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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신적으로 일해 온 노동자

 

 .. 그는 상당히 오랫동안 정직하고 헌신적으로 일해 온 노동자였고, 최근에는 더 높은 자리로 승진될 거라는 귀띔도 있었다 ..  《자케스 음다/윤철희 옮김-곡쟁이 톨로키》(검둥소,2008) 85쪽

 

 '상당(相當)히'는 '무척'이나 '아주'로 다듬고, '정직(正直)하고'는 '바르고'나 '깨끗하고'로 다듬습니다. "일해 온 노동자"는 겹치기이므로, "일해 온 사람"으로 적거나 '노동자'라고만 적어야 올바릅니다. '최근(最近)에는'은 '요즈음'으로 손질하며, "승진(昇進)될 거라는"은 "올라가리라는"이나 "올라간다는"으로 손질해 줍니다.

 

 ┌ 헌신적(獻身的) : 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하는

 │   - 헌신적 사랑  / 마을 일에 헌신적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

 │     헌신적 노력의 결과인 것이 물론입니다 / 헌신적으로 사랑을 쏟다 /

 │     아내의 간호는 헌신적이었다 / 양로원에 헌신적인 봉사와 사랑의 손길을 보내야

 ├ 헌신(獻身) : 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함

 │   - 헌신의 노력 / 사회봉사 활동에 헌신하다 / 10여 년 동안 헌신으로 시중을 들고

 │

 ├ 헌신적으로 일해 온 노동자

 │→ 몸바쳐 일해 온 사람

 │→ 부지런히 일해 온 사람

 │→ 힘껏 일해 온 사람

 └ …

 

 몸을 바쳐서 애썼다면 '몸바친다'고 합니다. 마음을 바치며 애썼다면 '마음바친다'고 합니다. 몸과 마음을 함께 바쳤다면 '몸마음바친다'고 해 볼 수 있을까요. 이름씨 꼴로 '몸바치기-몸바침'이나 '마음바치기-마음바침'처럼 써도 괜찮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몸바치다'도 '마음바치다'도 국어사전에는 안 실리고, '몸마음바치다'는 더더구나 안 실립니다.

 

 ┌ 헌신적 사랑 → 몸바친 사랑 / 뜨거운 사랑

 ├ 헌신적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 헌신적 노력의 결과 인 것이 → 몸바친 보람임이

 

 몸이나 마음을 바치는 일은 '힘쓰는' 일입니다. '애쓰는' 일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힘쓰다'나 '애쓰다'라는 낱말이 있기에 '몸바치다'나 '마음바치다'라는 낱말을 굳이 새로 지어내어 쓰려는 생각이 없었을는지 모릅니다. 이와 같은 낱말로도 얼마든지 우리 느낌과 생각과 마음을 나타낼 수 있으니까요. 그동안 이러한 낱말로 넉넉히 우리 삶과 모습을 고이 담아내 왔으니까요.

 

 ┌ 헌신적으로 사랑을 쏟다 → 온몸 바쳐 사랑을 쏟다 / 온갖 사랑을 쏟다

 ├ 아내의 간호는 헌신적이었다 → 아내는 몸바쳐 돌봐 주었다

 └ 헌신적인 봉사와 사랑의 손길을 → 온몸 다한 봉사와 사랑스러운 손길을

 

 힘써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 이이는 참 '부지런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척 '땀흘리며' 일하는구나 싶어요. 때때로 '용쓰는' 모습을 느끼고, '발버둥치'거나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 헌신의 노력 → 몸바친 땀방울

 ├ 사회봉사 활동에 헌신하다 → 사회봉사에 힘을 쏟다

 └ 헌신으로 시중을 들고 → 몸과 마음으로 시중을 들고

 

 바치니까 '바침'이요, 드리니까 '드림'입니다. 베푸니까 '베풂'이요, 쏟으니까 '쏟음'입니다. 꽃을 바치면 '꽃바침'이지 '헌화(獻花)'가 아닙니다. 물건을 바치면 '물건바침'이지 '헌정(獻呈)'이 아니에요.

 

 그렇지만, 거룩하거나 높거나 대단한 자리에 쓰는 말은 오로지 한자로 지은 낱말입니다. 토박이말로는 거룩한 뜻을 담아내지 못하는 듯 여깁니다. 토박이말로는 높은 뜻을 가리키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토박이말은 대수롭지 않으니 아무렇게나 써도 괜찮겠거니 합니다.

 

 하긴, 그럴밖에요. 지금 우리 말과 글은 얼마나 헌신짝 대접입니까. 날마다 쓰고 있는 말과 글에 마음을 바치는 사람, 아니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 마음 한 자리 조금 나누어 주는 사람이나마 있습니까. 손길 한 번 따숩게 내미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지요. 눈길 한 번 살며시 보내는 사람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틀림없이 우리는 한국에서 한국사람으로 살지만, 우리가 쓰는 말만큼은 한국말이 아닙니다. 누가 보아도 우리는 한국땅에서 한겨레로 어깨동무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쓰는 글만큼은 한국글이 아닙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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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적, #적的, #우리말, #한글, #국어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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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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