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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2~-3%

 

국제통화기금(IMF)이 2개월 만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포인트 끌어내리며 마이너스 경제 성장을 예고했다. 공신력 있는 국제기관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건 IMF가 처음이다.

 

이미 2008년 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5.6%(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하고,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팀에 "경제성장률 집착 말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비상경제상황'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IMF,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2~-3%대로 추정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28일 '세계경제 전망보고서(WEO)'를 통해 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 등 4개국이 포함된 아시아 신흥 공업국(Newly industrialized Asian economics)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했다.

 

이는 2차대전 이후 최저인 전세계 경제성장률(0.5%)은 물론, 미국(-1.6%)·유로존(-2.0%)·일본(-2.6%)·중국(6.7%) 등 주요 경제권보다 크게 낮은 전망치다. 또한 지난해 11월 경제성장률 전망치(2.1%)보다 6.0%포인트 떨어진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경제성장률 변동폭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 컸다.

 

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3%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과 11월 IMF가 발표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3.5%, 2.0%인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싱가포르·대만의 경제성장률은 아시아 신흥공업국 평균보다 나쁜 -4~-5%대, 한국·홍콩은 평균보다 좋은 -2~-3%대"라며 "세계경제 침체가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낮다"고 밝혔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국제기구는 IMF가 처음이다. 지금껏 외국계 금융회사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올해 마이너스 경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2일 모건스탠리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8%로 떨어뜨렸고, JP모건은 23일 올해 우리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BNP파리바(-4.5%), 골드만삭스(-1%), 노무라 증권(-2%) 등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모두 마이너스였다.

 

이명박 대통령 "경제성장률 집착 말라"

 

29일 이명박 대통령도 현 경제 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경제 상황의 불안정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만큼 경제성장률 등 수치에 집착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사전에 치밀한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IMF가 2008년 8월 이후 5번이나 경제성장 전망치를 수정하는 등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수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 가장 비관적인 예측이 좀 더 맞아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각종 경기 지표는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하면서 통계가 작성된 1970년 1월 이후 사상 최악이었다.

 

11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3.8%로 IMF 구제금융 직후인 1998년 8월(65.7%) 이후 가장 낮았다. 또한 12월 취업자 수는 2003년 10월 이후 최악인 1만2천명 감소로 나타났다.

 

0.7% 성장 전망한 KDI 원장 "큰 폭의 성장률 하락 예상"

 

이날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글로벌 경제침체가 심화되고 향후 경제회복 시기에 대한 전망도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우리 경제도 올해 예상보다 큰 폭의 성장률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며 IMF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보고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KDI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7%로 전망한 것에 비춰보면, 현 원장의 말은 KDI 전망치가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해 12월 우리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이에 대해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가뜩이나 심리적으로 위축돼있는 상황에서 너무 낮은 전망을 내놓았을 때의 부작용에 대해 KDI가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충격이라는 게 누적되면 엄청난 충격이 오는 것처럼 앞으로 굉장히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IMF#경제성장률#마이너스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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