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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환(울산 북구) 한나라당 의원이 12일 대법원의 당선무효형 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울산 북구도 4·29 재보선을 치르게 된다.  

 

울산 북구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출마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단일화 협상 등으로 인해 4월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역으로 떠올랐다. 특히 울산 북구 재보궐 선거결과는 'MB정권 1년 평가'뿐만 아니라 '진보정치 부활'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박희태 출마설'... '부평을' 지우고 '울산' 출마하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 남소연

"모든 건 아직 한 번도 생각해본 일이 없다."

 

4월 재·보선 출마 여부를 묻자,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다. '불출마를 결정한 건 아니라는 말이냐'는 질문에도 "아무것도 (결정) 안 했다"고 답했다. 출마할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그간 당내에서는 끊임없이 박 대표 출마설이 흘러나왔다. 일단 인천 부평을 출마설은 사그라질 조짐이다. 전날(11일) 박 대표는 일부 언론과 간담회를 통해 부평 재·보선 출마 여부에 대해 "(최근) 부평 근처에도 가 본 일이 없다. 인천에 갈 때도 누가 뭐라고 할까봐 일부러 부평은 안 지나갔다"고 말했다. 부평 출마설을 에둘러 일축한 셈이다.

 

한때 박 대표는 실제 부평을 지역 출마 여부를 심각히 고민했으나 주변 의원들의 우려로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세가 그리 좋지 않은 데다 만약 질 경우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선거 결과는 곧장 'MB정부 1년 평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박 대표가 불출마한다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 이날 윤두환 의원 의원직 상실 확정판결로 박 대표가 울산 북구로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표가 출마한다면, '보수 대 진보의 빅매치'로 세간의 이목을 끌 수 있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진보당들이 후보단일화를 한다면 우리로선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을 붙여볼 만하다"며 "그렇다면 여권에서는 상징성을 고려해 박 대표가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거세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몽준 최고위원의 조력도 중요한 변수다. 정 최고위원은 옆 지역구인 울산 동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정 최고위원이 선거운동에 적극 나서준다면 승산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명박계의 한 의원은 "울산 북구가 쉽지 않다"며 "시의원 출신인 윤두환 의원도 17대 총선에선 조승수 전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졌지 않느냐"고 걱정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울산 동구와 북구는 분위기가 다르다, 북구는 노조 강성지역"이라며 "아무리 정몽준 최고위원이 밀어준다고 해도 '박희태냐 조승수냐'하면 북구민들이 누구를 찍을 가능성이 높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누구보다 고민이 깊은 이는 바로 박 대표 자신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 '휴가'는 박 대표에겐 '방학'이라기보다 재·보선이라는 숙제에 답을 써나가는 '보충수업' 기간이다.

 

박 대표는 "내주쯤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출마냐, 불출마냐는 청와대 회동 뒤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출마 적극 환영"... 4월 중순 가야 단일후보 결정될 듯

 

 조승수 전 의원
조승수 전 의원 ⓒ 남소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단일화 협상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은 당선무효형 확정판결이 있기 전인 지난 2일 1차 후보단일화를 위한 1차 실무협상을 벌였고, 이후 협상은 대법원 판결 이후로 미뤄온 터다.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은 "울산 북구의 재보궐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 외에도 진보정치의 자기혁신을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김창현 울산시당위원장과 이영희 최고위원, 윤종오 울산시의원이 당내 예비후보로 등록해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오는 23일 조승수 전 의원을 재보선 후보로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현 대 조승수'의 경선구도가 유력한 가운데, 양당은 후보단일화 협상을 다시 열고, 이르면 4월초, 늦어도 4월 중순까지 '진보정당 단일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오병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과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은 "이르면 4월초에 후보단일화를 이룰 수도 있지만 후보등록하기 전(4월 중순)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보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양당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협상 타결이 쉽지는 않다. 민주노동당은 울산지역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현장경선제를 주장하고 있고, 진보신당은 일반유권자의 의중을 반영할 수 있는 여론조사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김창현 울산시당위원장
김창현 울산시당위원장 ⓒ 이종호

오병윤 사무총장은 "조승수 전 의원은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하는데 그것은 울산 현지에서 받지 않을 것"이라며 "울산 현지에서는 노동자가 참여하는 민중경선제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권 위원장은 "반드시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다는 목표에 따라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후보단일화 방식도 자기 의견만 고집하지 않고 서로 합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박희태 대표의 출마설과 관련, "여당의 대표인 박 대표가 울산 북구에 나온다면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라는 성격이 더욱 뚜렷해지기 때문에 적극 환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 총장은 "박 대표가 나오는 곳이 어디든 후보를 낼 것"이라며 "그런데 박 대표가 출마하려면 수도권에 나와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 출마하면 최문순 의원도 출마할까?

 

민주당은 이재성 울산시당 대변인이자 울산 북구 지역위원장을 후보로 내정한 상태다. 하지만 최문순 의원이 지난 5일 공개편지를 통해 "박희태 대표가 4월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다고 들었다"며 "나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하고 어디든 갈테니 한판 붙어주길 요청한다"고 '결투'를 신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재성 대변인은 "만일 박 대표가 출마한다면 최 의원은 반드시 출마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최 의원을 돕는 입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의원측은 "박 대표가 인천 부평을에 출마하면 최 의원이 반드시 나갈 것"이라며 "하지만 울산 북구는 진보정당이 후보단일화를 진행하고 있어 박 대표가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나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울산 북구 출마에 부담감을 피력했다.  


#울산 북구#윤두환#박희태#진보정당 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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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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