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만두면 그만이다
그만 안 둬도 그만인 세상
그만두면 그만이다
엿 먹어 봐라
에이 씨~팔
무슨 심사가 뒤틀렸나
왜 갉으려고 하나
그만두면 그만인 것을
여수 국동항
선술집 소주잔에서
거센 파도가 넘실댄다
취기 오른 뱃놈들의
목청이 귓전을 때려도
주모는 아랑곳없다
그저 돈만 세고 있다
술상은 난장판이다
그래
그만두면 그만이다
그만 안 둬도 그만인 세상
그만두면 그만이다.
자작시 <그만두면 그만이다>
술잔을 비운다. 한잔 또 한잔 술잔을 비운다. 술병이 쓰러진다. 사람들은 다 그대로인데 빌어먹을 놈의 술병이 자꾸만 쓰러진다. 고성이 오가고, 선술집은 아수라장인데 주모는 아랑곳없다. 술병을 추슬러 셈하며 돈만 세고 있다.
술잔도 넘어진다. 이제 더 이상 술병은 보이지 않는다. 그만두면 그만인 세상, 그래도 처자식 생각에 그만둘 수 없는 것을 한탄하며 사내들이 쓰러진 술병을 뒤로 하고 비틀거리는 육신을 일으켜 세운다. 그래도 내일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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