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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 KT가 이동통신 2위업체인 자회사 KTF를 합병키로 결정한 것은 유선시장에서의 성장한계를 딛고 통신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년째 매출 12조원의 벽에 부딪친 KT는 KTF와 합병으로 매출액 확대(연간 19조원)라는 외형적인 성장은 물론, 유.무선 컨버전스 산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자로 변신하는데 합병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인가를 조건으로 내놓을 부대조건 카드가 무엇이냐에 따라 손익계산이 달라질 수 있고 SK텔레콤 등 경쟁업체의 반발, '위기를 덩치키우기로 벗어나려 한다'는 따가운 시선, KTF 주주의 반발 등 주변 여건도 만만치 않아 쉽게 합병작업을 마무리짓기는 난제가 많다.

 

◇ 배경 = KT는 그동안 성장정체에 빠졌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시내전화 89%, 초고속인터넷 43%을 차지하는 최고의 통신기업이지만 무선전화 시장이 커지면서 시내전화 가입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초고속인터넷 시장마저 한계에 부딪히자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3년 민영화 이후 매출액은 12조원을 넘지 못했고 한때 2조원을 넘던 순익은 매년 감소, 1조원을 밑돌기 시작했다. 이미 순익 규모는 SK텔레콤에 추월을 당했고 작년에는 매출액마저 '통신 1위'의 지위를 넘겨줄 판이다.

 

안팎의 위기감과 차세대 성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에 해외로 눈을 돌리고 IPTV 사업 진출을 모색중이지만 뚜렷한 성과는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

 

KTF도 상황은 비슷하다. 선발업체인 SK텔레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한솔텔레콤을 인수하고 지난해에는 3세대(G) 시장을 선공하며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시장점유율 차이는 여전히 20%에 가깝다.

 

작년 기준 OECD 30개 국가중 26개 국가에서 합병, 100% 자회사, 지분율 증가 등을 통해 유.무선 통합화가 가속화되는 것도 합병의 배경중 하나다.

 

결국 전임 남중수 사장은 양사의 합병만이 KT, KTF가 살길이라고 판단, 1년전부터 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

 

작년말 남 사장의 하차로 합병작업이 위기를 맞았지만 이석채 신임 KT사장은 과감한 결단력으로 취임 일주일만에 이사회에서 합병결의를 이끌어냈다.

 

◇ 효과 = KT와 KTF의 합병은 전에없는 통신공룡의 탄생을 의미한다.

 

외형만 놓고 보자. 2007년 기준 KT의 매출은 11조9천억원, 순익 9천675억원, 자산 18조원, 직원 3만5천명이다. KTF는 매출 7조3천억원, 순익 2천440억원, 자산 7조4천610억원, 직원 2천500명이다.

 

단순히 숫자만 더해도 합병후 KT는 매출 19조원, 자산 23조6천억원, 직원 수 3만8천명에 이른다. 통신업계 2위 업체인 SK텔레콤과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합한 매출 규모(13조원), 직원 수(6천명)를 압도한다.

 

서정수 KT 부사장은 "양사가 합병하면 통합법인은 아시아 6위권 사업자로 변모, 글로벌 사업자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ALL) IP기반 유무선 통합 시대에 대비, 올 IP전화 가속화를 통한 요금 인하 효과, 투자효율성 증대, 와이브로 활성화, mIPTV. mVoIP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KT는 이러한 효과가 소모적 내부 경쟁을 지양하고 소비자효용극대화, 전후방 연관산업 투자 유인으로 동반성장, 시장 파이 확대 등 국민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양사간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을 연간 3천억원 이상 낮출 수 있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확보한 투자여력은 새로운 투자에 활용이 가능, 생산 유발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통합법인은 이와함께 유.무선 융합에서의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서 부사장은 "유.무선의 매출비중을 현재 90%에서 74%로 낮추고 나머지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현명 전무도 "와이브로 음성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은 와이브로의 유선과 같은 인터넷 용량과 이동전화의 커버리지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해 와이브로에 전력을 다할 뜻을 밝혔다.

 

해외시장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성장 정체에 빠진 국내 시장에서 기업이 살아남는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단일 사업보다는 유.무선을 사업군으로 둔 업체의 승산이 높을 수 밖에 없다.

 

KT는 이석채 사장 부임 이후 와이브로 서비스, IPTV,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KT가 강점을 갖고 있는 사업부문을 묶어 해외진출을 적극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 과제 = KT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 신청서를 접수하고 인가결정이 내려지는대로 주주총회를 걸쳐 상반기중 합병작업을 마무리, 하반기에는 통합기업으로서의 시너지를 꾀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KT의 목표가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우선 경쟁업체의 반발이 걸림돌이다. 이미 SK텔레콤은 KT-KTF의 합병선언에 앞서 합병 불가론을 펼치며 선제공격에 나섰고 SK브로드밴드, LG텔레콤도 공조하기 시작했다.

 

경쟁업체들의 반발은 방통위 심사과정에는 물론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견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자칫 KT가 합병에 부담을 느낄만한 합병 부가조건이 제시될 수 있다는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이미 경쟁업계는 KT의 시내망 분리를 합병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대해 이석채 사장은 "시내망 분리는 KT와 KTF의 합병 이슈가 아니다"고 짤라 말했다.

 

이외에 장기 투자자들에 대한 설득문제, 외국인 지분 정리 과정 등도 KT가 합병 추진과정에서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서 부사장이 "그동안 일본 NTT도코모가 KTF에 사외이사 한명을 파견하던 선례가 사라질뿐 NTT도코모와의 협력관계는 과거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통합법인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배구조 문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yks@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KT#K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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