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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콘서트 포스터 표어 아래 두 인물은 유정아 KBS 전 아나운서, 첼리스트 송영훈
11시 콘서트 포스터표어 아래 두 인물은 유정아 KBS 전 아나운서, 첼리스트 송영훈 ⓒ 조재환

'11', 우리에게 익숙할 수 있고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익숙한 사람에게는 이 숫자가 '빼빼로데이'와 연관지을 수 있다. 그러나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단순한 홀수숫자로 여겨질 것이다.

 

그럴수록 모든 이에게 11이라는 숫자는 익숙하지 않다.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숫자 7에 비해 유명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이 클래식계에서 고귀한 존재라는 것을 아는가? 예술의전당이 기획하고 제작한 '11시 콘서트'는 주로 저녁에 열리는 공연과 다르다.

 

일명 '브런치 콘서트'로 유명한 이 공연은, 틈새시장을 노렸다. 직장인이 아닌 주부와 학생을 겨냥한 것이다. 한차례의 공연이 아닌 '11시콘서트'는 올해 1월부터 매월 둘째주 목요일에 정기 연주를 갖는다. 이처럼 '11'이라는 숫자를 이용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11시콘서트', 오전 11시 1열 C열 11번 좌석으로 예매해 공연의 특징을 살펴봤다.

 

 

 

예상보다 많은 관객, 저렴한 티켓값에 많이 몰려 

 

'11시 콘서트'에서 느낄 수 있는 11의 위력은 바로 '관객의 관심'이다. 위 사진에서 알수 있듯이 이미 수백의 관객들이 티켓발급을 위해 모였다. 대부분 관객은 주로 여성 그리고 주부들이다. 주위 남성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오전시간의 위력 많은 사람들이 몰린 3월 11시콘서트
오전시간의 위력많은 사람들이 몰린 3월 11시콘서트 ⓒ 조재환

 

 밤도 아닌 오전에 이렇게 많이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싼 티켓 가격이다. 이 공연은 좌석 등급에 상관없이 2만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어떤 자리로 배정되든 공평하게 이 가격만 내면 된다. 이렇게 싼 공연이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이다.

 

 프로그램지 가격도 적당했다. 지휘자에 대한 소개와 곡 해설등이 포함된 프로그램지의 가격은 1천원. 총 2만1천원만 준비하면 2시간 반동안의 클래식 공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가장 앞자리인 C블럭 1열 11번에서의 느낌이란?

 

 배치받은 좌석은 1열 11번, 11시콘서트와 연관된 좌석이었다. 게다가 앞자리였다. 11번, 게다가 앞자리에서 본 공연은 어땠을까?

 

 첫 순서인 까미오 생상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g단조, 이날 한기정 피아니스트가 출연했다. 그녀는 여유롭게 밝은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준비자세도 비장해보였다. 이런 기대와 달리 앞자리 맨 오른쪽에 위치한 좌석 특징상 피아니스트와 지휘자의 모습이 피아노 커버에 보이지 않았다.

 

 이 순간이 바로 11이 줬던 큰 단점이다. 피아노 협주곡의 매력은 바로 피아노 소리다. 그러나 더 큰 매력이 있다면, 이 곡의 흐름에 빠져드는 듯한 피아니스트의 표정이다. 음악 자체를 느끼는 표정이 가득차야 훌륭한 연주를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좌석 11번은 이러한 매력에 핸디캡을 준 셈이다.

 

 지휘자의 지휘와 피아니스트의 표정은 볼 수 없지만, 맨 앞좌석 11번은 평상시 느껴보지 못한 우렁참을 선사했다. 까미오 생상의 이 협주곡 중 3악장은 소용돌이 치는 듯한 웅장함이 특징이다. 그 우렁참이 주는 소리의 진동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협주곡에서 관악과 현악 부분은 비중이 적다. 곡의 대다수가 피아노의 흐름에 따라 맞춰진다. 비중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연주를 임해야 하는 강남 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진지한 눈빛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좌석 11번이 '11시콘서트'와 찰떡호흡이 맞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전체적인 구성, 알기 쉽게 노력

 

 전체적인 구성은 어떨까? '11시콘서트'는 다른 공연과 차별화를 이뤘다. 우선 클래식공연에서 쉽게 느껴보지 못하는 트럼본의 독주도 들을 수 있다. 사회를 맡은 방송인 유정아씨는, "트럼본 독주를 하게 될 '왈츠 아리아 제 2번 '나의 이상'' 작곡가 알샤우스키는 위키백과에도 안 나올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MC인 첼리스트 송영훈씨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순서에서 자신의 첼로로 곡에 대한 해설을 풀이하는 모습도 보였다.

 

 악장을 넘어갈 때마다 모니터 슬라이드로 안내하는 주최측의 배려도 돋보였다. 오늘 구성된 곡들은 아직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곡들이다. 그래서 예술의전당측은 모니터 슬라이드를 통해 작곡가의 모습, 그리고 음표의 특징 악장순서 안내등을 띄웠다.

 

 11시 공연의 주의할 점!

 

 이렇게 다양한 매력을 값 싼 가격에 관람 할 수 있는 11시 콘서트, 주의할 점이 있다. 평상시 배가 많이 고파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식사나 간단한 요기를 하기 바란다. 이 공연은 값이 싸 1시간내로 공연이 끝날 듯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공연시간은 평상시 비싼 공연과 맞먹는 수준이다. 총 2시간 반동안 영양분 섭취 없이 공연을 보면 많이 지칠 수 있다. 그럴수록 공연 전에 간단한 요기를 하거나 졸음 방지를 위해 음료수를 마시는 것도 좋다는 사실 잊지 말자.

 

 '11시 콘서트' 다음회는 다음 달 9일에 열린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 캠퍼스라이프,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11시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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