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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칼국수 먹고 싶어.”

퇴근하니 어제도 병약한 몸으로 자리보전을 하고 있던 아내가 말했습니다.

 

“그럼 대흥동으로 갈까?”

대흥동은 칼국수를 꽤 잘 하는 집들이 운집해 있거든요.

 

하지만 아내는 이내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아니, 그런 거 말고 당신이 손수 만든 칼국수로!”

 

순간 저도 모르게 미소가 무지개로 피어올랐습니다.

‘헤헤~ 이 남편의 음식솜씨는 알아가지고.’

 

자신의 솜씨를 인정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누구라도 천군만마를 만난 듯 힘이 솟구치는 법입니다.

 

“알았어! 총알같이 다녀올게.”

 

아내가 대놓고 먹는 약도 떨어져서 살 겸 시내로 나갔습니다.

이어 역전시장의 큰 마트로 가서 국수와 애호박 등의 재료도 샀지요.

 

그걸 가지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서둘러 남편의 ‘아내사랑표 칼국수’를 만들었습니다. 

 

 

■ 재료= 약간 신김치 1/3포기/ 칼국수 적당량 / 멸치 5-6마리 / 다시마 한 쪽 / 찧은 마늘 / 고추 2개/ 참(들)기름 약간 / 계란 1알 / 양배추 약간 / 대파 조금 / 고춧가루와 소금 등의 양념/애호박 약간

 

■ 만드는 법

 

 

①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손질한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끓인다.

② 물이 팔팔 끓으면 멸치와 다시마는 건져내고 김치를 먼저 넣고 참(들)기름을

   이어 넣은 뒤 국수를 이 물에 삶는다. (그래야 국수가 들러 붙지 않는다)

③ 썬 양파와 대파 등을 넣어 더 국수가 퍼지도록 삶은 뒤 양념을 맞춰 넣는다.

 

④ 상에 낼 때 깬 계란을 넣고 김을 부수어 고명으로 얹으면 좋은데 없어도 무방하다.

 

 

이렇게 완성한 이른바 ‘남편의 사랑요리’에

아내는 뜨거운 칼국수를 입으로 호호 불며

먹으면서도 맛이 기가 막히다며 다시금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바람에 추위는 저만치로 달아났으며 저의 어깨도 더욱 으쓱했지요.

 

우수가 어제라지만 여전한 추위에 경제적 한파까지 더하여

서민들의 어깨는 갈수록 처지고 있는 즈음입니다.

 

그렇지만 주가도 반등이 있는 법이고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는 법이며

고목에도 잎은 다시 피는 법이라는 걸 믿습니다.

 

어제 ‘아내사랑표 칼국수’를 만들어

함께 먹으면서 저는 다시금 이렇게 소망했습니다. 

 

당면한 이 경제적 엄동설한이 하루라도 빨리

해빙의 날과 조우했으면 하는 그런 바람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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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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