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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총선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인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민간 두뇌집단(Think-Tank) 창립과 함께 여의도로 돌아왔다.

 

강 전 대표는 10일 40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재단법인 '동행'을 창립하고 "화합과 소통의 큰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동행'의 한 관계자는 "'동행'은 강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강 전 대표가 '동행'을 발판으로 오는 4월 재보선에 출마하거나 차기 대권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우파도 정권을 주니까 잘하는구나 해야 정권 다시 잡을 수 있어"

 

'동행'의 상임고문을 맡은 강 전 대표는 이날 창립식에서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밥과 나물이 따로 놀면 망하기 때문에 비빔밥 정치를 잘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이야말로 비빔밥을 잘 비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나라당의 친박계와 친이계 대결구도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강 전 대표는 "당내 통합조차 안 되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근본을 불신하며 싸우는 것은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 지난 10년 동안 정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때로 돌아가야 한다"며 "5년 뒤 '우파에게 정권을 맡겼더니 잘하더라'는 말을 들어야지 '맡겼더니 우왕좌왕하더라'고 하면 나중에 정권을 빼앗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전 대표는 "2~3년 동안 공동목표에 시선을 맞춰 일을 해야 한다"며 "'동행'은 정치결사체가 아닌 정책발전소로서 '우파도 정권을 잡으니까 잘하는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의 '의미심장한 축사'... "뉴강재섭을 만들어 달라"

 

강 전 대표가 '동행' 창립을 통해 정치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은 높다. 분당에 있던 사무실을 다음주 여의도로 옮기는 것에서도 그런 의도가 읽힌다. 특히 그가 오는 4월 수원 장안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 강 전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총선에서 거물 정치인들이 이런저런 연유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에 출마했던 분들이 잠시도 못 참아서 출마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4월 재보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그런 점에서 강 전 대표가 '더 큰 정치를 꿈꾸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즉 차기 대권경쟁을 위한 전초기지로 '동행'을 창립했다는 것. 이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축사가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박 대표는 "그림의 대가는 그림을 그리기 전에, 붓을 들기 전에 마음 속에 이미 그림을 완성해놓는다"며 "정치계 거물인 강 전 대표도 마음 속에 (계획이) 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강 전 대표가 정치의 희망이 되도록 '뉴강재섭'을 만들어야 한다"며 "'동행'은 '지금의 강재섭'이 아니라 환골탈태한 '뉴강재섭', 'NewJS'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둬야 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그것이 '동행'의 설립목적이고 보람"이라고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

 

강 전 대표는 친박계-친이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한나라당 내부 권력구도의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여 의원들이 대부분 '중도파'라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동행' 창립의 한 주역인 이종구 의원(상임이사)은 "집권여당이 친이니 친박이니 하며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국민의 눈치를 볼 정도로 철들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고 꼬집었다.  

 

물론 친박계-친이계 대결구도를 비판하고 있지만, 오히려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친박계를 겨냥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동행'을 '범MB계'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종구 의원도 "대선과 총선에서 얻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화합하고 단결하고 협동해 경제위기 등 산적한 문제를 처리해 나가야 한다'며 "친이나 친박을 떠나서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동행'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500여 명 참석해 성황... 이명박 대통령도 축하화환 보내

 

한편 이날 '동행' 창립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축하화환을 보냈고, 김형오 국회의장과 박희태 대표, 정몽준·송광호 최고위원, 이상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일반인들도 500여 명이나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동행'의 이사장은 김문환 국민대 법대 교수가 맡았고, 이사진은 이종구·권영진·나경원·신영수·유일호 의원과 박원암 홍익대 무역학과 교수, 양승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 정의동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 등으로 구성된다.


#강재섭#동행#박희태#이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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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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