯데골프장 문제를 나몰라라 했던 공무원들은 이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아 빈축을 샀다.

 

뿐만 아니라 훼손된 도롱뇽 서식지 현장과 관련 모니터 사진을 보고도 공무원들은 "정황만 있을 뿐 누가 도롱뇽을 죽였는지 알 수 없다" "행정처분을 하거나 고소고발을 하려면 법에 어긋난 범죄행위가 분명해야 한다"는 애매한 말을 늘어놓아 인천시민위와 사람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엄연히 현행법 상 채취-포획이 금지된 도롱뇽과 그 알을 훼손한 것이 분명한데 말이다. 인천시 환경정책과 자연환경팀장은 "도롱뇽알을 가져가는 것을 탁 잡아야 한다"는 황당한 말을 하기도 했다.

 

 

 

롯데 관리인, 골프장 찬성 주민 2명 현장조사 중 행패

 

이에 인천시민위는 "시간 끌수록 훼손된 증거들이 사라진다" "도롱뇽을 죽인 사람을 잡아 대령해야 하는거냐? 그를 잡았다면 이렇게 조사의뢰를 했겠냐?" "도롱뇽과 알을 훼손한 명확한 정황이 있으니, 누가 그랬는지 불명확하다면 그것을 밝혀야 한다"며 계양산과 야생동식물 보존-보호에 책임이 있는 인천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시민생태조사단 개똥이님도 "도롱뇽 떼죽음 문제는 그냥 넘길 수 없다"며 인천시가 지정한 보호종이 서식하는 계양산을 위해 인천시가 성의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30여 명의 시민생태조사단은 시청에서 1인시위라도 벌이겠다"고 말했다.

 

 

도롱뇽과 개구리만도 못한 사람들 때문에 계양산이 아프다!!

 

그러자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라며 인천시 환경정책과 자연환경팀장은, 인천시민위의 협조를 받아 "경찰에 수사의뢰 하라"고 관할구청인 계양구 담당공무원에게 말했다. 4년째 인천의 주요 환경현안으로 갈등을 빚어온 계양산 롯데골프장 문제의 심각성을 이제야 깨달은 공무원의 말에 유종반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아연실색했다.

 

또한 인천시와 계양구 공무원들에게 도롱뇽 떼죽음 조사 외에 '인천시가 지정해 보호하려는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계양산이 골프장 개발로 위협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재발 방지)이 있는지' 물었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없고 이후에 마련하겠다"는 말만 되돌아왔다.

 

이렇게 계양산 도롱뇽 떼죽음 현장조사가 벌어질 때도, 롯데 일을 자기 일처럼 하는 계양O동 통장과 계양발전협의회 사람은 "도롱뇽 죽인 것은 자작극"이라며 인천시민위 사람들을 자극해 현장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게 방해했다. 이 때문에 큰소리가 오갔다.

 

"도롱뇽이 뭐 대단하다고...내가 도롱뇽보다 못해? 너 그냥 안 놔둘꺼야! 고발할꺼야!"

 

계양산 골프장 개발을 위해 롯데보다 더 몸을 아끼지 않는 이들의 훼방 속에서도 인천시민위는 공무원들과 나비농장의 습지 현장조사를 위해 이동했다. 그 사이 계양산 도롱뇽 알과 산개구리 알에서는 올챙이들이 용케 살아남아 하나 둘 깨어나 꼬리를 살랑살랑 움직이며 웅덩이에서 헤엄치기 시작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계양산, #도롱뇽, #인천시, #현장조사, #롯데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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